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지아 페낭(Penang)이 반도체 산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페낭은 인텔(Intel), 보쉬(Bosch), AMD(Advanced Micro Devices), 르네사스(Renesas Electronics) 등 반도체 공급기업이 모여 있어 동양의 실리콘밸리로 불린다.
반도체 제조장치 분야는 일본 도쿄일렉트론(Tokyo Electron), 패키지 기판 및 프린트 기판 관련은 이비덴(Ibiden)과 타이완 Elna PCB, 표면처리약품은 JCU 등 업스트림부터 다운스트림까지 서플라이 체인을 형성하고 있다.
페낭은 BCP(사업계속계획) 관점과 미국·중국 갈등의 영향 때문에 중국 생산제품을 이관하려는 해외자본 및 글로벌기업의 투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보통 페낭섬과 맞은편 해안을 포함하는 페낭주와 인접한 케다주(Kedah)를 페낭 지역이라고 부르며 페낭섬은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섬 절반이 산업 영역으로 이루어져 있고 건너편 해안이 있는 말레이 반도 쪽과 반도 쪽에 인접한 케다주에도 산업단지가 집적돼 있다.
조용한 휴양지로 생각하기 쉬우나 인구 80만명 이상(맞은편 해안가를 포함하면 약 100만명)의 대도시이며 고층 빌딩이 밀집해 있어 생활에 불편함을 느낄 수 없는 지역이다.
페낭은 1972년 자유무역지구로 선정돼 민관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외자 유치를 추진하면서 전기·전자 메이저와 글로벌기업 유치에 성공했으며 가까이 위치한 케다주에도 디수의 산업단지가 존재해 반도체기업과 제조장치, 기판, 소재 사업장이 있어 동양의 실리콘밸리로 불리고 있다.
2022년에는 제조업 투자인가액이 역대 2번째로 컸으며 90% 이상은 외국자본인 것으로 나타났다.
페낭은 운송에서도 육·해·공 모두 뛰어나다는 지리적 이점을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 관련산업은 항공 수송이 필수적이며 만약의 사태가 발생하면 싱가폴과 타이로 이어지는 육로를 통해 육상수송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물과 전력이 경쟁국 대비 낮은 수준으로 안정돼 있다는 점 역시 강점이 되고 있다.
최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Chat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를 구현하는 서버 역시 페낭 지역에서 제조된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다수 채용하고 있다.
인공지능 용도가 확대되며 서버와 기판, 소재 수요가 연동돼 증가하고 있고 클라우드 서비스, 메타버스 등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 역시 중국계를 중심으로 프린트기판 관련기업의 진출이 확대되고 있으며 전기자동차(EV) 공장 진출도 이어지고 있어 말레이지아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기·전자, 반도체를 상대로 사업을 영위하는 소재 생산기업들은 기존의 동아시아 일극 중심 체제를 탈피해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전략을 구축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