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화학기업 영업이익 하향 조정 … EUV‧실리콘웨이퍼만 호조
반도체 경기가 불황으로 돌아서면서 반도체 소재 시장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소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화학기업들은 반도체 소재 수요 감소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쇼와덴코(Showa Denko)는 2022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전년대비 35.7% 급감한 560억엔으로 직전 전망치에 비해 280억엔 하향 조정했다.
영업이익 하향조정 폭은 반도체‧전자 소재가 150억엔으로 가장 컸고, 특히 반도체 후공정 소재 수요 침체를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후공정 소재 사업은 4분기 영업이익이 52억엔으로 전년동기대비 60.0% 격감한 것으로 추정되고 2023년 상반기까지도 수익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 역시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전체 사업부문의 코어 영업이익 전망치를 1400억엔으로 유지하면서도 반도체 소재 등 ICT 솔루션 사업부문 코어 영업이익은 기존 전망치보다 50억엔 줄어든 315억엔으로 하향 조정했다.
최첨단 반도체 제조기술인 EUV(극자외선) 노광공정에 사용되는 방진커버 EUV 페리클 판매가 호조를 나타내고 있으나 반도체 제조공정용 테이프인 이크로스 테이프 사업이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수요 회복은 2024년 이후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MGC(Mitsubishi Gas Chemical)는 2022회계연도 영업이익이 600억엔으로 8.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반도체 제조공정에 투입되는 화학약품과 반도체 패키지 기판 소재 판매량이 감소세를 나타내며 25억엔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토보(Nitto Boseki)는 하반기 들어 반도체 패키지 기판용 특수유리 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한 영향으로 2022회계연도 영업이익 전망치를 21억엔 하향 조정함으로써 52억엔으로 28.0%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흑자를 기대했던 화학기업들도 잇달아 전망치 조정에 나섰다.
다이요홀딩스(Taiyo Holdings)는 실리콘(Silicone) 사업에서 스마트폰 용도를 중심으로 소비를 견인해온 중국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에 나섬으로써 수요 둔화를 우려하고 있다. 최근 제로코로나 정책을 폐기했으나 확진자가 폭증함으로써 2023년 상반기까지는 수요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EUV 분야는 수익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야(HOYA)는 반도체 회로 전사에 사용하는 포토마스크 원료 EUV 마스크 블랭크 판매 증가에 기대를 걸고 있으며, EUV 마스크 블랭크를 생산하는 AGC 역시 최근 수요기업의 재고 조정 영향이 일부 있으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2023년 이후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JSR은 2022년 4-9월 반도체 회로 성형용 EUV 레지스트 판매량이 60.0% 급증했고 반도체 소재 매출액이 29.0%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아데카(ADEKA)는 EUV 등 첨단 포토레지스트 원료인 광산발생제 판매가 4-9월 호조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023년 4월부터 수요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 아래 영업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거나 낙관하지는 않고 있다.
실리콘 웨이퍼 수요 역시 여전히 호조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섬코(SUMCO)는 컴퓨터, 스마트폰용 실리콘 웨이퍼 생산을 조정하고 있으나 자동차용이나 데이터센터용 수요는 꾸준해 풀가동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신에츠케미칼(Shin-Etsu Chemical)은 반도체 기기 시장이 조정국면을 맞은 것은 인정하면서도 다른 실리콘 웨이퍼 생산기업들의 증설여력이 제한적이고 앞으로도 반도체 기기 성능이 고도화되면서 웨이퍼 사용량이 급증해 재고가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소재 생산기업들은 미국-중국 무역마찰에도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며 일부는 신증설 투자를 백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소재 시장은 앞으로도 수요 변화와 함께 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