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남아 운임 무려 2-6배 폭등 … 국경절 연휴 이후에도 물동량 증가
동남아시아는 해상운임 코스트가 급증하고 있다.
타이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글로벌 물류 정체에 영향을 미쳤던 미국 서해안 무역항 회복이 지연되며 선박 운영이 타격을 받고 있고 평상시 물류 단경기였던 중국 국경절 이후에도 수출입물량이 높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최근 물류 코스트가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 
동남아는 해상운임 상승 폭이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완만한 편이었으나 최근에는 코로나19 이전의 2-6배로 높은 수준을 나타내는 등 화학기업들의 코스트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타이 화학 메이저들은 2021년 상반기에 유럽‧미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실시했던 강력한 방역조치를 해제하고 경제활동을 재개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이 빠른 회복세를 나타냄으로써 3분기부터 수익성 개선 효과를 누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영 석유기업 PTT의 자회사 PTT Global Chemical은 올레핀 가동률이 91%, 폴리머는 104%를 기록했고 페놀(Phenol), BPA(Bisphenol-A)는 120%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물류 코스트 증가가 영업실적 개선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SCG(Siam Cement Group)는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물류비가 수익을 압박한 것으로 추정하고 당분간 물류비가 급등한 지역을 중심으로 출하를 연기하는 방식으로 판매 조정에 들어갔다.
해상운임 급등이 최근에도 계속되고 있고, 특히 2021년 하반기에는 동남아 역내를 연결하는 항로 운임 상승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타이를 출발해 인도네시아에 도착하는 40피트 컨테이너 운임은 1개당 2000-3000달러로 코로나19 이전 500달러에 비해 4-6배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주요 항구 가동률 저하와 컨테이너, 선복량 부족도 운임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북미 항로 중 대표적인 화물 반입장소인 로스앤젤레스 항구는 코로나19 여파로 항만 노동자 부족 문제가 고착화됐고 하역작업에 시간이 걸리면서 연안에 수십척의 컨테이너선이 정체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이 2021년 10월 로스앤젤레스항과 롱비치항 터미널 안에서 컨테이너가 일정일 이상 정체하면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으나 효과는 한정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에서 출발하거나 미국에 도착하는 컨테이너선에서 지연 혹은 평상시보다 긴 리드타임이 발생하면서 다른 지역을 오가는 선박들도 일정에 영향을 받고 있으며 싱가폴, 말레이에서도 체선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수요 회복으로 화학제품을 포함한 물동량이 증가하며 수급타이트 상황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타이는 2021년 11월 수출액이 7834억바트(약 26조80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화학제품 수출액은 PE(Polyethylene)가 전년동월대비 55%, PP(Polypropylene)는 56%, POM(Polyacetal)도 6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화학제품 거래가격이 상승한 상태에서 수출량 증가가 겹쳤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중국 국경절 연휴가 끝나는 10월 중순부터 크리스마스 성수기용 출하 효과가 약화돼 물동량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2021년에는 11월까지도 화학제품 물동량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사들은 컨테이너선 화물 적재공간이 부족하자 앞다투어 높은 가격을 부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연결하는 주요 항로는 예전에도 운임이 상승했으나, 비교적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낸 타이-일본 항로와 동남아 역내 항로들도 운임이 급등하기 시작하면서 최근에는 해상운임이 어디까지 상승할지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이 확산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공장 가동이 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하고 원료나 가공제품 등을 미리 확보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된다면 컨테이너 부족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