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미생물 균주를 활용해 화학원료를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고 농도의 글루타르산(Glutaric Acid) 생산이 가능한 미생물 균주를 개발했다고 11월19일 밝혔다.
글루타르산은 PA(Polyamide), PU(Polyurethane), 글루타르산 무수물, 1,5-펜탄디올(Pentandiol) 생산을 포함한 다양한 응용 분야에 널리 사용되는 중요한 유기 화합물로 폴리에스터(Polyester), 나일론(Nylon) 제조에 투입되고 있다.
그동안은 석유화학 베이스로 다양한 화학적 방법을 통해 생산했으나 대개 재생 불가능하고 독성이 강한 시작 물질에 의존해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단점이 지적됐다.
이에 따라 최근 포도당과 같은 재생 가능한 자원에서 글루타르산을 생물학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기존에 발표된 미생물을 이용한 글루타르산 생산 연구는 높은 글루타르산 생산 농도를 달성하는데 한계가 존재했고 균주 전체의 대사 밸런스를 고려하지 않고 알려진 표적 유전자들만을 개량했기 때문에 균주 개발에 어려움도 많았다.
연구팀은 앞서 토양 세균의 일종인 수도모나스 푸티다 균주의 유전자를 대장균에 도입해 최초로 글루타르산을 생산하는 미생물 개발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으며 생산된 글루타르산의 농도가 매우 낮다는 취약점을 개선하기 위해 아미노산 생산에 주로 사용되는 세균의 일종인 코리네박테리움 글루타미쿰을 이용한 생산공정 연구에 주목했다.
코리네박테리움 글루타미쿰 균주가 글루타르산의 전구체인 라이신을 리터당 130g 이상 생산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농도의 글루타르산 생산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또 연구팀은 효율적인 글루타르산 생산을 위해 새로운 글루타르산 수송체 유전자를 발견했고 발현 수준 조작과 발효 조건 최적화를 통해 포도당으로부터 세계 최고 농도인 105.3g을 갖춘 글루타르산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시스템 대사공학을 활용해 재생 가능한 탄소원으로부터 글루타르산을 친환경적으로 세계 최고 농도로 생산하는 균주를 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면서 “화학·환경·의료 분야 등 다양한 산업적 응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 11월16일자에 게재됐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