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진(Rosin)은 SDGs(지속가능발전목표), 해양 플래스틱 쓰레기 문제 등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물 베이스 친환경 소재로 부상하고 있다.
로진은 소나무 줄기에 상처를 내 채취한 송진으로 생산하는 천연수지이며, 석유화학으로는 대체하기 어려운 특성을 보유하고 있어 오래전부터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고 있으며 정밀화학 분야에서 중요한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로진의 반응성을 이용한 유도제품으로는 제지용 사이징제, 인쇄잉크용 수지 등이 있다.
중국 남부지역에 분포하는 소나무인 마미송 베이스 검로진(Gum Rosin)은 거래가격이 2021년 5월 톤당 3040달러로 상승했고 로진 유도제품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검로진, 2021년 2500달러로 강세 여전
로진은 제조공법에 따라 3종류로 분류되며, 생산량이 가장 많은 검로진은 소나무 줄기에 상처를 내 채취한 송진을 증류한 후 테레빈유(Turpentine Oil)를 제거해 생산하며, 톨로진은 펄프를 제조할 때 발생하는 톨유 원액을 정류 또는 정밀증류해 톨유 지방산을 분리·정제해 제조하고 있다. 우드로진은 소나무 그루터기를 목재 칩 상태로 가공해 용제로 수지를 추출한 후 용제와 테레빈유를 제거하고 착색 성분을 분별해 생산하고 있다.
2020년 글로벌 로진 생산량은 검로진 75만톤, 톨로진 40만톤, 우드로진 1만톤을 포함해 총 116만톤으로 2019년에 비해 9만톤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검로진은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 생산량이 32만톤으로 8만톤 급감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송진 채취량이 감소했고 국경 봉쇄에 따라 베트남산 수입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검로진은 톤당 1500달러 안팎을 유지했으나 중국산은 2020년 8월 말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2021년 5월 3040달러로 폭등했으나 2021년 송진 채취가 순조롭게 이루어지면서 생산이 안정됨에 따라 2500달러로 하락했다.
검로진 가격은 2020년 상반기 1300달러로 떨어져 평균 1500달러 수준에 그쳤으나 2021년에는 2400-2500달러를 형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검로진은 2020년 브라질이 19만톤, 인도네시아가 8만4000톤, 베트남이 5만톤, 아르헨티나가 3만4000톤을 생산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수출국으로 자리 잡고 있으나 2018년 이후 수출량이 수입량을 밑돌고 있으며 2020년에는 2만3000톤 수출에 그쳤다.
브라질은 9만7000톤, 인도네시아는 8만4000톤, 베트남은 5만톤, 아르헨티나는 2만7000톤을 수출했다.
중국 생산 감소로 베트남산으로 대체
로진 유도제품 생산기업들은 중국산 검로진 생산이 감소함에 따라 안정조달을 위해 중국 이외 지역에서 생산되는 로진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품질 측면에서는 중국산이 여전히 우위를 점해 고민하고 있다.
로진은 제조공법 뿐만 아니라 송진을 채취하는 소나무의 종류에 따라 성질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중국에 분포하는 마미송은 반응성이 뛰어나나 브라질 등에서 채취할 수 있는 Ellioti 베이스 로진은 유도제품을 생산할 때 많은 촉매가 필요함에 따라 수요처가 요구하는 기능성을 끌어내기에는 마미송 베이스가 가장 적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톨로진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북부에서도 마미송 베이스 로진을 생산하고 있으며 가격은 중국산과 거의 비슷하고 브라질산은 최근 2000달러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톨로진도 톨유 원액이 바이오디젤 원료로 활용됨에 따라 2000달러 수준으로 상승하는 등 로진 가격이 전체적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로진 유도제품 생산기업들은 로진 공급원 다양화에 대응하는 기술 개발 뿐만 아니라 로진 가격과 기능성의 밸런스 유지도 중요해지고 있다.
일본, 코로나19로 수요침체
일본은 2020년 로진 소비량이 약 5만4000톤으로 2019년에 비해 1만3000톤 감소했다.
사이징제 2만3600톤, 인쇄잉크 1만2400톤, 점‧접착제 9200톤, 합성고무 6800톤, 페인트 및 납땜을 포함한 기타 2000톤으로 파악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자동차 생산 침체로 타이어용 SBR(Styrene Butadiene Rubber) 등 합성고무에 사용하는 유화제용 소비량이 줄어들었으나 자동차 생산이 재개됨에 따라 안정세를 회복해가고 있다.
도로표시용 페인트도 코로나19 확산으로 포장공사가 지연돼 수요가 대폭 감소했으나 최근 급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일본은 도로표시용으로 주로 석유수지를 사용하나 북남미는 로진을 일정수준 활용하고 있다.
사이징제, 인쇄잉크용은 수요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사이징제용 로진은 재택근무 확대의 영향으로 종이 및 인쇄잉크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소비량이 약 10%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이 완화된 이후 일정수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나 디지털화가 가속화됨으로써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고부가가치 전략에 용도 개척 주력
로진 유도제품 생산기업들은 고부가가치제품 개발과 용도 개척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아라카와케미칼(Arakawa Chemical)은 2021년 4월 연구개발본부에 Forest Chemical 개발부를 새롭게 설치했다.
Forest Chemical 개발부는 개별 사업부가 보유하고 있던 로진에 관한 지식을 모아 기초연구를 강화하고 신제품 및 신규용도 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수요처 요구에 대응해 친환경제품 라인업을 확충하기 위해 냄새가 적은 상품, 바이오매스 소재를 활용한 상품 등을 개발하고 있다.
신규 용도로는 바이오매스 플래스틱용 개질제 개발을 검토하고 있으며, 오사카(Osaka)대학이 설립한 해양 생분해성 바이오매스 플래스틱(MBBP) 개발을 위한 산학관 제휴 플랫폼에 참여하는 등 노하우 및 지식 축적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2021년 시작한 제5차 5개년 경영계획 기간에는 Pine Crystal 브랜드 등 고부가가치제품 공급을 세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Pine Crystal은 무색에 각종 폴리머와의 상용성, 가열안정성, 내후성이 뛰어난 초담색 로진 유도제품으로 점착부여제, 수지개질제 등으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하리마케미칼(Harima Chemicals)은 고무 가공을 신규 용도로 주목하고 있다.
로진수지에는 제진성 관계 진동을 열에너지로 변환하는 메커니즘이 있어 스미토모고무(Sumitomo Rubber), 교토(Kyoto)대학과 진동감쇠장치인 제진댐퍼용 고감쇠 고무 실용화를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타이어 그립성을 높이는 첨가제로 응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잉크 분야에서는 UV(자외선) 경화형, 수계 플렉소, 그라비아용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수계 플렉소 잉크는 친환경 식품포장용기용 수요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간접식품첨가물로 인증받은 로진계 사이징제에도 주력하고 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독일 연방위해평가원(BfR),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인증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진 유도제품 생산기업은 천연물을 원료로 사용하는 특성상 오래전부터 지속가능한 사회에 기여하는 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 환경의식이 향상됨에 따라 환경 관련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아라카와케미칼은 2016년부터 미즈시마(Mizushima)에서 소나무 숲을 재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삼림 관리를 포함한 SDGs의 15번째 목표 Life on Land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2026년까지 소나무 1만그루를 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하리마케미칼은 1981년 개최된 고베(Kobe)항 아일랜드박람회에서 해충에 강한 Ellioti 소나무 종자를 100만명에게 배포하는 등 오래전부터 소나무를 통한 사회공헌활동을 벌이고 있다.
가코가와(Kakogawa) 공장에서는 톨로진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톨피치를 바이오매스 발전설비 연료로 이용하고 있으며 톨유 정류 플랜트, 바이오매스 발전설비를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탈탄소화에 기여할 방침이다. (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