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EU)이 자동차 재활용을 강화하고 있어 대비책이 요구된다.
유럽 집행위원회(EC)는 2021년 7월20일 자동차 재활용에 대한 규칙 개정에 관한 의견 공모를 시작했으며 순환경제 실현을 위해 소재별 재활용 목표 및 재생소재 이용목표 설정, 자동차 재활용성 평가 강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는 플래스틱, 희귀금속을 포함한 전자부품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으나 철강, 알루미늄, 구리를 제외하고는 거의 회수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EC가 자동차 소재 재활용을 적극화하면서 2022년 4-6월에는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져 국내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생산기업들도 재활용 대책을 서두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EU, ELV 지령 개정해 소재별 목표 설정에 EPR 도입
EU는 2000년 폐자동차(ELV)에 대한 규제를 시작했다.
폐자동차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목적으로 유해물질 사용을 금지하고 재활용률 목표를 설정했으며 회수·처리 시스템 확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신규 자동차를 대상으로 구성요소의 85% 이상에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를 채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EC는 자동차 재활용에 관한 규칙을 검토하기에 앞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격이 높은 철강, 알루미늄, 구리를 제외하고는 거의 회수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자동차는 경량화 및 전동화에 따라 플래스틱, 전자부품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으나 해체업자는 대부분 이익이 되지 않는 유리, 플래스틱부품, 와이어하니스, 전자부품 등을 차체에서 분리하지 않고 파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EC는 2021년 7월20일 시작한 의견 공모를 통해 몇 가지 방향성을 찾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먼저, 소재별로 재활용 목표를 설정할 방침이다.
현행 규칙은 중량 기준으로 재활용 목표를 설정하고 있어 경량 플래스틱이나 사용량이 적은 전자부품에 포함된 희귀금속 회수에는 동기가 부여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소재의 분리·회수를 촉진하기 위해 EPR 시스템으로 생산자가 해체업자를 보상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활용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차량에 사용한 소재를 재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뒷받침하는 정보를 자동차기업에게 요구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기존에는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 재활용성이 있는 것으로 인식했으나 신소재를 채용할 때 재활용체제 정비를 전제로 할 가능성이 시사되고 있으며 순환경제 실현을 위해 재생소재 이용목표를 설정하는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EU는 폐자동차 지령과 신규 자동차 재활용성에 관한 요건을 정한 지령 검토회를 합동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유럽 자동차 생산기업들은 폐자동차 지령 개정에 앞서 재활용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아우디(Audi)는 카를스루에(Karlsruhe)공과대학교와 공동으로 자동차에서 나온 혼합 플래스틱 폐기물을 CR(Chemical Recycle)에 따라 다시 자동차에 이용할 수 있고 에너지 회수와 동등한 비용으로 실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포르쉐(Porsche)는 바스프(BASF)와 제휴해 LiB(리튬이온전지) 양극재 순환형 재활용을 추진하고 있다.
사빅, 자동차용 수지 리사이클 강화
사우디 사빅(Sabic)은 기계적 재활용(MR: Mechanical Recycle) 성분을 포함한 자동차용 수지 신제품을 공개했다.
사빅이 최초로 선보인 자동차용 MR 소재‧성분 함유 수지 3종은 최대 29%의 리사이클 소재를 함유하고 있으며 신규(Virgin) 수지와 동등한 특성을 발휘해 자동차산업의 지속가능성 요구를 충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제품 3종은 높은 유동성과 낮은 아웃가스성을 갖춘 탈크 충진 PP(Polypropylene) 그레이드 T2E-3320EH PP 컴파운드, PC(Polycarbonate)와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블렌드로 자외선(UV: Ultra Violet) 안정성을 갖춘 필러 미충진 XENOY T2NX2500UV, PC/PET 블렌드이면서 미네랄(광물계 필러)을 충진한 XENOY T2NX5230 등이다.
사빅의 순환형 솔루션 TRUCIRCLE 포트폴리오에서 개발했으며 사빅이 앞서 개발했던 바이오 베이스 소재로 제조함으로써 인증 완료 재생가능 수지로 투입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빅은 신제품을 자동차 외장부품용 소재로 제안할 계획이며 지속가능성을 갖춘 기존의 다른 소재까지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탈크 충진 PP 컴파운드는 강성, 저아웃가스성, 고내열성 등이 특징이고 자동차 인스트루먼트 패널 등 내부에 탑재하는 난방‧환기‧공기(HVAC) 부품 및 내장, 엔진 주변 부품 용도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사이클 PP를 25% 함유하고 있어 동일 성능을 갖춘 신규 PP와 비교했을 때 탄소발자국을 최대 24% 줄일 수 있는 강점이 부각되고 있다.
UV 안정성을 갖춘 필러 미충진 PC/PET 블렌드는 리사이클 PET를 21% 함유하고 내열성, 내충격성, 치수안정성, 저수축성 등이 우수해 도장을 마친 외장 차체 패널이나 스포일러, 연료흡유 도어, 트림 등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도장제품에도 사용이 가능하며 동일 성능의 신규 수지보다 지구온난화 계수(GWP)를 11%, 에너지 수요량은 12% 감축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네랄 충진 PC/PET 블렌드는 미네랄 강화 소재를 16%, 리사이클 PET를 29% 함유하고 있으며 뛰어난 강성과 낮은 선팽창계수를 통해 루프 스포일러나 외장 트림 등에 제안할 계획이다.
도요다고세이, 자동차용 고무 리사이클 본격화
일본 도요다고세이(Toyoda Gosei)는 자동차에서 회수한 고무의 리사이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도요다고세이는 순환경제와 탄소중립 확립을 위해 시즈오카(Shizuoka)의 모리마치(Morimachi) 공장에 자동차 도어트림에 사용된 고무나 웨더스트립 등을 리사이클하기 위한 설비를 도입하고 최근 가동을 시작했다.
자사 공정 중 발생한 폐고무를 원료로 재생한 후 다시 생산제품으로 만드는 방식이며, 앞으로 기술을 고도화해 현재 5%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재생제품 이용률을 20-30%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현재까지 재생원료 사용을 통해 연간 1000톤의 이산화탄소(CO2) 감축 효과를 얻었기 때문에 리사이클 기술을 고도화하면 이산화탄소 감축량이 몇배 더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폐차에서 사용할 수 있는 부품이나 소재를 회수하고 보수용 혹은 신차용 부품으로 재이용하는 Car to Car 리사이클 방식을 고무부품에 응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폐차의 고무부품 회수 및 재이용과 관련된 사업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모리마치 공장은 자동차 도어트림과 유리창 부분의 방수‧방진효과를 위한 고무부품, 웨더스트립 등 다양한 고무부품을 제조하고 있으며, 해외 17곳에 소재한 공장의 중심으로 기능해 생산기술과 프로세스 개선 등 기술 측면에서 축적한 노하우가 상당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도요다고세이는 웨더스트립을 EPDM(Ethylene Propylene Diene Monomer)으로 생산하며 강도 보강을 위해 내부에 금속 메쉬를 일체 성형하고 있다.
모리마치 공장은 예전부터 생산품목 교체 중 발생하는 폐고무를 재생원료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해왔고, 폐고무에 탄성이나 강도를 부여하기 위해 가황공정에서 고무 내부 분자 사이를 견고하게 결합했으며 독자적으로 개발한 신기술 탈황재생공정을 통해 EPDM 내부의 가황결합 부분만을 절단해 가황 이전의 분자 상태로 되돌리는 프로세스를 세계 최초로 확립한 바 있다.
단일소재화에 재생제품 이용률 20-30%로 확대
리사이클 공장에서는 고무를 재생하기 전의 분쇄작업이나 자력을 활용하는 금속물 제거, 고기능 금속탐지기를 사용한 미크론 오더의 금속 미립분 제거 등 여러 독자적 기술을 적용해 금속 메쉬와 고무를 분리하고 리사이클의 전제가 되는 단일소재(Mono Material)로 만들고 있다.
단일소재화하는 작업은 전체 리사이클 프로세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도요다고세이는 2021년 4월부터 모리마치 리사이클 공장을 가동했고 매년 500톤의 고무 폐기량 감축 및 재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고무 처리량을 수천톤급으로 확대하고 재생제품 이용률을 5%에서 20-30%로 확대함으로써 이산화탄소를 대폭 감축할 계획이다.
현재 탈황재생기술을 EPDM에만 적용하고 있으나 다른 고무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작업을 추진하고 있고 일부 타이어 생산기업에게 라이선싱해 고무소재의 전반적인 리사이클을 자극할 계획이다.
최근 도요타자동차(Toyota Motor)가 전세계 공장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로(0)화하는 시기를 2050년에서 2035년으로 앞당기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도요타 그룹 소속인 도요다고세이도 2021년 6월 탄소중립을 가속화하기 위한 사장 직할조직을 설치했다.
고무 리사이클은 도요다고세이가 자동차용 고무부품 리사이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계기로 작용하고 앞으로 탄소중립 활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J)
표, 그래프: <도요다고세이의 고무 리사이클 공정>
<화학저널 2022년 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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