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래스틱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겪으면서 재평가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음식 배달과 포장 문화가 널리 확산되면서 포장용 플래스틱 용기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으며 환경보호를 위해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다.
일부에서는 일회용 플래스틱제품이 악의 근원으로 혹평받고 있으나 코로나19 방지 측면에서 존재 가치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플래스틱 폐기물이 환경오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기정사실이고 사용량 급증에 따라 폐기물이 늘어나 환경오염 심화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국가들이 폐플래스틱 수입금지에 나서 폐기물 처리가 골칫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해양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플래스틱 순환이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다양한 영역에서 3R(Reduce·Reuse·Recycle)이 부상하면서 CR(Chemical Recycle)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리사이클 기술을 개발해도 사회 시스템으로 정착되지 않으면 순환경제를 구축할 수 없어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다양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순환경제 구축에서도 뉴노멀(New Normal) 관점이 부상하고 있다.
플래스틱, 2050년 매립‧자연방치 120억톤
인류 최초의 인공 플래스틱 베이클라이트(Bakelite)는 화학명 Polyoxybenzylmethyleneglycolanhydride라는 이름으로 1907년 탄생했다.
벨기에계 미국인 레오 베이클랜드는 페놀(Phenol)과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를 반응시켜 베이클라이트를 합성했다.
플래스틱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해 건축자재인 철, 시멘트를 제외하면 인공소재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했고, 특히 일회용 포장소재로 투입되면서 국민소득 중상위권 국가의 도시 고형폐기물에서 플래스틱이 차지하는 비율이 1960년대 1%에서 2005년 10%로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2010년 한해 바다로 흘러들어간 폐플래스틱은 400만-1200만톤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심각한 환경오염을 야기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와 조지아주립대 공동연구팀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게재한 논문에서 1950-2015년 66년 동안 세계에서 생산된 플래스틱 83억톤 가운데 63억톤이 쓰레기로 폐기됐고 폐플래스틱 중 9%만 재활용되고 12%는 소각됐으며 나머지 79%는 매립되거나 자연에 그대로 버려졌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은 플래스틱을 고분자 수지와 합성섬유, 미세 첨가물로 분류해 생산량과 폐기량을 조사한 결과, 수지와 섬유는 생산량이 1950년 200만톤에서 2015년 3억8000만톤으로 190배 늘어나 연평균 8.4% 증가함으로써 세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보다 2.5배 높았고, 66년 동안 생산한 플래스틱의 절반은 최근 13년 동안 생산할 정도로 플래스틱 생산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중국은 세계 전체 수지 생산량의 28%, 섬유(폴리에스터‧폴리아미드‧아크릴·PP&A)의 68%를 차지했다.
그러나 생분해성 플래스틱 생산능력은 400만톤에 불과해 현재의 추세가 계속되면 2050년께 수지는 생산량이 260억톤, 섬유(PP&A) 60억톤, 첨가제는 20억톤까지 늘어나 지구환경을 극심하게 오염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연구팀은 그동안 생산된 플래스틱 83억톤 가운데 30% 가량인 25억톤이 가공 사용되고 폐기된 63억톤 가운데 6억톤만 재활용됐으며, 여러 차례 반복 재활용되는 양이 1억톤에 불과해 한번 재활용된 5억톤은 다시 버려지거나 소각된 것으로 파악했다.
49억톤이 매립지에 쌓이거나 자연에 그대로 방치돼 햇빛에 의해 밀리미터나 마이크로미터 크기로 분해된 후 미세플래스틱으로 해양이나 담수 환경을 오염시키고 지금까지 생산돼 폐기된 플래스틱 가운데 재활용된 양은 6억톤(9%)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현재의 플래스틱 생산과 소비 패턴을 개선하면 2050년께 재활용률이 44%까지 높아져 재활용량이 90억톤, 소각률은 50%로 높아져 120억톤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매립지나 자연환경에 그대로 방치되는 비율은 현재 58%에서 6%로 크게 낮아짐에도 절대량이 120억톤에 달해 환경오염이 계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CR, 플래스틱 순환이용의 핵심기술 부상
해양 플래스틱 쓰레기는 기후변동에 이어 지구적인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2010년에는 플래스틱 쓰레기가 약 800만톤 바다에 배출된 것으로 추정되고 2050년에는 해양 플래스틱 쓰레기가 물고기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2019년 일본 오사카(Osaka)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담에서는 2050년까지 해양 플래스틱 쓰레기에 따른 새로운 오염을 제로화하는 Osaka Blue Ocean Vision이 채택됐다.
특히, 일본 정부는 G20 개최에 앞서 플래스틱 자원순환 전략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플래스틱 용기·포장재의 감축(Reduce) 및 재활용(Recycle) 비율을 60%로 끌어올리고 2035년까지 열회수를 포함해 모든 플래스틱 폐기물을 100% 유효 이용하는 등 G7의 해양 플래스틱 헌장을 상회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관련기업의 이노베이션이 요구되고 있고, 특히 CR 기술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폐플래스틱을 원료로 되돌리는 CR은 재생공정에서 품질 열화가 일어나지 않고 비교적 오염된 폐플래스틱에도 대응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이점이 있어 순환경제를 강화할 수 있는 기술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세키스이케미칼(Sekisui Chemical)과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이 2020년 2월 가연성 쓰레기를 이용해 폴리올레핀(Polyolefin)을 생산하는 CR을 실제 적용하기 위해 협업을 결정했다.
세키스이케미칼은 가연성 쓰레기를 일산화탄소(CO)와 수소(H)로 가스화한 후 미생물을 이용해 에탄올(Ethanol)로 변환하는 실증시험을 시작했으며, 스미토모케미칼은 폴리올레핀 제조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세키스이케미칼과 스미토모케미칼은 2025년 본격 출시를 목표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CR 기술 개발‧실용화 앞장
리사이클은 분별회수가 기본이나 CR 기술은 쓰레기 처리시설에서 수집한 가연성 쓰레기를 분별하지 않고 가스화할 수 있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도요스타이렌(Toyo Styrene)은 2020년 4월 일본 최초로 식품용기 등에 사용된 PS(Polystyrene)의 CR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아질릭스(Agilyx) 기술을 도입해 2021년 말 3000톤 실증설비를 가동할 예정이며, 오염되거나 다른 플래스틱 등이 부착·혼합된 PS도 높은 비율로 SM(Styrene Monomer)을 회수할 수 있는 기술로 알려지고 있다.
CR은 위생 및 안전 측면에서 어려울 것으로 여겨지던 식품용기 순환 리사이클을 실현하는 기술로도 기대되고 있다.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과 JXTG에너지는 2019년 11월 가시마(Kashima) 지역에서 석유정제 및 석유화학 제휴를 강화하기 위해 유한책임사업조합(LLP)을 설립하고 CR 기술을 검토하고 있다. 미츠비시케미칼은 순환경제 대책을 강화하기 위해 2020년 4월 CE(Circular Economy) 추진부도 신설했다.
6월에는 산토리(Suntory), 도요보(Toyobo), 렌고(Rengo) 등 12사가 공동으로 R Plus Japan을 설립하고 미국 아넬로테크(Anellotech)가 개발하고 있는 CR 기술 Plas-TCat를 지원키로 합의했다.
Plas-TCat은 열분해 촉매반응을 이용해 폐플래스틱으로부터 에틸렌(Ethylene), 프로필렌(Propylene), 자일렌(Xylene) 등 원료를 생성하는 기술이며 이미 연구실 수준에서 단일소재로부터 원료 추출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R Plus Japan은 앞으로 3년간 아넬로테크와 함께 실용화를 위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폐플래스틱 전처리 및 촉매 최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원료는 도요보가 추출할 계획이며 스미토모케미칼이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재부터 용기, 최종제품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을 연결하는 다양한 제휴를 통해 2027년 실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MR, 재생기술 확립으로 성능 향상에 주력
MR(Material Recycle)도 기술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와 라이온(Lion)은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의 연구사업으로 재생 PE(Polyethylene)의 원료 사용 및 자원순환 사회 시스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리사이클기업, 용기 생산기업과 제휴해 용기 회수·선별부터 성형, 생활필수품 등 최종제품 품질평가까지 일괄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고기능성 용기·포장 소재로 재생하는 기술을 확립할 뿐만 아니라 개발기술을 실제 사회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는 후쿠오카(Fukuoka)대학, 고베(Kobe)대학과 공동으로 MR의 과제인 재생수지 성능 열화를 회복시키는 배합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은 2019년 11월 식품포장 등에 사용되는 연포장재의 MR 실증시험을 시작했다. 필름 가공 및 인쇄공정에서 발생하는 폐플래스틱을 재자원화해 연포장 필름으로 재이용하는 작업으로, 인쇄된 필름을 R2R(Roll-to-Roll)로 제거하는 기술을 검증하고 있다.
연포장재는 폐플래스틱 배출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으나 인쇄된 잉크를 제거하기 어려워 재생수지 용도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재생제품을 시장에 침투시키는 대책도 추진하고 있다.
도레이(Toray)는 2019년 섬유 사업에서 신규 브랜드 &+를 출시해 회수한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병을 섬유 원료로 재이용하는 활동을 본격 시작했다.
이물질을 제거하는 신기술을 채용해 석유 베이스 섬유와 동등한 품질 및 백색도를 실현함으로써 기존 기술로는 표현하기 어려웠던 컬러 감성을 재생섬유에 부여하는데 성공했으며 환경에 대한 의식이 높은 Z세대를 중심으로 공략하고 있다.
플래스틱 순환이용에는 혁신적인 리사이클 기술 뿐만 아니라 폐기물 분별‧회수 등에 필요한 인프라, 리사이클 비용이 요구되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페기물 처리는 돈이라는 인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회수 및 재자원화에 소요되는 비용의 벽을 넘지 못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기술이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에는 비닐봉투 유료화 등의 영향으로 비용 부담을 부득이하게 생각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으나 리사이클 활동을 영구화하기 위해서는 폐기물 대책의 사회적 가치를 향상시켜 경제 성장으로 이어가는 순환경제 시스템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TR, 소각처리도 유효이용 가능…
코로나19는 탈 플래스틱 열풍에 제동을 걸고 있다.
컵, 수저 등 일회용품 사용을 중단한 식음료 시장에서 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일회용품을 다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명마스크, 가운, 비말 확산을 방지하는 시트는 플래스틱 및 합성섬유로 생산하고 있으며 바이러스가 얼마나 부착됐는지 알 수 없으나 부착 우려가 있는 이상 쓰고 버릴 수 있는 일회용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각할 때 열에너지를 회수하는 TR(Thermal Recycle)도 리사이클 기술로 중요시되고 있다.
TR은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함에 따라 부정적인 시선이 많으나 분별회수가 어려운 복합소재, 오염이 많은 폐플래스틱 등은 TR이 적합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제품도 분별작업 등을 실시할 때 발생하는 소비자와 작업자의 불안을 고려하면 소각처리가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폐플래스틱은 자원순환 관점에서 다시 소재로 되돌려야 한다는 의식이 강해 소재를 재생할 수 없는 TR을 배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으나 리사이클 방법의 우열을 따지기보다는 폐플래스틱 발생 제로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일본의 화학관련 5개 단체가 설립한 해양플래스틱 문제 대응협의회(JaiME)는 LCA(Life Cycle Assessment) 평가를 통해 TR의 환경부하 감축 효과가 MR 및 CR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트레이, 식품포장 필름 수요가 크게 증가해 가정에서 배출되는 쓰레기가 급증함으로써 폐플래스틱 소각처리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어서 폐플래스틱의 특성을 고려해 적절한 처리방법을 선택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순환경제 실현 위해서는 CR 기술 확립 “필수”
일본은 2018년 폐플래스틱 배출량이 총 900만톤에 달했고 750만톤을 유효 이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효이용률이 84%로 높은 편이지만 약 500만톤은 에너지 회수(Thermal Recycle)를 통한 열 이용이었기 때문에 자원을 지속가능하게 이용하기 위한 순환경제에는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순환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폐플래스틱을 소재나 원료로 재생 후 이용하는 MR 혹은 CR 확대가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특히, CR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MR 기술 고도화도 진행되고 있으나 일반적인 MR로는 처리과정에서 재생소재 물성이 저하되는 반면 화학원료로 되돌려놓는 CR은 물성 열화가 없고 비교적 오염된 상태의 폐플래스틱에도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생소재 용도를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화학기업 뿐만 아니라 플래스틱을 이용하는 전방산업들도 많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고도의 CR 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해 이해관계자들이 연계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리팰릿 비용이 높아 용도를 창출하는 것이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해양 폐플래스틱 이슈를 통해 재생소재에 대한 니즈가 확대되고 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신규제품(Virgin) 가격이 낮아져 메리트가 떨어지고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CR 보급이 본격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높은 코스트 때문으로, 일본 화학공업협회는 당분간 화학기업의 부담이 확대되더라도 생산‧회수‧리사이클이라는 순환을 제대로 실행하지 않으면 재생소재 산업이 성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고도의 MR이나 CR 기술로 부가가치가 더 높은 용도에 적용할 수 있는 업사이클을 실시해 플래스틱 자원의 가치를 높이는 것 뿐만 아니라 가치를 가시화하는 것도 중요해지고 있다.
소비자가 재생소재를 선택하고 구입‧사용하도록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과 함께 CR 재생소재 인증을 도입하는 방안이 절실해지고 있다.
바스프, 켐사이클링 통해 CR 본격화
바스프(BASF)는 폐플래스틱을 열처리해 새로운 형태의 오일·가스로 만든 후 플래스틱 원료로 재사용하는 켐사이클링(Chemical Recycling: 화학적 재활용) 공법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바스프는 페어분트(Verbund: 통합) 단위로 한 공정에서 나온 원료 찌꺼기, 증기 등을 다른 공정에서 원료나 에너지로 재활용하는 순환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암모니아(Ammonia)를 열분해해 이산화탄소를 생산해 탄산음료용으로 재사용하는 순환 시스템으로, 페어분트의 에너지효율이 93%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바스프는 스팀 크래커에 나프타(Naphtha), 에탄(Ethane) 등 화석원료와 함께 폐플래스틱에서 추출한 오일·가스도 투입하고 있다.
켐사이클링을 통해 플래스틱 폐기물을 진공상태에서 가열한 후 오일과 합성가스를 추출하고 오일·가스를 스팀 크래커에 투입해 플래스틱 원료를 생산하고 있다. 바스프는 켐사이클링을 곧 상용화할 계획이다.
한국, 소비량 1위에도 리사이클 관심단계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폐플래스틱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식물성 원료를 투입해 자연에서 썩는 바이오 플래스틱 생산을 시도하고 있지만 대부분 연구소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SK케미칼은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PLA(Polylactic Acid) 기술을 확보했지만 상업화하지는 못하고 있고 LG화학, 롯데케미칼 등도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형식적인 투자에 그치고 있다. 상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투자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생분해성 플래스틱은 일반 플래스틱보다 코스트가 20-30배 높아 생활용품이나 유통 메이저들이 사용을 꺼리고 있으나, 폐플래스틱 처리를 강제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LG하우시스, 현대L&C가 PET 병을 재활용해 가구용 필름을 생산하는 것이 고작이고,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몇몇 화학기업들이 재활용 연구를 시작해 걸음마 단계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플래스틱 소비량 1위, 포장용 플래스틱 사용량 2위 국가로 재활용 대책을 적극화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플래스틱 소비량은 한국이 98.2kg으로 일본(66.9kg), 프랑스(73kg), 미국(97.7kg)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는 포장용 플래스틱 사용량도 2017년 기준 64.12kg으로 미국(50.44kg)과 중국(26.73kg)보다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비닐봉지 사용량도 2015년 기준 1인당 420개로 하루 평균 1.15개꼴이며, 1년에 비닐봉지 4장(2010년)을 사용하는 핀란드보다 10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원순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1년 하루 3949톤이던 전국 플래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2016년 5445톤으로 증가했다.
일본, 소비자 의식 고양에 중간처리 최적화
일본 정부는 폐플래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정에서 배출하는 용기, 포장소재 등 플래스틱을 일괄 수거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괄 수거를 통해 자원 회수량을 확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화학제품 원료화, 고도 리사이클 기술 개발 및 사회 적용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은 용기 포장 리사이클법을 통해 플래스틱 용기를 완구, 문구류, 세면도구 등 다른 플래스틱 가공제품과 분리해 배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용기‧포장 소재와 다른 플래스틱을 모두 수거하는 지방자치단체도 일부 있으나 소각 혹은 매립 처분할 뿐 추가로 분리하는 작업은 하지 않으며 가정이 미리 분리 배출한 플래스틱에서만 자원을 회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일반 소비자들에게 플래스틱 리사이클 과정을 안내하고 플래스틱 용기와 포장소재는 폐기물이 아니라 자원이라는 인식을 확산시켜 분리배출을 지원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환경성과 경제산업성은 2020년 7월 미래 플래스틱 자원 정책의 기본적 방향성을 논의하면서 순환되는 자원의 양을 늘리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분리방법을 알려주어야 하고, 소비자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와 관련 사업자들도 자율적으로 회수에 나서며 최신기술로 효율적인 분리 및 리사이클 실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플래스틱 용기‧포장소재를 한번에 모아 리사이클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와 리사이클 사업자 사이에 중복되는 과정이 없도록 해야 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배출과정부터 제대로 배출해 일괄 수거한다면 중간처리 과정을 최적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폐플래스틱 분리는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많으나 자동화‧고도화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플래스틱 성상에 대해 지식을 갖추고 있는 사업자들이 가전을 리사이클할 때 혼합 플래스틱을 높은 정확도로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을 실용화한 만큼 용기 포장 리사이클법 대상이 아닌 플래스틱을 분리할 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환경성은 2017년 일본 전국 7개 도시에서 플래스틱 일괄 회수 실증사업을 실시해 자원 회수량을 35% 늘리고 지방자치단체와 사업자 사이에 중복돼 있던 분리작업 코스트도 절감하는 성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증사업 후 참여 시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4%가 일괄회수 방식의 분리방법이 쉽다고 응답했고 80%는 일괄회수를 채용해야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일괄회수는 수송효율이 떨어져 코스트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으나 자원순환을 주도할 소비자들에게 분리배출 의식을 정착시키는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