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코로나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정유기업 중 유일하게 2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에쓰오일과 SK이노베이션도 적자가 상당 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G화학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판매 호조에 석유화학 스프레드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했다.
정유기업들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수요 부진이 계속되고 있으나 국제유가가 배럴당 43달러대로 올라서면서 재고 평가이익까지 겹쳐 적자를 줄일 수 있었고, 석유화학은 나프타가 톤당 400달러 안팎으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경제 활성화를 추진하면서 재고 확충에 열을 올려 원료가격과의 스프레드가 크게 개선됨으로써 수익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다시 도래함으로써 3분기부터 영업적자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커 경계가 요구되고 있다.
미국은 코로나 팬데믹에서 한치도 나아가지 못해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33%로 사상 최악을 기록함으로써 미국-중국 무역전쟁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중국의 재고 확충이 조급했다는 것을 대변해주고 있다. 특히, 미국이 중국에 대한 견제를 더욱 노골화하고 있어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상당한 타격을 받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2분기의 적자 축소 또는 흑자 전환이 3분기, 4분기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으로, 일부에서 코로나 팬데믹이 2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 대응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더군다나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전통적인 대면 영업이 불가능하지고 비대면 영업, 재택근무 등 뉴노멀 현상에 대한 대비도 시급하다.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제조‧서비스기업과 소비자의 새로운 행동양식, 디지털 뉴노멀의 생활양식 정착 등에 대응해 디지털 기술 활용을 적극화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를 비롯한 바이러스 감염대책, 밀폐‧밀집‧밀접 등 3밀 차단, 봉쇄조치 시행에 따른 소비자 활동 변화, 그리고 원격근무, 온라인 수업‧진료, VR 쇼핑, 비접촉 결제 등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일상과 업무방식 변화가 새로운 행동양식으로 굳어져 디지털 뉴노멀로 정착할 것으로 예상하고 원격근무 및 일상생활 지원 기술, 실생활에서의 바이러스 감염 예방 기술이 사업화 대상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비대면·비접촉 흐름이 앞으로 사회‧경제 모든 영역에서 고도화될 것으로 보고 온라인 영업 재검토, 온라인사업의 요금체계 개편이 필요하고 로봇 활용에 따른 로봇-인간 대결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석유‧화학산업과는 거리가 있는 이야기이지만 석유‧화학기업들도 되새겨 보아야 하지 않나 생각된다. 비대면‧비접촉 트렌드는 정유기업들을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고, 석유화학은 비대면 영업이 일상화된 가운데 전자용 호조를 기대할 수 있으나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요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정유기업들이 전기자동차 부상에 따른 수요 감소에 대비해 석유화학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일층 이해할 수 있으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통할지는 의문이다.
석유화학은 포스트 코로나 흐름에 대응하면서도 미국의 중국 견제에 따른 후폭풍을 재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