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양 플래스틱 폐기물이 매년 800만톤 발생하고 앞으로도 비슷한 추세가 이어지면 2050년에는 중량 베이스로 물고기보다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소비재 메이저를 중심으로 폐플래스틱 리사이클을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해양 플래스틱 폐기물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신흥국 폐기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일본과 타이를 제외하고는 리사이클 작업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에서는 소비재 생산기업 카오(Kao)가 플래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포장용기를 병에서 필름으로 전환하고 있다.
카오는 포장용기를 설계 및 개발하는 포장기술연구소를 운영하면서 물류, 처방성능 최대화, 가격, 환경 등 다양한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평가해 기준을 통과한 용기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아시아 화학‧플래스틱 및 소비재 생산기업들도 모든 사람이 안심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용기를 전제로 플래스틱 투입량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플래스틱 사용이 필수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환경에 대한 대응방안 마련에 힘을 기울일 것이 요구되고 있다.
카오, 포장용기를 병에서 필름으로 전환
소비재 생산기업인 카오는 해양 플래스틱 쓰레기 등 사회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포장용기의 플래스틱 사용량 감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2018년에는 일반 소비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플래스틱 포장용기 감축 선언을 발표했으며 이후 4R(Reduce‧Reuse‧Recycle‧Replace) 대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Reduce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에는 리필용 필름용기 Raku-raku Eco Pack, 리필용기를 본체로 사용하기 위한 Smart Holder, 홀더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필름용기 Air in Film Bottle(AFB)을 공급하고 있으며 라이온(Lion)과 공동으로 필름용기 리사이클도 추진하고 있다.
리필용 필름용기 Raku-raku Eco Pack은 플래스틱 사용량이 병의 약 20%에 불과하며 생산부터 폐기까지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2)를 감축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카오는 용기를 줄이고 리필제품을 보급할 뿐만 아니라 친환경적인 필름용기를 본체로 사용하도록 제안해 플래스틱 쓰레기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6년 포장기술연구소가 개발한 리필용 필름용기 Raku-raku Eco Pack은 소비자가 리필용기에서 느끼던 다양한 스트레스를 해소함과 동시에 환경부하를 저감할 수 있는 획기적인 용기로 평가되고 있다.
Raku-raku Eco Pack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나이, 성별과 관계없이 누구나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에 중점을 두고 열기 쉽고 넣기 쉬운 등 10개의 콘셉트를 형태화했다.
환경 측면에서는 필름 1장을 접어 본체구조를 형성한 결과 기존에 비해 약 18% 박형화했으며 입구 부분은 식물 베이스 PE(Polyethylene)를 약 50% 도입하고 뚜껑 무게를 1.2g으로 줄였다.
2017년에는 Raku-raku Eco Pack을 본체로 사용할 수 있는 Smart Holder를 개발했다.
Eco Pack에 전용 홀더와 펌프를 장착해 병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홀더는 리사이클 플래스틱을 채용했으며 펌프는 에어리스 구조로 공기와 물이 들어가지 않아 내용물을 거의 남김없이 사용할 수 있어 위생적으로도 뛰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20년에는 Eco Pack 입구에 사용하는 돔 형태의 펌프 Raku-raku Switch를 개발했다. 가볍게 누르기만 하면 일정량의 액체가 나와 내용물을 거의 남김없이 사용할 수 있다.
9월에는 Raku-raku Eco Pack과 Raku-raku Switch를 이용해 욕실에 매달아 사용할 수 있는 바디로션을 출시했다.
펌프를 채용한 병 용기와 비교해 플래스틱 사용량을 약 80% 감축할 수 있으며 유니버설 디자인 관점에서도 훌륭한 용기 기술로 평가받고 있어 앞으로 다양한 응용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수평 리사이클 시스템 확립 추진
카오는 순환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관련기업과 협력하며 포장용기의 수평 리사이클 플랫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0년 9월 도쿄(Tokyo) 지방정부가 공모한 지속 가능한 플래스틱 이용을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사업자로 선정된 후 Toppan Printing, 폐기물 리사이클기업 Ichikawa Kankyo Engineering(IKE), 통신판매기업 Viax, NPO(민간비영리단체) 등과 제휴해 플래스틱 수평 리사이클을 위한 자원순환형 모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재생 플래스틱 베이스 병과 단일소재인 리필용 필름용기로 손세정제를 시험 제작해 공공시설에 배포할 계획이다.
사업기간이 종료된 후에도 사용이 끝난 리필용 필름용기를 회수해 세척, 펠릿화함으로써 재생 플래스틱 베이스 병을 시험 제작하고 장기적으로는 필름용기를 다시 필름용기로 재생하는 수평 리사이클을 실현할 방침이다.
경쟁기업인 라이온과도 용기 회수 시스템 확립, 리사이클 기술 개발 등과 관련해 제휴를 시작했으며 2025년 필름용기의 수평 리사이클을 실제 적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양사는 이전에도 각각 플래스틱 리사이클 활동에 힘을 기울였다.
그러나 리필제품에 사용하는 필름용기는 복합소재로 단일성분만 분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생산기업에 따라 사용하는 소재 및 설계가 달라 개별적인 활동으로는 규모 확대에 한계가 있어 자원순환형 사회 실현을 목표로 필름용기 리사이클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
리사이클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회수기반 구축 및 리사이클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앞으로 다양한 업종과 연계할 방침이다.
산토리, PET병을 PET병으로 수평 리사이클
일본에서는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병을 그대로 PET병으로 리사이클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은 자국 해양 표지물 가운데 25%가 플래스틱이고 플래스틱 중 7% 정도가 음료용 PET병이라는 점에 주목해 PET병 리사이클을 촉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음료 메이저인 산토리(Suntory)가 그룹 차원에서 PET병 리사이클을 추진하고 있다.
PET는 가볍고 튼튼해 편리한 소재이지만 폐기로 일반 폐기물에 혼입될 때가 많아 재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만약 폐기단계부터 PET병을 제대로 분리 배출하면 일본 기준으로 연간 240억개 이상 사용되고 있는 PET병의 일부를 재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은 PET병의 90% 이상을 회수하고 리사이클 비율이 85%에 달해 유럽, 미국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약 10% 정도는 이물질 혼입이나 내용물이 남아있는 문제로 리사이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폐기되고 있고, 리사이클한 PET병도 재자원화 후 25%만 PET병으로 사용되고 나머지는 식품 트레이, 의류 등 전혀 다른 용도로 투입되고 있다.
트레이와 의류는 사용이 완료되면 똑같이 트레이 혹은 의류로만 다시 사용하나 PET병은 몇 번이든 용도를 바꾸어 재자원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토리는 PET병을 생산‧소비‧회수‧분리‧재생하는 수평순환을 촉진하기 위해 이해관계자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폐플래스틱 이슈야말로 PET병 사용자가 해결해야 할 책무라고 판단하고 2019년 5월 플래스틱 기본방침을 설정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플래스틱 기본방침은 2030년까지 세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모든 PET병을 자원화하기 위해 리사이클 소재와 식물 베이스로 100% 전환하고 석유 베이스 원료는 새로 투입하는 양을 아예 제로(0)화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다만, 2019년에는 리사이클 소재를 세계에서 약 10%, 일본에서는 20% 사용했고 식물 베이스는 세계‧일본 모두 10%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동안 PET병을 얇게 제조해 석유 베이스 플래스틱 사용량 감축에 주력했고 2020년에는 PET병 투입량 자체를 절반으로 줄이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벨도 일본기업 가운데 가장 얇게 제조해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도요보(Toyobo), DNP, 돗판인쇄(Toppan Printing) 등과 폐플래스틱 재자원화를 추진하기 위한 공동 출자기업 R Plus Japan을 설립했으며 2020년 6월 사업을 시작했다.
리사이클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리사이클 전문기업인 쿄에이산업(Kyoei)과 함께 일본 음료산업 최초로 수평 리사이클을 통해 다시 PET병을 순환 이용하는 BtoB(Bottle to Bottle) 리사이클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밖에 최첨단 리사이클 기술로 발전시키기 위해 리사이클 일부 공정의 에너지 소비량을 절감했고, 석유 베이스 원료를 사용할 때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60% 이상 감축하는 FtoP 다이렉트 리사이클 기술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있다.
신기술을 적용해 리사이클 PET병을 청량음료용으로 투입하고 있고 2020년에는 와인병에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물 베이스 바이오원료 채용도 확대
플래스틱 수평순환은 분리‧회수를 적극화하고 지역사회와 연계해 추진할 수 있는 것이어서 산업계와 국경을 넘어선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낭비를 억제할 수 없어 모든 음료병을 리사이클제품으로 대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
산토리는 신규 원료를 투입할 때 식물 베이스를 채용함으로써 석유 베이스 원료 사용량 감축에 주력하고 있다. 100% 식물 베이스 원료를 사용하기 위해 미국 바이오화학 벤처인 아넬로텍(Anellotech)과 비식용 식물 베이스 원료로 벤젠(Benzene), 톨루엔(Toluene), 자일렌(Xylene) 등을 생성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텍사스에 실증 플랜트를 건설해 PET병 원료를 생성하는 실증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리사이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Japan Beverage를 통해서는 음료용기 재자원화 공장인 리사이클 프라자 JB를 2003년부터 가동하고 있다.
도쿄(Tokyo), 사이타마(Saitama) 등 4개 지역에서 24개 공장을 가동하며 PET병, 캔, 유리병 등을 재자원화하고 있으며 PET병을 원료로 활용하기 위한 공정도 운영하고 있다.
봉지를 찢고 이물질을 제거한 후 금속‧알루미늄을 선별하는 작업을 기계로 진행한 후 수작업으로 PET병을 구분해 PET병 감용기에 넣은 후 압축된 플래스틱으로 완성한 다음 쿄에이산업에게 공급하고 있다.
쿄에이산업은 압축 플래스틱을 재생공정에 투입해 분쇄‧세정, 고온‧진공처리를 거친 후 시험관 형태로 성형한 다음 산토리 공장에 공급하며, 산토리가 공기를 주입해 PET병으로 가공한 다음 음료를 충진시켜 출하하고 있다.
매장에서 PET병을 회수하는 캠페인을 실시해 폐PET병을 확보하고 있으나 회수함에 종이나 다른 쓰레기를 함께 넣는 소비자가 많아 소비자 의식고양 작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