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프로락탐 수요 위축에 중국산 유입 … 우베, 2024년 생산 감축
카프로(대표 권용대)는 6월에도 카프로락탐(Caprolactam) 생산 재개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카프로락탐을 생산하고 있는 카프로는 2023년 4월7일 나일론(Nylon) 6의 원료인 카프로락탐과 황산암모늄(Ammonium Sulfate) 공장 가동을 모두 중단했으며 영업 중단이 우려되고 있다.
카프로는 울산공장 정기보수를 위해 4월7일 가동을 중단했고 6월 말 재가동할 예정이나 가동중단 기간에 기존 재고물량을 전량 소진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고 시장에서는 3개월 동안 공장을 가동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 수요기업들은 이전부터 경영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장 가동을 재개하지 않는 이유로 경영악화를 주목하고 있으며 실제로 국내 수요기업이 신규 거래처를 찾기 위해 해외 카프로락탐 생산기업과 접촉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카프로는 국내 유일의 카프로락탐 생산기업으로 전성기에는 3개 라인 총 27만톤 설비를 풀가동해 대주주인 효성티앤씨와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국내 나일론 생산기업 수요에 대응했다.
하지만, 중국이 카프로락탐 생산능력을 크게 확대하고 일본도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 철수, 우베(UBE)의 생산능력 축소 등 불안한 시장 환경이 이어지고 있어 다운스트림인 나일론 사업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카프로는 경영이 악화했고 주가도 한때 최저가인 610원까지 폭락한 바 있다.
2023년 초 2000원대, 5000원대를 기록했던 2021년과 비교하면 하락폭이 현저해 최대 주주인 효성티앤씨가 주식을 매각했고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최대 주주 자리를 이어받았으나 코오롱인더스트리도 카프로 주식 보유목적을 경영참여에서 단순투자로 변경했다.
카프로는 생산능력 6만톤의 2개 라인과 15만톤 1개 라인을 갖추고 있으나 6만톤 1개 라인은 약 10년 전부터 가동하지 않고 있고 2022년부터는 주로 15만톤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15만톤을 전량 판매하기 위해서는 수출이 필요하고 병산되는 수소 제조코스트가 상승해 2022년 초가을부터는 내수용 및 수소를 생산하지 않는 6만톤 공장을 중심으로 가동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카프로락탐과 함께 다운스트림 생산능력을 속속 확대하고 남아도는 나일론을 수출하는 사태로 발전해 6만톤을 소화하기에도 역부족인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의 나일론 수출은 2022년 1-2월 4만1000톤에서 2023년 1-2월 9만톤으로 2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은 인디아 다음으로 나일론을 많이 수입해 카프로락탐 수요가 크게 위축되고 있으며 시장에서 거래되는 카프로락탐도 중국산과 중국을 경유해 들어오는 러시아산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카프로는 수소를 신규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만톤 라인 가동중단으로 발생한 잉여 수소를 국내 최대 수소충전소 운영기업과 수소 관련기업에게 공급하고 2023년 말까지 울산에 수소 판매센터를 완공해 운영할 방침이다. 카프로의 수소 생산능력은 시간당 4만노멀입방미터로 국내 최대로 평가된다.
한편, 일본은 카프로락탐 수급 불안정에 따라 스미토모케미칼이 철수했고, 우베는 생산능력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우베는 야마구치현(Yamaguchi) 우베(Ube) 소재 우베케미칼(Ube Chemical) 공장의 카프로락탐 생산력을 9만톤에서 5만4000톤으로 약 40% 감축할 계획이다. 2024년 정기보수 때 공사를 진행하며 여름부터 5만4000톤 체제로 가동한다.
우베는 2022년 5월 카프로락탐 생산 감축 및 암모니아(Ammonia) 생산 중단 검토를 발표한 바 있으며, 암모니아는 2030년 생산을 감축 또는 중단한다.
우베케미칼 공장에서는 카프로락탐 전용설비 2라인 외에 나일론(Nylon) 12 원료인 라우로락탐(Laurolactam)도 병산하고 있다.
원래는 전용설비 1라인 또는 2라인 가동을 중단할 방침이었으나 라우로락탐 설비는 유지하고 2라인 공정의 일부를 중단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설비가 복잡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우베는 2022년 5월 생산능력을 1만5000톤으로 대폭 감축하는 방안을 제기했으나 실제 감축폭은 비교적 크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윤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