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르웨이, 세계 최초로 글로벌화 … 페트로나스, 한국·일본과 적극 협력
노르웨이가 세계 최초로 국경을 넘는 이산화탄소(CO2) 포집‧저장(CCS) 프로젝트를 공식화해 주목된다.
노르웨이는 유럽 전역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겠다는 구상 아래 첫번째 프로젝트로 글로벌 비료 메이저 Yara의 네덜란드 공장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노르웨이 서쪽 오이가든(Oygarden) 소재 전용 터미널까지 수송하고 100km 떨어진 해저저장시설까지 옮긴 다음 해저 2600m 아래 저류층에 압입할 계획이다.
노르웨이 정부가 전체 프로젝트 자금의 80%를 지원하며 이산화탄소 수송 및 저장을 담당하는 Equinor, 쉘(Shell), 토탈에너지(Total Energies)의 합작기업 Northern Lights가 최근 Yara와 상업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초까지 네덜란드에서 이산화탄소 80만톤을 포집해 압축‧액화하고 Northern Lights에 저장하며 Yara가 CCS 기술을 이용해 청정 암모니아(Ammonia)를 공급할 방침이다.
Northern Lights 프로젝트는 노르웨이의 발전소, 시멘트 공장 등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단계부터 시작됐고 이후 Yara 공장에서도 포집하게 되면서 1단계 목표로 설정했던 저장능력 150만톤을 전부 채우게 돼 수요 증가 폭에 맞추어 저장능력을 500만톤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국경을 넘는 이산화탄소 수송은 폐기물을 발생시켜 해양오염을 가속화할 수 있어 런던의정서에서 금지됐으나 2009년 해저 저장을 목표로 한 수출은 가능하게 개정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비준국 수가 발효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고 2019년에야 노르웨이와 네덜란드가 개정안의 잠정적 적용에 합의하면서 국제적인 CCS 도입의 길이 열리게 됐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역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CCS 기술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지역이 한정돼 있어 공통 이익 프로젝트(PCI)로 Northern Lights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고 석유화학산업 집적지인 벨기에 앤트워프(Antwerp) 항에서 진행되고 있는 CCS 프로젝트 Anwerp@C에서도 Northern Light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공장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네덜란드 로테르담(Rotterdam)까지 파이프라인으로 옮기거나 액화시켜 노르웨이와 영국의 저장장소까지 수송하는 프로젝트로 현재 1800만톤에 달하는 역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절반 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CS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는 아시아에서는 SK에너지, SK어스온,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롯데케미칼, GS에너지 등 국내기업 6사가 2022년 8월 국내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말레이지아에서 저장하기 위해 페트로나스(Petronas)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산화탄소 포집부터 수송, 저장까지 일관된 아시아 최초의 CCS 프로젝트로 국내 산업단지 등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말레이지아로 수송한 후 저장할 수 있는 밸류체인을 함께 구축할 방침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이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롯데케미칼, GS에너지, SK에너지는 이산화탄소 포집 및 집적을 담당하고, 이산화탄소 수송은 삼성중공업이 맡는다. SK어스온과 페트로나스는 이산화탄소 저장에 적합한 장소를 물색해 선정하며 공동 운영할 예정이다.
6사는 국내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기 위한 충분한 공간이 없는 만큼 해외에서 저장할 곳을 찾아야 하고 저장능력이나 수송 편의성을 고려할 때 말레이지아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한국 정부는 파리협정 비준국이 제출하는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에서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감축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으며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포집‧저장‧이용(CCUS) 등의 기술을 활용하고 해외의 이산화탄소 감축 사업을 활용해야 달성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7월 JGC, Kawasaki Kisen Kaisha가 1월부터 일본 석유자원개발(JAPEX)이 페트로나스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CCS 공동 스터디에 참여 의사를 표명했고, 2월에는 Mitsui O.S.K. Lines이 페트로나스와 CCS용 액화이산화탄소(LCO2) 해상수송 관련사업 개발과 공동 검토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CCS는 고갈된 가스전을 이산화탄소 저장에 사용하는 방법과 원유 증진회수(FOR)로 유전에 압력을 가하기 위한 가스로 이산화탄소를 이용하며 땅속에 그대로 묻는 방법이 대표적이어서 산유국인 말레이지아가 아시아의 CCS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페트로나스는 엑손모빌(ExxonMobil), 쉘(Shell)과도 CCS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CCS 개발에 석유‧가스 개발 기술이 도움이 되기 때문에 탈탄소 트렌드와 함께 페트로나스 이외의 정유기업들도 CCS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