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성고무는 특수제품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경제가 회복됨에 따라 고무호스‧벨트 등 공업용품용 수요가 증가함과 동시에 중고 자동차 시장 확대의 영향으로 자동차 보수용이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합성고무 생산기업들은 연료‧원료 및 수송 코스트 상승으로 수익이 악화되고 있다.
광범위한 산업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특수 합성고무는 대체재가 없는 용도도 있어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공급가격 인상을 통한 수익 개선이 선결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연료‧원료 가격 및 물류코스트 상승의 영향으로 수익이 크게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유, 나프타(Naphtha), 석탄 등 연료‧원료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일제히 급등했으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물류난, 수송코스트 상승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요 증가에 잇따른 불가항력으로 수급타이트
일본은 2021년 하반기부터 고무제품 수요가 급속히 회복되면서 특수 합성고무 수급이 타이트해지고 있다.
일본 고무공업협회에 따르면, 2021년 고무제품 수요는 벨트가 13.5%, 호스가 11.7%, 공업용품이 8.3%, 의료용품이 1.9% 증가했다.
자동차는 2021년 반도체 공급부족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신규 자동차 생산대수가 크게 감소했으나 중고 자동차 시장이 활황을 이루면서 보수용 타이어 및 고무부품 수요 증가를 견인했다.
이에 따라 합성고무는 NBR(Nitrile Butadiene Rubber), CR(Chloroprene Rubber) 등 특수제품 수요가 회복세를 나타냈다.
NBR은 내유성, 내열성, 내마모성이 뛰어나고 드라이 그레이드와 라텍스 그레이드로 분류되며 자동차용은 부품 생산기업들이 자동차 생산 회복에 대비해 안정공급을 위한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수요가 증가했다.
라텍스 그레이드는 주로 의료용 장갑에 투입되고 있으며 중국이 검사‧검진용 저가제품 생산을 확대함에 따라 공급부족이 발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국기업들도 수요가 많은 의료용 라텍스 생산으로 전환해 드라이 그레이드 수급타이트를 유발하고 있다.
CR은 내열성, 내후성, 기계적 강도, 내약품성, 내한성, 내유성 등 성능 밸런스가 우수한 합성고무로 벨트, 호스, 접착제 등 공업용품, 건설기계 및 농업기계 부품용 수요 비중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드라이 그레이드는 2020년 후반부터 수요가 급속도로 회복됐으며 자동차용은 NBR과 마찬가지로 재고 확보용과 보수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라텍스 그레이드는 주로 검사‧검진용 장갑에 투입되고 있다. 의료용 장갑은 코로나19에 따른 특수가 진정되고 있으나 앞으로도 감염 예방을 위한 수요가 계속 증가해 CR 라텍스 수요 호조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CR은 글로벌 시장이 26만-27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2021년에는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생산기업들의 불가항력 선언이 잇따른 영향으로 수급이 타이트했다.
네덜란드 아란세오(Arlanseo)는 공업단지에서 사고가 발생해 불가항력을 선언했고, 미국 DPE는 2월 대한파, 8월 허리케인으로 전력 공급이 중단됨에 따라 불가항력 선언이 불가피했다.
EPDM(Ethylene Propylene Diene Monomer)도 대한파와 허리케인의 영향을 받아 엑손모빌(ExxonMobil), 다우케미칼(Dow Chemical) 등이 불가항력을 선언한 후 세계적으로 공급부족이 확대된 것으로 파악된다.
2022년에는 반도체 공급부족, 중국의 도시봉쇄 등 불안정한 요인이 산재한 가운데 미국, 신흥국이 인프라 투자를 확대함에 따라 비자동차 분야에서 건설기계 부품용을 중심으로 수요 회복이 가속화되고 있다.
덴카, 전동자동차 중심으로 신규수요 개척
덴카(Denka)는 CR을 중심으로 EVA(Ethylene Vinyl Acetate), 아크릴산에스테르(Ester Acrylate) 공중합체 등 특수 합성고무를 투입해 신규수요를 개척하고 있는 가운데 전기자동차(EV) 등 자동차 분야에서 메가 트렌드에 대응한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Denka Chloroprene 브랜드로 공급하고 있는 CR은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40%에 달하고 있으며 자동차, 건설‧농업기계부터 의료용 장갑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를 대상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자동차용은 중고 자동차 시장 활황으로 보수부품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휘발유자동차 부품용 공급을 확대함과 동시에 전기자동차를 포함한 전동자동차(xEV) 분야에서 신규수요 창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주행 중 충격을 완화하는 에어서스펜션에서 차량을 지탱하는 공기스프링용이 대표적이며, 장거리를 주행하는 트럭이나 버스, 고급 승용차에 탑재되는 에어서스펜션은 차체 중량 증가로 매끄러운 주행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채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VA‧아크릴산에스테르 공중합체는 Denka ER 브랜드로 공급하고 있으며 자동차 및 비자동차 분야에서 경쟁 소재인 미국 듀폰(DuPont)의 Vamac을 대체하는 수요 확보를 적극화하고 있다.
Vamac은 에틸렌‧아크릴 엘라스토머(Ethylene Acrylic Elastomer)로 자동차부품용 수요 증가에 따라 수급이 타이트해지고 있는 가운데 듀폰(DuPont)이 Vamac을 포함한 합성고무 사업 매각 방침을 발표함에 따라 공급부족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덴카는 Vamac 수요처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고기능성 엘라스토머 브랜드 Evolmer는 기계적 강도, 내유성, 내마모성, 내피로성이 뛰어난 특징을 바탕으로 자동차, 건설기계, 전기‧전자, 철강 시장에서 NBR 대체수요를 개척해 Denka Chloroprene, Denka ER을 잇는 주요 수익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제온, HNBR 생산능력 1만톤으로 확대
제온(Zeon)은 특수 합성고무 공급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자동차, 건설기계용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HNBR(Hydrogenated NBR) 생산능력을 확대해 공급을 안정화하고 있으며 2022년 4월에는 나고야(Nagoya) 공장에 탄소중립, 차세대 모빌리티 등 거시적인 관점의 니즈에 대응할 수 있는 마케팅 사원을 충원해 신규 용도를 개척하고 있다.
제온은 SBR(Styrene Butadiene Rubber)을 포함한 합성고무를 공급하고 있으며 NBR, HNBR, 아크릴고무 등 특수제품은 자동차용을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내유성이 높은 니트릴고무를 수소화한 HNBR 브랜드 Zetpol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보틀넥 해소를 통해 생산능력 확대를 결정했다.
HNBR은 주력인 자동차부품용을 중심으로 석유 굴착에 사용하는 리그 등 건설기계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유럽기업 공급이 불안정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제온은 2023년 가동을 목표로 다카오카(Takaoka) 공장 생산능력을 약 1만톤으로 10% 확대할 계획이고 추가 증설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에는 고무와 라텍스 사업부문을 엘라스토머사업부로 통합함으로써 생산‧판매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온은 도쿠야마, 가와사키, 다카오카에 합성고무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판매호조 상품, 니즈가 높은 상품으로 분류해 생산을 집중시키는 등 유효 활용을 추진하고 있다.
도소, 생산능력 확대에 차별화 전략 주력
도소(Tosoh)는 합성고무 생산능력 확대 및 차별화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CR은 글로벌 수급타이트가 계속됨에 따라 안정공급을 목표로 증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다른 소재와 복합화하는 등 차별제품 개발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에서 유일하게 도소만 공급하고 있는 CSM(Chlorosulfonated Polyethylene)은 유럽, 미국에서 공업용품용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해외시장 개척을 적극화하고 있다.
CR 브랜드 Skyprene은 벨트, 호스 등 공업용 고무제품, 자동차부품, 접착제, 고무장갑 등 다양한 분야에 채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영향에서 벗어나 글로벌 수요가 회복되면서 공급 트러블의 영향으로 수급타이트가 심화되고 있다.
도소는 2021년 10월 난요(Nanyo) 플랜트의 보틀넥을 해소함으로써 CR 생산능력을 3만7000톤으로 확대했으며 대폭적인 수요 증가에 따라 풀가동을 계속하고 있어 약 50%를 추가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차별제품은 CNF(Cellulose Nano Fiber)와의 복합소재가 주목받고 있다.
CNF는 강철보다 강하고 가벼운 소재로 수지와의 복합소재에 대한 응용이 기대되고 있어 반도케미칼(Bando Chemical)과 함께 CNF가 균일하게 분산된 CR 복합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저연비에 대응하는 이륜차 벨트용 등을 타깃으로 실험실 수준에서 복합화에 성공했고 이어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 지원사업인 탄소순환형 사회 형성에 기여하는 CNF 관련기술 개발 프로젝트에도 선정됐다.
CSM 브랜드 TOSO-CSM은 내열성, 내유성 등이 뛰어난 특수 합성고무로 공업용품을 중심으로 유럽, 미국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도소는 합성고무 생산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하이엔드(High-end) 그레이드를 공급하고 있으며 다른 소재를 대체하는 등 신규수요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사카소다, 초고내열성 아크릴고무 개발
오사카소다(Osaka Soda)는 ECO(Epichlorohydrin Rubber), 아크릴고무 등 특수 합성고무 사업의 글로벌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인 ECO는 내열성, 내유성, 저온유연성이 뛰어나 자동차부품을 중심으로 사무기기 등에 투입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자동차에 대한 환경규제 강화의 영향으로 다른 고무를 대체하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안정적인 수요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아크릴고무는 섭씨 150-180도에 달하는 내열성에 내유성도 뛰어나 터보차저 호스, 개스킷, 실링부품 등 엄격한 조건에 사용되는 자동차부품에 채용되고 있다. 기본 그레이드 외에 저온성을 개량한 초내한성 그레이드를 라인업하고 있으며 초고내열성 그레이드를 개발해 수요처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운스트림 확대의 일환으로 고무 컴파운드를 생산하는 그룹사 닛토카코(Nitto Kako), INB플래닝(INB Planning)과 제휴해 ECO, 아크릴고무를 이용한 컴파운드 제안활동을 추진하는 등 컴파운드 사업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2022년에는 ECO 및 아크릴고무 공급을 확대하고 새롭게 초고내열성 고무를 출시할 계획이다. (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