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대표 신학철)이 또다시 전기자동차(EV) 배터리 화재사고로 리콜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 자동차기업 제너럴모터스(GM)가 화재 발생 위험을 이유로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EV를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리콜 대상은 2017-2019년 생산된 쉐보레 볼트 EV로 LG화학의 배터리가 탑재된 모델 6만8600여대이다. 미국 판매분은 5만900여대이고 일부 국내 판매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볼트 EV에 장착된 고전압 배터리는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생산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10월부터 쉐보레 볼트 뒷좌석 하단부에서 주차 중 화재가 발생한 사건 3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자동차 소유주들에게 화재 발생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집에서 멀리 떨어진 야외에 주차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GM은 쉐보레 볼트의 배터리가 완전히 충전되거나 충전량이 100%에 가까울 때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밝히고 정확한 화재 발생 원인을 찾을 때까지 볼트 EV 배터리 충전량을 90%로 제한하기로 했다.
배터리 충전량을 제한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11월16일부터 대리점에서 시행할 예정이다. 리콜된 모든 자동차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예방 차원에서 충전량을 제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관계자는 “미국 당국에서 화재 원인에 대해 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무엇이 문제인지는 정확한 결과가 나와야 한다”면서 “정확한 화재원인 규명을 위해 GM과 협력해 성실히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화학은 현대자동차가 코나 EV에서 잇따라 발생한 화재로 국내는 물론 미국‧유럽‧중국 등에서 7만7000여대에 대한 자발적 리콜을 실시함에 따라 배터리 안전성 문제가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이밖에 독일 BMW와 미국 포드(Ford)도 동일한 이유로 일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PHEV)의 리콜을 결정해 배터리 안정성에 대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BMW와 포드가 리콜을 실시하는 모델에는 모두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Tesla)도 일본 파나소닉(Panasonic) 배터리가 탑재된 모델S와 모델X에서 배터리 모듈 이상으로 추정되는 문제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리콜을 결정했고, 중국 CATL 배터리를 탑재한 중국 GAC 아이온S도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며 원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앞으로 EV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화재 등 안전성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기업과 배터리 생산기업을 모두 보유한 한국 입장에서 초기 화재 논란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EV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화재 원인 검증과 함께 안전성을 입증하고 소비자들의 불안도 덜어주는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