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탄올, 중국이 이란산 수입 확대 … 폴리올레핀은 동남아-중국 역전
아시아 화학무역 흐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및 미국-중국 통상마찰 장기화, 지속가능성 중시 트렌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세계 최대 메탄올(Methanol) 소비국인 중국은 이란산 수입을 확대하고 있으며 지역 간 가격 차이 때문에 동남아-중국 무역도 역전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동시에 바이오 화학원료 생산이 시작되면서 원료 조달을 유연화하는 화학기업들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이 주로 수입하고 있는 이란산 메탄올은 최근 아시아‧태평양 현물가격보다 저가에 거래되고 있다.
5월 말 기준으로 CFR Korea, CFR SE Asia, CFR Taiwan은 톤당 350-370달러를 형성한 반면, 이란산을 중심으로 중국 수입제품은 270-330달러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MTO(Methanol to Olefin)는 일반적으로 메탄올 가격이 올레핀의 3분의 1 이하여야 채산성을 유지할 수 있으며, 중국 MTO 플랜트들은 저가의 이란산 메탄올을 도입해 가동률을 높임으로써 수익성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 전체 메탄올 수입량이 1300만톤에 달했고 이란산은 20%를 차지하며 1위 UAE(아랍에미리트)산과의 차이를 상당히 좁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은 메탄올 생산능력이 1200만톤에 달하며 2021년 여름에도 170만톤을 신규 가동할 예정이다.
2020년 가을부터 시작된 아시아 메탄올 고공행진 역시 생산능력이 230만톤으로 세계 최대인 이란 Kaveh가 설비트러블로 가동을 일시 중단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이 이란산 수입을 늘리고 있는 것과 달리 경제제재 때문에 이란산을 도입하기 어려워진 인디아는 동남아, 중동산으로 선회하고 있다.
폴리올레핀(Polyolefin) 무역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Hengli Petrochemical과 Zhejiang Petrochemical이 석유정제‧석유화학 컴플렉스의 가동률을 높이면서 중국산 가격은 낮아지고 동남아산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형성하는 북저남고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2021년 봄에는 원래 중국이 수입 포지션에 있던 PP(Polypropylene)까지 중국산의 동남아 유입이 본격화되면서 동남아 PP 가격이 하락했다.
아시아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물류 정체와 2021년 초 북미 한파 등으로 서플라이 체인이 변화하면서 가격 변동률이 높아지고 있다.
아시아 PVC(Polyvinyl Chloride)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타이완 Formosa Plastics(FPC)은 4월물 현물가격을 1600-1700달러로 300달러 인상했으나 6월물은 전월대비 150-200달러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5월 말 CIF China가 1300달러대 중반으로 급락했고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던 동남아 가격도 하락세로 전환했다. FPC의 가격 인하 결정에는 중국산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화학제품 원료 생산 분야에서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화학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큰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
LG화학은 2021년 봄 핀란드 국영 석유기업 네스테(Neste)와 바이오 나프타(Naphtha) 구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 나프타는 구매가격이 석유 베이스 나프타의 3배에 달하고 LG화학의 도입량은 6000톤으로 연간 나프타 사용량의 1%에 불과하지만 식품‧식물 잔사를 원료로 제조해 특정 지역에 대한 원료 의존도를 낮추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네스테는 유럽에 이어 싱가폴에서도 바이오 정유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LG화학과 5월 구매를 발표한 일본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 등에게 어느 정유공장에서 생산한 바이오 나프타를 공급하고 있는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싱가폴 정유공장을 증설하고 있어 완공 후 싱가폴산 공급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바이오 원료 및 바이오 화학제품은 서플라이 체인 변화와 다양화를 위해 중요해지고 있어 화학기업들의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