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2021년 생산량 20.5% 급증
일본은 2021년 에폭시수지(Epoxy Resin) 생산량이 12만9863톤으로 전년대비 20.5%, 판매량은 12만2000톤으로 18.5%, 판매액은 717억1100만엔으로 28.5% 급증했다.
자동차 생산이 회복되면서 페인트용 수요가 되살아났고 DX(Digital Transformation) 열풍을 타고 컴퓨터 등 정보기기 수요 호조가 계속되면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던 2020년보다 큰 폭의 회복세를 나타냈다.
약 1년 동안 반도체 부족과 전자부품 부족 등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했으나 전자소재 분야의 에폭시수지 수요는 일관적으로 호조를 나타냈고 일본산 가격이 낮게 유지되면서 수입제품이 유입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져 자체 생산이 활발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2022년 들어서는 1-4월 생산량이 전년동기대비 2.3%, 판매량도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에폭시수지 생산기업들은 대부분 호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생산능력이 상한치에 가까울 정도로 풀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료가격이 급등하면서 2021년부터 2022년 사이 수차례에 걸쳐 판매가격을 인상함으로써 판매액이 14.4% 증가했기 때문이다.
BPA(Bisphenol-A)는 약세로 돌아섰으나 ECH(Epichlorohydrin)는 꾸준히 강세를 나타내고 있고 수송 코스트 급등 역시 판매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했다. 
에폭시수지 수출은 2021년 4만9994톤으로 20.8% 증가한 반면, 수입은 4만3787톤으로 1.3% 감소했다. 수입은 2022년 1-4월에도 3.7% 줄었다.
액상수지는 북미가격이 kg당 9달러, 유럽은 6달러를 형성한 반면, 아시아는 4달러, 일본은 더 낮게 형성됨으로써 에폭시수지 수출물량이 유럽‧미국에 몰리고 일본 시장에는 유입되지 않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호조를 나타냈던 수출도 2022년 1-4월에는 7.0% 감소했다. 2021년 1-4월 29.1% 급증한데 따른 반동의 영향이 일부 작용했으나 코로나19로 중국이 봉쇄조치를 시행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어 2022년 전체적으로는 수출이 호조를 나타낼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다만, 우크라이나 정세나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조치 영향으로 세계경제가 침체될 가능성이 있어 수출 호조를 단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수제품 중심 신증설 움직임 가속화
일본의 에폭시수지 생산기업들은 프린트기판, 봉지재용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신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나 전자부품이 더 얇고 가볍고 짧고 작아지면서 에폭시수지 수요가 증가하지 않고 감소세로 전환되고 있으나 신증설을 멈추지 않고 있다.
미츠비시케미칼(MCC: Mitsubishi Chemical) 그룹은 2023년 4월 기타큐슈(Kitakyushu)에서 신규 플랜트를 가동하고, 일본화약(Nippon Kayaku)은 2025년까지 야마구치(Yamaguchi)에 신규 플랜트를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미츠비시케미칼 그룹은 BPA형 고체 에폭시수지 일부는 2024년 말까지만 생산하고 가동을 중단할 방침이다.
일본기업들은 2010년대 중반 범용제품 생산에서 철수하는 등 특수제품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DIC, 5G 통신용에 반도체·페인트용 호조
DIC는 에폭시수지 브랜드 Epiclon을 공급하고 있다.
Epiclon은 뛰어난 접착성, 내식성, 내열성 등을 통해 페인트, 전지·전자, 토목‧건설, 접착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며 범용 타입부터 특수 타입까지 라인업이 다양한 편이다.
특히, 첨단 전자소재 분야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봉지재, 프린트 기판 관련 차세대 니즈에 대한 대응 능력이 뛰어나며 CFRP(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 등 복합소재용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유전특성이 우수한 경화제 HPC-8000 시리즈를 휴대전화 기지국이나 서버 회로기판용으로 공급하며 호조를 누리고 있다. 특히, 메인 그레이드인 HP-8000-65T는 저유전‧저흡습 활성 에스터 수지로 기존 에폭시수지 경화물로는 실현할 수 없던 저유전 특성을 갖추었고 내열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프린트기판 뿐만 아니라 봉지재도 저유전 특성이 요구되면서 활성 에스터 기술을 이용한 개발제품 EXB-8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활성 에스터 수지의 특징을 살려 응용함으로써 커스텀제품을 포함해 라인업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고도의 난연성과 고내열성이 특징인 나프탈렌(Naphthalene)형 고기능 에폭시수지 HP-6000 시리즈도 온도에 대한 체적변화율이 작아 반도체 패키지 기판 등 특수 분야에서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수성 페인트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설정하고 있다. 1액형 H-500 시리즈 라인업을 확충하며 다양한 공업용 페인트로 채용실적을 늘리고 있으며 수지 개발과 함께 광범위한 용도에 대응한 페인트로 대체 제안하고 있다.
폴리머기술센터를 활용해 중국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신제품 개발 및 기술 서비스 제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MCC, 범용 벗어나 특수화 전략으로 전환
미츠비시케미칼 그룹은 시장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서플라이체인 최적화 등 고부가가치 지향 노선을 강화하고 지속가능성, 순환경제 등 사회적 과제에 기여하는 특수화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에폭시수지 사업부는 공격‧수비형 설비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공격형 설비투자는 그룹기업인 신료(Shinryo)를 통해 신규 플랜트를 건설한다. 반도체 봉지재와 전자소재용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2023년 4월 가동할 예정이다. 생산능력은 약 30%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생산라인을 추가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수비형 설비투자는 현재 에폭시수지를 생산하고 있는 요카이치(Yokkaichi)의 미에(Mie) 공장이 최초 상업가동으로부터 60년 정도 지나 리노베이션 등 개선‧개량작업을 실시한다.
신제품 개발은 프린트 기판과 봉지재 등 고도의 특성 요구에 대응함과 동시에 바이오매스 원료를 활용한 에폭시 생산, BPA 프리를 추진하고 있다.
차세대 고속통신 기판용 저유전 소재인 저분자형 YX7760은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구조 중에 불소를 배합해 내열성을 높이고 투명성이 뛰어난 특징이며, 페녹시 수준의 저유전율/저유전정접을 자랑하는 고분자형 YX7891T30도 본격 채용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폭시로 최고의 저유전정접을 실현한 중분자형도 특성을 더욱 살릴 수 있는 배합방법을 포함해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열가소성‧신축성이 우수한 YX7105와 YX7110, 고무 탄성을 가진 YX7400N은 적층판 응력 완화에 효과가 있어 채용이 늘어나고 있다.
염소량을 낮추고자 하는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접착제용에서는 저염소‧저점도 수첨 에폭시수지 YX8000D, 봉지재용으로는 함유 염소량을 표준제품의 절반 이하로 낮춘 YX400YH를 공급하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NSCM, 일본 고부가화에 범용은 국도화학 밀어주기
NSCM(Nippon Steel Chemical & Material)은 2022년 4월 생산제품별 조직에서 수요분야별 조직으로 재편했다. 시장을 넓게 파악함으로써 성장시장에서 수요기업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개발과 기술 시너지 심화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폭시 사업부는 특수 회로기판 소재를 생산하는 기능소재사업부와 통합해 기능수지‧기판소재 사업부로 재편했다. 틀에 얽매이지 않고 수요기업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개발을 지향할 계획이다.
NSCM은 2010년 4월 자회사로 일본의 에폭시수지 시장을 개척했던 도토카세이(Tohto Kasei)를 분사형 흡수분할로 통합했다.
생산기지는 NSCM의 에폭시수지 생산기지인 고베(Kobe), 치바(Chiba), 미타(Mita) 3곳이고 국도화학에도 출자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생산품목을 특수제품으로 전환하면서 국도화학에게 위탁생산하는 품목을 늘리고 있다. 국도화학은 세계 최대 생산능력인 90만톤 플랜트를 가동하고 있다.
페인트, 인프라용 공업소재 생산설비는 주로 도토카세이 시절에 건설해 50년 이상이 지났으나 전자소재용에 비해 적극적인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국도화학과의 연계 강화를 포함해 근본적인 생산체제 재구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생산전략은 5G 기지국용, 서버용 회로기판 용도에서 고주파 특성이 뛰어난 신제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첨단 패키지 기판용 저유전정접 에폭시수지는 데이터센터에 적합하고 수요기업들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수요증가 추세에 맞추어 대규모 신증설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2025년까지 상세 투자계획을 결정한다.
자동차 기판용으로 새롭게 개발한 내열성 에폭시수지는 유리전이온도(Tg)가 섭씨 20-30도로 높은 것이 특징이며 수요 증가가 기대됨에 따라 생산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에폭시수지로는 충족시킬 수 없는 수준의 고주파 특성을 요구하는 첨단 회로기판용 비닐수지는 2022-2023년 양산할 예정이다. 여러 기판 생산기업이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