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기업들은 최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으로 다시 비상이 걸렸다.
국제유가가 상승해도 석유제품 수요 감소 및 판매가격 하락이 이어지면서 연말 특수마저 실종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정유 4사의 상반기 적자는 총 5조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석유제품 판매가격이 하락했고 정제마진이 악화된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3분기 들어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 등을 맞아 휘발유 수요가 증가하고 국제유가도 소폭 상승하면서 마이너스 행진을 하던 정제마진이 소폭 회복하는 듯했으나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가 일부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여기에 최근 미국·유럽은 물론 국내에서도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재택근무가 확대되면 당장 휘발유나 항공유 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유럽은 물론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11월11일 배럴당 48.7달러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였던 국제 휘발유 가격은 11월20일 46달러대로 다시 하락했다.
11월2일 두바이유(Dubai) 기준 36.3달러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가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상승세를 보이며 11월20일 현재 44.19달러까지 회복된 것과 비교된다.
국제유가가 반등했지만 석유제품 가격은 하락하면서 정제마진도 악화되고 있다. 11월 둘째주 1.3달러였던 싱가폴 크랭킹 정제마진은 셋째주 들어 0.9달러로 내려왔다.
정유기업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이 4달러라는 점에서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 계속되고 있다.
전통적인 성수기인 연말 특수까지 실종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말은 크리스마스 등 이벤트와 난방 수요 증가 등으로 석유제품이 가장 많이 팔리는 시기이나 세계적으로 코로나가 다시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석유제품의 재고가 축적되고 있다.
여기에 정치권이 잇달아 지방세 강화 법안을 발의해 정유기업의 부담이 확대되고 있으며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당선인의 정책 변화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조 바이든 당선인이 선거 공약이던 탄소국경조정세를 도입하면 국내 정유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탄소국경조정세는 이산화탄소(CO2) 배출이 많은 국가의 생산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국내 정유기업들은 석탄발전 비중이 40%에 달하는 반면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은 미국·유럽·일본은 물론이고 심지어 중국보다도 낮기 때문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