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케미칼(대표 김상우)이 미국 크레이튼(Kraton)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DL케미칼은 9월 말 인수를 확정한 미국 석유화학기업 크레이튼을 차입매수(LBO: Leverage Buyout) 방식으로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국내기업이 미국 상장기업을 차입매수 방식으로 인수하는 것은 처음이다.
차입매수는 피인수기업의 담보로 대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높은 금리를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DL케미칼은 국내 정책금융 기관들을 통해 확보한 인수금융을 차입매수 금융에 접목하는 방식을 택함으로써 금융 비용을 낮추었다.
DL케미칼은 11월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9억5000만달러(약 1조1200억원)를 확보했으며 12월20일에는 산업은행·수출입은행과 8억5000만달러(약 1조원)의 금융 약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DL케미칼은 인수 발표 2개월 반만에 자체 보유한 현금을 포함해 약 3조원의 인수자금을 마련하게 됐다.
DL케미칼 관계자는 “금융 비용 뿐만 아니라 크레이튼의 부채비율까지 낮추어 재무 건전성 균형을 유지하는 선진 금융기법을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에 선보였다”고 강조했다.
크레이튼은 11월 미국 규제당국의 결합 승인을 받았으며 12월9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DL케미칼의 인수를 승인했고 미국 외 주요국 승인 절차는 2022년 2월 말 완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크레이튼은 휴스턴(Houston)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미국, 유럽 등 세계 주요 시장에서 13개의 공장과 5개의 연구개발(R&D)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020년 매출액은 15억6300만달러(약 1조8500억원), 조정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2억6200만달러(약 3100억원)를 기록했다.
폴리머와 케미칼 2개의 사업부로 구성돼 있으며 폴리머 사업의 주력제품 SBC(Styrene Block Copolymer)로 미국과 유럽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DL케미칼은 크레이튼이 보유한 800개 이상의 특허를 활용해 핵심 소재 국산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DL케미칼은 2020년 크레이튼의 수술 장갑용 합성고무 사업부문인 카리플렉스(Cariflex)를 인수했고 2021년 6월 브라질 공장 증설 작업을 마무리한 바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