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멘티브 다운스트림 전환 기대 … 2022년 영업실적 만회도 기대
KCC(대표 정몽진·정재훈)가 실리콘(Silicone) 전방산업 공략에 주력한다.
KCC는 2019년 실리콘 세계 2위인 모멘티브(MPM: Momentive Performance Materials)를 인수했고 2021년 매출에서 실리콘 사업부문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리며 3년만에 건축자재 생산기업에서 실리콘 생산기업으로 거듭나는데 성공했다.
2020년 12월 그룹 내 실리콘 사업부문을 모두 모멘티브에게 양도하면서 수직계열화했고 지분율도 끌어올려 지배력을 강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모멘티브를 인수하기 이전인 2019년에는 매출액 3조3349억원 가운데 건축자재 부문이 1조3251억원으로 전체의 40%, 페인트 부문은 1조4690억원으로 44%에 달한 반면 실리콘 소재 부문은 2973억원으로 9%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0년 1월 모멘티브가 종속기업으로 편입되면서 매출비중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2020년 매출액이 5조836억원으로 급증한 가운데 실리콘 소재 부문이 3조6128억원으로 71%에 달한 반면 건축자재 부문은 8103억원으로 1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에는 매출액이 5조8749억원으로 전년대비 15.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827억원으로 185.9% 폭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실리콘(모멘티브) 사업부문 매출은 1-3분기 3조1835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리콘 사업부문은 2021년 4분기 영업이익이 400억원에 미치지 못했고 2022년 1분기에도 385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2년 4분기 모멘티브가 정기보수를 진행하면서 코스트가 추가됐고 메탈실리콘 등 원료가격 폭등이 겹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KCC는 영업실적 부진에도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KCC 관계자는 모멘티브 정기보수 비용과 관련해 “사업 전망이 밝다고 판단해 설비투자에 들어간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실리콘 시장은 미국 다우코닝(Dow Coring), 독일 바커(Wacker Chemie), KCC, 일본 신에츠케미칼(Shin-Etsu Chemical) 등이 업스트림부터 다운스트림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면서 주도하고 있다.
KCC는 모멘티브의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로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모멘티브는 기초실리콘 비중이 높은 편이었으나 KCC와 합병 이후 고부가 다운스트림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모멘티브는 2020년 여름부터 2년 동안 1500만달러를 투입해 미국 Waterford 공장의 실록산(Siloxane) 라인을 다운스트림 라인으로 변경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기초실리콘 매출비중을 2021년 기준 26%에서 18%로 낮출 계획이다.
KCC 관계자는 “기존 모멘티브는 B2C(Business to Consumer)와 B2B(Business to Business) 사업을 모두 영위했으나 현재는 B2C 중심의 건축용 실리콘 사업을 접고 B2B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멘티브는 전기자동차(EV) 수요 증가에 대응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실리콘은 전기자동차 경량화 뿐만 아니라 파워트레인에 적용되면 에너지 손실을 줄여 전력효율 개선에 기여할 수 있으며 내열성이 높고 접착력이 우수한 모멘티브 브랜드 Silcool은 전기자동차의 감열재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쓰이는 차세대 음극재로 실리콘이 꼽히고 있어 앞으로 활용 폭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멘티브는 전기자동차의 고하중을 버틸 수 있고 높은 복원력으로 연료 소비를 낮출 수 있는 실리카(Silica) 타이어 컴파운드용 커플링제 브랜드 NXT 실란도 개발했으며 내연자동차 대비 전기자동차의 실리콘 사용량이 3-4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리콘은 4차 산업혁명과 5G(5세대 이동통신)를 앞세운 디지털 전환 흐름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전기·전자제품의 열방출에 효과적인 방열소재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실리콘 시장을 주도하는 경쟁기업들이 헬스케어와 전기자동차에 집중하고 있어 전기·전자 분야는 모멘티브가 우위를 점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모멘티브는 전기자동차와 전기·전자용 실리콘 시장 성장률을 각각 연평균 8-9%, 4-5%로 잡고 있다.
KCC 관계자는 “기존 주력사업이었던 건축용 실란트 비중은 이제 크지 않다”며 “반도체, 태양광, 전기자동차, 헬스케어 등 실리콘 전방산업에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