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소재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전자소재 분야는 2018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미국-중국 무역마찰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시작돼 수익성이 악화됐으며 2020년에는 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도달하며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미국이 다시 중국 화웨이(Huawei)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어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다만, 2020년 초부터 확산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한때 세계 전체 제조업이 마비될 위기에 놓이면서 전자소재 분야도 타격이 예상됐으나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등을 통해 새로운 기회가 창출됐을 뿐만 아니라 5G(제5세대 통신)를 비롯한 초고속 통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호조가 기대되고 있다.
전자소재 관련기업들은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TSMC, 무역마찰 피해 미국 진출
반도체산업에서는 타이완 TSMC의 미국 진출이 관심을 끌고 있다.
TSMC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로 미국-중국 무역마찰 때문에 현재 상태에서는 수출이 어려워짐에 따라 미국 애리조나에 공장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애리조나 주정부와 보조금, 면세조치 등 조건을 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계획대로 미국 진출이 성사된다면 반도체 관련 화학제품 등을 공급하는 관련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애리조나에는 인텔(Intel)이 대규모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일본 미츠비시가스케미칼(Mitsubishi Gas Chemical), JX금속(JX Nippon Mining & Metals) 등 전자소재 분야의 메이저들이 이미 진출해 있다.
TSMC는 애리조나에 진출하게 된다면 EUV(극자외선) 프로세스를 도입한 대규모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어서 고순도 화학제품을 공급하는 일본기업들이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화웨이 제재도 5G 성장 막지 못하고…
미국의 화웨이 제재도 반도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이슈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행정부는 화웨이 그룹이 설계한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미국에 소재한 제조장치에서 생산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5G 기술을 제재하기 위한 것으로 자세한 내용은 아직 밝히지 않았으나 AP에 사용하는 회로선폭 7나노미터 첨단 프로세스로 위탁생산이 가능한 곳이 TSMC와 삼성전자 뿐이라는 점에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TSMC와 삼성전자는 어플라이드 머터리얼즈(Applied Materials)와 램리서치(Lam Research) 등 미국 제조장치를 사용하고 있어 규제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UV 프로세스에 필수적인 반도체 노광기도 광원은 네덜란드 ASML로부터 도입하고 있으나 ASML이 미국 사이머(Cymer)를 인수해 공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화웨이는 TSMC를 놓치게 되면 중국 SMIC밖에 의존할 곳이 없어 위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MIC는 TSMC나 삼성전자보다 프로세스 기술은 물론 생산능력도 5년 정도 뒤처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고 7나노미터 프로세스에도 대응할 수 없어 화웨이의 기술력 저하가 확실시되고 있다.
화웨이는 그동안 최고급 부품을 채용하는데 열을 올려왔으며 일본산 CMOS 이미지센서와 디스플레이 관련, 기판소재 도입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화웨이가 5G 기지국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보한 만큼 화웨이를 제재하면 5G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으나 에릭슨(Ericsson), 노키아(Nokia)가 기지국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5G 스마트폰 사업도 한국기업들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어 성장세 자체가 꺾이는 일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화웨이 제재를 앞두고 발생한 수요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타이완에서는 6월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동월대비 27.4% 급증하며 사상 최초로 100억달러를 넘어섰고 대규모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화학기업, 5G 소재 투자 본격화
전자소재를 공급하는 화학기업들은 5G 시대 도래를 기대하고 투자를 적극화하고 있다.
5G 통신 보급이 확대되면 데이터 센터와 공장 자동화(FA), 운전지원장치(ADAS) 시장은 물론 엔터테인먼트 시장도 활기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우려 요소로 부상하고 있으나 생산기업 1사가 타격을 받아도 전체 부재, 장치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 아래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레지스트, 실리콘(Silicone) 웨이퍼, 봉지재 분야에서 세계 최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 화학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은 반도체 관련 매출액을 현재의 수백억엔 수준에서 1000억엔대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매년 1조억엔 이상을 투자하는 TSMC에 맞추어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타이완 자회사의 생산능력 확대를 결정했다.
고순도 황산, 암모니아수, 과산화수소 생산능력을 50% 확대할 계획이다.
EUV 레지스트 분야 1위 부상을 꿈꾸고 있는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은 레지스트 사업을 추진하면서 공정 전반에서 사용하는 세정제까지 취급하는 유일한 생산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은 ICT 소재 사업 추진실을 신설하고 5-10년 후 매출액을 1000억엔대로 2배 확대할 방침이다.
2019년 최대 매출액을 달성한 반도체 회로 보호 테이프 Icros는 2020년에도 호조를 계속하고 있어 신규 가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타이완 공장을 조기에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마스크 용도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멜트블로운(Melt Blown) 부직포 역시 반도체 제조용 필터 용도로도 출하하고 있어 생산능력 확대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멜트블로운은 1월 증설 후 풀가동 상태를 계속하고 있다.
반도체용 고순도 가스 수요 급증추세
반도체 제조용 소재 가스 역시 2020-2021년 글로벌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도체 메이저가 집적된 중국, 한국, 타이완 뿐만 아니라 유럽‧미국에서도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쇼와덴코(Showa Denko)는 세정, 에칭용 등 다양한 가스를 공급하고 있는 가운데 2019년 후반부터 반도체 관련 사업에서 호조를 누리고 있으며 용제와 이물질 제거 장치를 포함해 관련 매출을 2025년 1000억엔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Taiyo Nippon Sanso(TNS)는 코로나19 사태와 엔화 강세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2019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에 매출과 영업이익 확대에 성공했고 2020회계연도에도 전자 관련사업 매출‧영업이익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 소재한 수요기업의 반도체 공장 근처에 초고순도 질소 제조장치와 전자소재 가스 생산설비를 건설해 24시간 체제를 가동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럽 사업도 최근 본궤도에 오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공장들도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정상 가동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데이터량 “급증”
디지털화 진전을 타고 데이터량이 늘어나며 데이터센터 증설도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하는 곳이 증가한 것 역시 최근 데이터량이 급증한 원인으로 반도체 스토리지(SSD),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분야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도시바(Toshiba)는 데이터센터용 니어라인(Nearline) 사업에서 호조를 누리고 있으며 최근에는 5G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이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HDD 주요 부재인 하드디스크(HD) 분야의 메이저 쇼와덴코 역시 데이터센터용 출하량이 늘어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고 있다.
유리 하드디스크 메이저 호야(HOYA)는 SSD가 등장하면서 2.5형 HD 출하량이 2.5% 감소했으나 진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데이터 센터용 3.5형 HD는 16TB HDD 수요 급증을 타고 2020년 1분기 매출액이 50%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HDD 대용량화를 위해 열 어시스트 자기기록(HAMR) 기술을 제안하고 있다.
HDD 분야에서는 고주파 어시스트 자기기록(MAMR) 사업화가 난항을 겪고 있으며 수직자기기록(PMR)에 주력하고 있으나 용량을 크게 늘리는 것은 어려운 것으로 파악돼 수요기업들과 함께 HAMR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