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대표 신학철)이 배터리 분사에 필요한 찬성표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해 100%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설립하는 계획을 발표한 9월17일부터 9월29일까지 개인은 LG화학 보통주 총 6059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월17일 이후 9거래일 동안 개인은 504억원을 순매수한 9월23일 하루를 제외하고 나머지 8거래일 내내 계속 매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LG화학 매도에 나선 것은 미래 먹거리인 배터리가 분리되면 기존 주주는 사업 성장에서 소외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LG화학은 10월3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배터리 분사를 다룰 예정이나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반대 여론이 적지 않아 통과 여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분할은 특별결의 사항이어서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총 발행주식 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을 얻어야 통과된다.
LG화학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모기업 LG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LG화학 지분은 6월 말 기준으로 2355만5760주이며 전체 발행주식 수 6893만9926주(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는 제외)의 34.2%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총 발행주식 수의 3분의 1 이상 확보에는 문제가 없으나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표 획득이 관건으로 파악되고 있다.
만약 주주총회 참석률이 51.3% 이하라면 LG 지분만으로도 참석 주주의 3분의 2를 넘겨 분사안이 무난히 통과될 수 있다.
하지만, LG화학은 3월 정기주주총회 당시 참석률이 76.4%였고 10월30일에도 동일한 참석률을 기록한다면 LG 지분에 더해 약 1100만주 이상, 지분율로 약 16%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해진다.
LG측의 지분 외 나머지는 국민연금이 10.2%(702만9720주), 1% 미만 보유 소액주주가 54.3%(3745만3428주)를 각각 보유하고 있어 LG화학은 국민연금과 400만주 이상 소액주주의 지지를 얻어내야 하는 셈이다.
또 LG화학은 주주 편의를 높이기 위해 10월30일 주주총회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해 참석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으며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획득에 필요한 주식 수가 더 많아져 통과가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최근 자산운용사 등 LG화학 보유기관들은 분사안의 주주가치 훼손 여부를 평가하는 등 주주권 행사를 검토하고 있어 자산운용사와 국민연금의 선택이 한층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NH-아문디자산운용 관계자는 “분사와 관련해 LG화학에 주주서한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보내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주총에서 의결권을 어느 방향으로 행사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