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토탈, 대산 14만톤으로 증설 … DSM, 사빅과 협업해 바이오화
한화토탈(대표 김종서·티에리불푸와)이 UHMWPE(Ultra-High Molecular Weight Polyethylene) 생산능력을 확대함으로써 대한유화와의 경쟁이 예상된다.
한화토탈은 400억원을 투자해 대산공장의 UHMWPE 생산능력을 14만톤으로 확대하고 2020년 12월 초 상업생산에 돌입했다. HDPE(High-Density PE) 플랜트를 일부 보완하는 방식으로 증설을 진행했으며 시세와 수요에 맞추어 다양한 그레이드를 탄력적으로 병행 생산할 방침이다.
반면, 국내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한유화(대표 정영태)는 유럽의 반덤핑관세 부과 방침에 따라 사업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한화토탈은 자체 개발한 촉매 기술을 제조공정에 적용해 2019년 UHMWPE 상업생산에 성공했고 최근 2차전지 고용량화를 타고 얇은 분리막 수요가 늘어나자 기존 HDPE보다 더 얇으면서 강성은 높인 고부가가치 그레이드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HDPE보다 분자량을 높여 기계적 강성을 향상시킴으로써 2차전지 분리막 소재용으로 적합할 것으로 판단하고 분리막용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적극화할 계획이다.
2차전지 분리막 소재는 배터리 내부에서 양극과 음극 물질을 분리하는 동시에 전기를 발생시키는 리튬이온은 일정하게 통과시켜야 하기 때문에 내구성, 내열성 등 까다로운 품질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기술장벽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차전지 분리막용 PE는 세계시장이 7만톤으로 추산되며, 한국·중국·일본에서 전기자동차(EV)와 ESS(에너지저장시스템)를 중심으로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한유화는 국내 UHMWPE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나 유럽 반덤핑관세 부과를 타개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셀라니즈(Celanese)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반덤핑관세 조사를 의뢰하면서 대한유화가 유럽에서 공정가격 이하로 UHMWPE를 판매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셀라니즈는 공식 입장문에서 “대한유화의 파괴적인 가격 관행을 해소하기 위해 조사를 신청했다”며 “대한유화가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한 이후 수년 동안 큰 고통을 겪었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셀라니즈의 신청을 검토해 조사를 확정하고 조사 개시일로부터 9개월 이내에 예비판정을, 15개월 이내에 최종판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산은 미국에서도 2020년 1분기부터 반덤핑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대한유화는 UHMWPE 생산능력이 35만톤이며, 2022년 10월까지 1600억원을 투자해 온산 NCC(Naphtha Cracking Center)의 에틸렌(Ethylene) 생산능력을 80만톤에서 90만톤으로 확대해 UHMWPE 원료 투입을 강화할 계획이다.
UHMWPE는 범용 PE보다 수십 배 이상 높은 분자량을 보유하고 있는 고기능성 수지로 가벼우면서 내충격성, 내마모성, 내화학성 등이 우수해 초고강도 섬유, 베어링, 방탄복, 인공관절 등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UHMWPE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단계에 머물러 있으나 유럽은 원료를 바이오 베이스로 전환하고 있다.
DSM은 2030년까지 UHMWPE 브랜드 다이니마(Dyneema) 사업에서 적어도 60% 정도의 원료를 바이오 베이스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UPM Biofuels, 사우디 사빅(Sabic)과의 협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UPM Biofuels이 종이펄프 제조공정에서 얻은 잔사톨유(Tall Oil)를 사용해 바이오 나프타(Naphtha)를 제조하면 사빅이 바이오 나프타로 에틸렌을 생산할 예정이다.
DSM은 사빅이 생산한 에틸렌을 다이니마 원료로 사용하고 ISCC(국제지속가능성카본인증제도) Plus에 기반해 공급할 계획이다.
다이니마는 의료용 봉합사, 어업‧수산양식용 그물, 밧줄, 내인성 장갑‧의류 등 고기능 소재, 자동차용, 인체 충격보호용 소재 등으로 투입하고 있다.
DSM은 EP(엔지니어링 플래스틱)도 원료를 바이오 베이스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30년까지 EP 공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75% 이상을 재생가능에너지 베이스로 대체하는 것이 목표이며,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발전한 전력 사용비중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는 포트폴리오 전환도 가속화함으로써 중량 베이스 25% 이상을 바이오 및 리사이클 베이스 원료를 사용해 대체할 방침이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