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SK이노베이션 배터리 소송이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LG화학은 7월31일 2분기 영업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에 대한 질문에 “10월 최종판결 전에 양사 간 협상을 통해 합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객관적인 근거를 토대로 합리적인 수준으로 양사가 합의하면 된다”며 “현재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로 대화하고 있어 조속히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LG화학 발표 이후 시장 관계자들은 10월로 예정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판결에 앞서 합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화학은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이 자사 전기자동차(EV) 배터리 관련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ITC에 소송을 제기했고 11월에는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을 이유로 조기패소 판결을 요청했다.
이와는 별도로 미국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에도 4월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했고 5월에는 산업기술 유출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했다.
SK이노베이션은 6월 국내에서 LG화학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으로 대응한데 이어 9월에는 미국 ITC와 델라웨어 법원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LG화학이 특허침해 맞소송을 제기해 ITC는 특허침해 소송도 진행하고 있으며 델라웨어 법원은 현재 소송 중지 상태로 파악되고 있다.
2020년에는 ITC가 2월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LG화학의 손을 들어주는 예비 결정을 내려 SK이노베이션이 이의를 신청했으며 ITC가 재검토를 거쳐 10월 최종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완성차기업들도 양사 소송전에 개입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을 예정인 폭스바겐(Volkswagen)과 포드(Ford)는 SK이노베이션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의견을 ITC에 전달했고, LG화학과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GM(제너럴모터스)과 해당 공장이 들어설 미국 오하이오는 지적재산권이 지켜져야 한다며 LG화학 편을 들었다.
시장 관계자들은 SK이노베이션이 합의를 시도하고, LG화학은 보상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면 ITC의 최종판결 전에 합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합의금이 조원 단위에 달하고 양사의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협상이 개시되면 합의금 등 조건을 둘러싸고 치열한 분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