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학기업들이 탄소중립 달성 방안의 하나로 이산화탄소(CO2) 포집 실증을 적극화하고 있다.
아직까지 포집 기술이 상업화되지 않고 있으나 일본을 중심으로 이산화탄소를 분리‧포집하는 시스템에서 실제 가스를 사용해 성능을 실험하는 단계에 와 있다.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는 이산화탄소를 선택적으로 흡착할 수 있는 제올라이트(Zeolite)를 흡착 소재로 사용해 가축 분뇨, 음식 쓰레기 발효로 얻은 바이오가스를 정제하는 사업을 2027년까지 개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증실험 대상은 바이오가스 등 비교적 소규모 플랜트에 적합한 고정상 VSA(진공 스윙 흡착) 방식으로 벤치 플랜트 설치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2022년 도입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에 포함된 불순물을 제거하는 전처리 설비부터 이산화탄소 분리‧포집까지 일관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으로 자재‧부품 부족에 따른 공사 지연이 계속되고 있어 가동은 2023년경 가능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 바이오 가스 활용 상업화
아사히카세이가 개발하고 있는 이산화탄소 분리‧포집 시스템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K-GIS형 제올라이트를 흡착 소재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K-GIS형 제올라이트는 원통형 구조에 들어맞는 이산화탄소를 물리적으로 흡착하고 크기나 형태가 다른 메탄, 질소 등 분자는 분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력발전이나 공장에서 배출된 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분리‧포집할 때 주로 사용하는 아민흡수액(아민화합물을 활용한 화학적 흡착)에 비해 이산화탄소 흡‧탈착에 필요한 에너지 소비량을 약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이산화탄소 포집기술은 선진국들이 일제히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각광받고 있으며 2050년까지 글로벌 시장이 45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사히카세이는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바이오가스 보급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바이오가스 분야를 주목하고 있다.
EU는 재생에너지 지령 개정을 통해 식량과 경쟁하지 않는 자원으로 만드는 선진형 바이오연료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바이오 메탄(Methane) 분야에서는 가축 분뇨, 음식 쓰레기 등을 원료로 만든 연료를 선진형 바이오연료로 지정하고 있다.
바이오가스 중 30-40% 정도 포함된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바이오 메탄은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배출량을 상회하는 카본 네거티브 실현에 기여할 수 있어 이산화탄소 배출량 거래 관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가스 정제설비 시장은 2025년까지 형성돼 2030년에는 독일 시장만 3500억원, EU 전체는 2조원에 달하는 거대 경제권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사히카세이는 일본에서 성능 검증을 거친 다음 유럽에서 대형 실증실험을 진행하고 2027년경 사업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분리‧포집 시스템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화학제품을 제조하는 CO2 케미스트리 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포집부터 원료로 이용하기까지 시스템, 가동, 유지보수, 컨설팅을 종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기술을 확립할 예정이다.
이산화탄소 분리‧포집 시스템으로 화력발전소와 공장 등 대규모 플랜트용 순환유동상 TSA(온도 스윙 흡착) 방식 시스템 역시 개발하고 있다. 고정상 VSA 실용화부터 진행한 다음 2028-2030년경 순환유동상 TSA 사업화를 위한 실증실험을 진행할 게획이다.
치요다, 가스화력발전용으로 실증실험
치요다(Chiyoda)는 가스화력 발전소의 배기가스에 적합한 이산화탄소 포집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치요다는 일본 정부의 그린 이노베이션(GI) 기금 지원을 받아 지구환경산업기술연구기구(RITE), JERA와 공동으로 신규 고체 흡수 소재를 사용한 저농도 이산화탄소 포집 시스템 개발‧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2030년경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개발 기술을 LNG(액화천연가스) 플랜트의 가스터빈 배기가스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치요다는 LNG 원료용 천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을 실용화한 바 있어 신기술까지 추가함으로써 LNG 밸류체인 전체에서 저탄소‧탈탄소화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석탄화력발전의 배기가스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는 농도가 13-14%로 높은 편이고 아민액을 사용한 화학흡수법으로 포집하는 기술은 이미 실용화돼 있다.
반면, 가스터빈 배기가스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3-4% 정도에 불과해 기존 방법으로 포집하면 코스트 부담이 막대한 것으로 판단된다.
가스화력 발전은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산화탄소를 효율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그린 이노베이션 기금 사업에서는 RITE가 고체 흡수 소재 및 양산방법을 개발하고, 치요다는 프로세스 개발과 상업설비 설계를 담당하며, JERA는 화력 발전소에서 실증실험을 진행한다.
고체 흡수 소재는 아민화합물을 다공질 소재에 함유시킨 것이며 고체흡수법은 재생온도가 섭씨 120도인 화학흡수법과 달리 재생온도를 60도로 낮출 수 있어 소비 에너지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강점이 평가되고 있다.
화학흡수법처럼 아민 탱크가 필요한 것도 아니어서 설치 면적도 크게 줄일 수 있다.
GI 프로젝트는 고체흡수법의 포집 코스트를 톤당 2000엔대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산화탄소 이용 프로세스와 연계한 실증실험도 진행할 계획이다. 화학흡수법의 이산화탄소 포집 코스트는 톤당 7000엔에 달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발전 코스트가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전력중앙연구소에 따르면, 천연가스를 LNG로 수송해 가스터빈에서 연소한 후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CCS)하는 편이 천연가스나 석탄에서 CCS와 조합해 액화수소, 암모니아(Ammonia)를 제조‧수송한 다음 발전연료로 사용하는 것보다 발전 코스트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치요다는 LNG 플랜트 건설실적이 세계 최고수준이며 앞으로 LNG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밸류체인 전체의 저탄소‧탈탄소화를 통해 천연가스의 환경적 가치 향상에 나설 계획이다.
카타르에서 진행하고 있는 LNG 건설 프로젝트에서는 원료용 천연가스에서 이산화탄소 등을 제거하는 산성가스 제거장치(AGR) 등을 설치함으로써 이산화탄소를 25% 정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실용화할 포집기술은 LNG 플랜트의 가스터빈 배기가스에 적용하고 LNG 공급, 수요 모든 면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