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스플레이 시장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과 함께 급변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됐던 초기 발생한 특수로 2021년 상반기까지 호황이 이어졌으나 하반기 이후 과잉재고 로 일부 사이즈는 패널 판매가격이 사상 최저수준으로 폭락하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주요 디스플레이 소재인 편광판 역시 디스플레이와 함께 급변하고 있다.
LCD(Liquid Crystral Display) 패널은 약 70%를 중국에서 생산하며 중국 정부가 제로코로나 정책을 펼치며 전체 시장 혼란이 심화된 가운데 중국기업들의 점유율이 대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밀려난 국내 편광판 생산기업들은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 패널용으로 선회했으나 중국 메이저가 진출해 경쟁력 유지가 우려되고 있다.
중국 3사가 글로벌 시장 70% 장악
옴디아는 2022년 글로벌 편광판 수요(면적당)가 전년대비 5.0% 감소했고 패널 판매가격 하락으로 편광판 단가가 함께 떨어지며 금액 기준으로 14.0% 급감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2년 가을 이후 패널 재고 조정이 종료되면서 LCD 패널 생산이 회복됐으나 수요가 완전히 되살아난 것은 아니어서 2023년 초 가동률이 다시 하락했고 편광판도 가동률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편광판 시장은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중국 LCD 생산기업들이 서플라이체인 관리를 의식하고 코로나19 방역 강화와 함께 자국산 편광판 채용을 늘리면서 주요 메이저 Shanjin은 시장점유율이 2022년 1월 28.7%에서 9월 42.8%로 급등했고 HMO 역시 11.5%에서 14.4%로, SAPO는 7.2%에서 7.8%로 상승했다.
반면, 한국·일본의 편광판 생산기업들은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다.
삼성SDI는 16.7%에서 11.3%로 하락했고, 일본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은 21.1%에서 10.1%로 반토막났다.
삼성SDI와 스미토모케미칼은 부가가치가 높은 대형 LCD용 편광판 비중이 크기 때문에 대형 TV 수요 감소로 타격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에는 중국 메이저들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SAPO 모회사가 HMO 인수를 타진하고 있어 만약 합병이 성사되면 2사 생산능력이 기존 1위 Shanjin에 필적하고 2026년 SAPO-HMO 점유율 27.9%에 Shanjin은 27.2%로 역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시장의 60%를 중국이 장악하고 스미토모케미칼 12.9%, 닛토덴코(Nitto Denko) 11.9%, 삼성SDI 7.2% 등 3위 이하와 차이가 크게 벌어져 중국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관계자들은 SAPO-HMO, Shanjin의 시장점유율이 총 70%에 달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 광폭라인 중심 신증설 투자 강화
중국기업들은 글로벌 편광판 시장에서 영향력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Shanjin, HMO는 2300mm, 2500mm 등 광폭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며 글로벌 시장은 2026년 24% 수준의 공급과잉이 예상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미 글로벌 생산대국으로 올라선 LCD 패널에 이어 디스플레이 소재 분야에서도 국산화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TV 대형화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65인치, 75인치, 85인치 등 대형 TV 수요가 급증하며 편광판도 2300mm, 2500mm 광폭라인 수요가 늘고 있으며 패널 1장당 투입되는 면적이 커지는 동시에 시장 성장과 함께 투입량 자체가 증가함에 따라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편광판 생산단가의 하향안정화도 중국기업들의 투자를 자극하고 있다.
LCD 패널은 수급에 따라 가격이 변동되나 편광판은 디스플레이 소재이기 때문에 수급과 관계 없이 중장기적으로 가격이 하락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최근 수년 동안에는 대형 편광판 단가가 크게 하락해 32인치와 65인치에 투입되는 편광판 단가가 동일해졌으며 면적이 큰 광폭라인을 갖춘 생산기업들이 더 유리해져 광폭라인을 중심으로 한 투자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현재 75인치 TV용 편광판은 프리미엄이 붙어 가격이 어느 정도 유지되는 편이나 32-75인치 사이 편광판은 단가가 점차 동일해질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프리미엄이 붙는 사이즈를 중심으로 공세를 강화하며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으나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디스플레이 성숙화가 진행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전략을 수정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PET필름 호조 속 아크릴필름 급성장
중국 편광판 생산기업의 영향이 확대됨에 따라 편광판용 보호·위상차필름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편광판은 편광자를 필름으로 감싸는 구조이며 한쪽 필름은 보호필름, 다른쪽 필름은 위상차필름의 역할을 맡고 있다.
일반적으로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필름을 보호용, COP(Cyclo Olefin Polymer) 필름은 위상차용으로만 사용하며 아크릴과 TAC(Triacetyl Cellulose) 필름은 보호·위상차용으로 모두 사용하고 있다.
2022년에는 점유율 1위 Shanjin이 PET필름을 채용함에 따라 하반기부터 TV용 패널 보호필름 시장에서 PET필름 점유율이 50%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PET필름은 주로 일본 도요보(Toyobo)가 생산하고 있다.
반면, 아크릴필름은 밀려나 TAC필름과 거의 비슷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아크릴필름은 대부분 일본기업이 생산해 HMO, SAPO 등 중국 메이저와 일본‧타이완기업에게 공급하며, TAC필름은 후지필름(Fujifilm), 코니카미놀타(Konica Minolta)가 공급하고 있다.
다만, LG화학이 LCD 편광판 사업을 Shanjin에게 매각하며 아크릴필름 사업은 HMO에게 양도했고, HMO가 신증설 계획을 세우고 있어 아크릴필름 점유율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HMO는 LG화학으로부터 취득한 아크릴필름 생산라인 2기에 이어 신규 라인 2기를 추가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생산제품 전량을 자사 편광판용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여기에 SAPO-HMO 합병이 성사된다면 SAPO의 아크릴필름 채용비중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Longhua Photoelectricity Thin Film도 아크릴필름 증설을 검토하고 있어 패널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는 2024년에는 아크릴필름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HMO의 아크릴필름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100% 자가소비한다면 2026년에는 보호‧위상차필름 전체 시장에서 아크릴필름이 차지하는
비중이 24%로 42%인 TAC의 뒤를 이을 것으로 예측된다.
비TAC 필름 1위이며 PET필름 21%, COP필름 13%가 뒤따를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 필름 생산기업들은 편광판 시장의 니즈 변화에 맞추어 신제품 개발 및 신증설을 본격화하고 있다.
도요보는 PET필름 두께를 80마이크로미터에서 60마이크로미터로 박막화하고 필름 압출속도를 높여 생산량을 20% 늘릴 계획이다. 2025년까지 새로운 생산방식으로 100%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온(Zeon)은 쓰루가(Tsuruga) 사업장에 2번째 COP필름 생산라인을 건설하고 있으며 2023년 10월 상업 가동할 예정이다.
중국 편광판 생산기업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2500mm 광폭라인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TAC필름 생산기업인 코니카미놀타는 TAC 생산라인을 활용해 COP필름과 아크릴필름을 생산함으로써 시장 니즈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OLED, 액정도포형 원편광판 정착
삼성SDI, LG화학 등 국내 편광판 생산기업들은 OLED 시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TV용 W-OLED 패널에는 원편광판이 채용됐으며 LG화학과 스미토모케미칼이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스미토모케미칼은 모두 액정도포형 위상차판을 사용해 부가가치가 높은 원편광판을 생산하고 있다.
스미토모케미칼이 최근 위상차판에 COP필름을 사용한 타입을 개발해 미들존 W-OLED 패널용으로 공급하고 있고, 닛토덴코도 COP필름 타입 원편광판을 공급하고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액정도포형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COP필름 타입은 액정도포형에 비해 수요가 많지 않고 코스트 경쟁력도 약한 편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LCD TV와 OLED TV 가격이 크게 벌어지면서 COP필름을 활용한 코스트다운 전략에도 한계가 나타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에는 중국 SAPO가 액정도포형 원편광판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국내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또 OLED 패널 탑재 스마트폰은 패널에서 플렉서블(Flexible) 기판이 확대되며 플렉서블 기판에 사용되는 액정도포형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하이엔드 기종에서는 λ/2, λ/4 등 2장의 액정도포형 위상차판을 사용하나 수율을 고려해 역파장분산형 액정도포형 위상차판을 1장 사용하는 구성이 늘어나고 있다.
리지드 기판은 PC(Polycarbonate) 필름 위상차판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리지드 기판 감소로 필름 타입 수요는 감소 하고 있다.
OLED 패널을 채용한 태블릿 기기나 노트북 등은 필름 타입이 100% 채용되며 PC계 역파장분산형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애플(Apple)이 아이패드에 OLED 패널을 탑재하는 2024년부터는 액정도포형 타입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편광판은 사이즈가 큰 TV용이 최대형 시장이며 스마트폰용이 뒤를 잇고 태블릿, 노트북, 모니터 등도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