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화학이 전지사업부를 가칭 LG에너지솔루션으로 물적분할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장의 시선이 곱지 않은 모양이다.
LG화학은 9월17일 이사회에서 전지사업부 분할을 의결하면서 전문분야 집중을 통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강조했지만 시장에서는 LG화학을 믿지 못하겠다며 아우성이다. 특히, LG화학 주가를 크게 끌어올렸던 개미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2020년 12월1일 LG에너지솔루션이 공식 출범하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가 제고되는 것이 아니라 주식 투자자들이 쪽박을 찰 수도 있기 때문이다. 9월16일 전지사업부 분사 소식이 전해진 직후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해 9월17일까지 2일간 11.2% 떨어졌고 개미들이 투매에 나서 30% 이상 폭락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지사업부가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음은 물론 글로벌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용량에서도 일본 파나소닉(Panasonic)에 이어 중국 CATL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서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앞으로는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일 것이다.
LG화학이 전지사업부를 분할하는 가장 큰 이유가 투자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인 만큼 분할 후 상장을 통해 많은 자금을 확보할 수는 있으나 주주가치는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이 확실하다. 신설법인의 지분 100%를 LG화학이 보유한다고 하나 상장을 통해 투자자금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지분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LG화학 주주들은 닭 쫓는 개 신세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
개미로 일컫는 개인투자자들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LG화학 물적분할에 따른 피해를 막아달라는 청원을 제기하고 곧바로 수천명이 동의한 것이 잘 증명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지분율 70-80%를 유지하겠다며 개미 달래기에 나섰으나 LG화학 발표를 그대로 믿는 개미는 없을 것이다. 지분 20-30%를 가지고서는 막대한 투자자금을 조달할 수도 없을뿐더러 기관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배터리를 분사한 후에도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의 가치를 모두 끌어올릴 수 있다며 옹호하고 나섰으나 항상 그랬던 것처럼 개인투자자는 뒷전인 채 상장기업 띄우기에만 열중하는 본성을 버리지 못한 것으로 치부되고 있다.
LG화학이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기존 주주들에게 배정하는 인적분할 방식을 취할 수도 있었으나 과도하게 투자자금 확보에 신경을 쓴 나머지 개미를 건드린 후유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수 있는 이유이다.
더군다나 분할 이후 석유화학·첨단소재·바이오 사업에 투자와 운영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주주가치를 제고할 것처럼 운을 띄웠으나 석유화학 사업은 차별화 확대를 통한 고도화에 한계가 있고, 신약 개발을 통한 생명과학 사업 확장도 미덥지 않게 들린다.
LG화학은 지금이라도 물적분할이 아니라 인적분할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함은 물론 석유화학, 소재, 바이오 사업을 어떻게 차별화하고 고도화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머리끝까지 화가 난 개미들을 달랠 수 있고, 또 미래비전을 구체성 있게 제시하는 것은 상장기업의 당연한 책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