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리실리콘·양극재 반사이익 기대 … 코스모화학은 시황 회복 무산
중국 쓰촨성(Sichuan)이 극심한 가뭄과 지진으로 전력 공급을 중단하면서 2차전지의 핵심원료인 리튬, 무기안료로 쓰이는 이산화티타늄(TiO2: Titanium Dioxide), 폴리실리콘(Polysilicon) 등 화학제품 생산 차질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쓰촨성을 비롯한 중국 일부 지역은 최근 섭씨 40도 이상의 폭염과 가뭄이 나타났고 사무실 및 주거지역의 에어컨 가동으로 전력망 부담이
가중되고 수력발전 감소로 전력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자 쓰촨성 정부는 2022년 8월15일부터 8월20일까지 산업용 전력 공급을 일부 차단했고 상황이 여의치 않자 8월25일까지 연장했다.
쓰촨성에는 화학제품 생산설비가 다수 분포하고 있으며 2차전지에 투입되는 리튬염 생산능력은 중국의 29%, 이산화티타늄은 22%를 차지해 수급타이트가 예상된다.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은 21만톤 이상으로 약 10일간의 가동중단으로 4750톤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리튬염 생산능력은 27만4200톤으로 1차 전력 공급 제한으로 생산이 중단되면서 8월에만 2800-3200톤 공급이 중단된 것으로 추산됐으나 전력 공급 제한 기한이 연장돼 생산 차질이 확대된 것으로 파악된다.
배터리 그레이드 탄산리튬 내수가격은 8월18일 톤당 48만1600위안으로 전주대비 0.21% 상승했고, 기준가격은 8월24일 46만6200위안으로 0.47% 올라 상승 폭이 확대되는 추세이다.
중국 관계자들은 배터리 그레이드 탄산리튬 가격이 단기적으로 49만위안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양극재 생산기업들은 쓰촨성의 전력 수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배터리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생산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전력 공급 제한이 장기화할 것 같지는 않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일부 관계자는 “탄산리튬 상승이 오히려 국내 배터리 3사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전기자동차(EV)용 배터리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등 3원계 하이니켈 양극재를 채용하고 있으며 탄산리튬 대신 수산화리튬을 주로 투입하는 반면, 가격 경쟁력으로 위협하고 있는 중국의 LFP(리튬·인산·철) 양극재는 탄산리튬 투입량이 NCM에 비해 5배 많아 LFP의 강점인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산화리튬은 47만5000위안으로 탄산리튬보다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으나 탄산리튬과 차이가 좁혀지고 있으며 쓰촨성 전력 공급 제한에도 가격 변동이 없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탄산리튬을 주로 칠레, 중국, 아르헨티나에서 수입하고 있다. 중국산 탄산리튬 수입량은 2022년 1-7월 기준 2135톤으로 전체의 7.5%에 불과했고 칠레산이 86.4%를 차지했다. 수산화리튬은 중국산 수입량이 3만245톤으로 전체 수입량의 78.5%에 달했다.
양극재 관계자는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 공급 차질이 우려되나 감산량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리튬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고 감산 예상치도 0.6%에 불과해 추세적 상승보다 소폭 상승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는 칠레 SQM, 오스트레일리아 등과 탄산리튬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LG화학,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양극재 생산기업 역시 그룹 차원에서 리튬 수급을 해결하거나 배터리 생산기업들과 손잡고 칠레, 오스트레일리아, 미국에서 탄산리튬 및 수산화리튬을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광 및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는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OCI 정우현 부회장은 “폴리실리콘 시장은 증설에도 웨이퍼 등 다운스트림 수요 해소에는 역부족”이라며 “강세 시황이 유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폴리실리콘은 중국산 공급량 감소로 수급타이트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태양광은 미국 및 유럽의 에너지 수급난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한화솔루션은 2022년 2분기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흑자로 전환했고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통과로 중국산 폴리실리콘을 배제할 수밖에 없어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우현 부회장은 “중국 외에 폴리실리콘 공급기업은 독일 바커(Wacker Chemie)와 OCI밖에 없다”며 “비중국산 선호도가 유지되는 한 폴리실리콘 시황 급락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력 공급 제한 이후 중국 폴리실리콘 가격은 톤당 29만3666위안으로 8월1일에 비해 3.6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이외 지역에서 거래되는 폴리실리콘 역시 kg당 39.5달러로 초강세를 형성했다.
이산화티타늄은 중국 내수가격이 하락하면서 코스모화학의 반사이익 기회가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산화티타늄 기준가격은 8월25일 톤당 1만5875위안을 형성했고 루타일(Rutile)형은 1만7500위안을 유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루타일형은 6월 2만616위안을 유지한 후 6월 말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약 2개월 만에 15.1% 급락했다. 폭염과 경기 위축으로 건축용 페인트 수요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Panzhihua Titanium은 루타일·아나타제(Anatase)형 이산화티타늄 공급가격을 내수는 톤당 500위안, 수출은 80달러 인상하는 서한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수요기업들이 재고를 소진하는 방법으로 방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모화학은 온산 3만6500톤 공장을 가동하면서 국내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2022년 상반기에는 수출비중이 내수판매의 1.4배에 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코스모화학은 중국의 이산화티타늄 생산 차질을 주시하고 있다. 관계자는 “쓰촨성의 전력 공급 차질이 장기화하면 코스모화학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하반기에는 경기침체로 재고를 소진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코스모화학은 루타일·아나타제형 등 다양한 그레이드와 고부가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크로노스(Kronos)로부터 생산기술을 이전받는 등 생산제품 믹스 개선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