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화학 합작 프로젝트 착공 연기 … 2022년 영업이익 10년만에 적자
태광산업(대표 조진환‧정철현)은 AN(Acrylonitrile) 수익성 하락으로 증설 계획이 지연되고 있다.
AN은 프로필렌(Propylene), 암모니아(Ammonia)를 투입해 생산하며 아크릴섬유,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생산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은 경기에 대한 변동성이 높으며, 최근에는 중국 신증설로 공급과잉이 심화된 반면 불확실성 지속으로 최종 소비재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스프레드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2023년 하반기 들어 최종 소비재 수요가 상반기에 비해 소폭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나 AN 수익성 개선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아시아 AN 가격은 2023년 상반기 CFR FE Asia 톤당 평균 1447달러로 2022년 1707달러, 2021년 2255달러에 비해 급락했다.
국내 AN 생산량은 최근 5년간 증감을 반복했으며 2018년 72만7000톤에서 2022년 65만6000톤으로 9.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수요는 2018년 66만5000톤, 2019년 68만6000톤, 2020년 69만6000톤, 2021년 72만7000톤으로 꾸준히 증가했으나 2022년에는 59만4000톤으로 10.7% 급감했다.
태광그룹은 2021년 LG화학과 AN 증설을 위해 합작법인 티엘케미칼을 설립하고 공급망 안정화 및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AN 26만톤 합작공장을 건설해 2024년 상업 생산할 예정이었으나 글로벌 시장 침체로 2023년 상반기까지 착공하지 못하고 있다.
태광그룹은 2023-2027년 태광산업을 중심으로 8조원을 집중 투자한 뒤 2032년까지 4조원을 추가 투자하는 총 12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2023년 상반기 경기침체로 계획만큼 투자를 집행하지 못했으며 아직까지 미래 사업 방향 설정에 나서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AN 시장은 태광산업과 일본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의 100% 자회사인 동서석유화학이 양분하고 있으며 생산능력은 태광산업 울산공장 29만톤, 동서석유화학 울산공장 60만2000톤으로 총 89만2000톤에 달한다.
태광산업은 국내 AN 시장점유율이 2023년 기준 32.5% 수준이며 주요 수요기업으로 코오롱인더스트리, 금호석유화학, 도레이첨단소재 등을 확보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프로필렌, AN,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 아크릴, 나일론(Nylon), 스판덱스(Spandex) 등 석유화학제품 생산과 임대, 방송통신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2023년 상반기 매출이 1조175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8.4%, 2분기에는 5875억원으로 16.9% 급감했다.
폴리에스터(Polyester), 아크릴 원료 등 석유화학제품 매출이 전체의 75.6%를 차지하고 있으며 생산능력을 2013년 5만5000톤, 2022년 7만4000톤으로 확대하고 2015년 합섬 원사는 4만2000톤으로 증설했으나 매출액은 2011년 4조원에서 2012년 3조7151억원, 2015년 2조8043억원으로 계속 감소해 3조원대가 붕괴됐다.
2018년 다시 매출 3조원을 회복했으나 2022년 2조7038억원으로 1조원 이상 급감했고 영업이익 역시 2011년 4000억원대에서 2022년에는 마이너스 1220억원으로 급감하며 10년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태광산업은 1967년 아크릴섬유, 1979년 스판덱스 생산에 성공한 후 폴리에스터, 스판덱스, 나일론 등 화학섬유 전반을 생산했으며 1990년대 중반 이후 PTA, 프로필렌, AN 등 석유화학 사업에 진출해 석유화학-섬유-직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국내 최초로 완성했으나 최근 중국, 동남아에 가격 경쟁력이 밀리면서 면사·혼방사 등 방적 사업을 중단했다.
동서석유화학은 1972년 국내 최초로 AN을 생산했으며 울산에 본사 및 공장을 두고 있고 국제유가 상승과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2022년 매출이 1조391억원으로 21.5%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2091억원에서 14억원으로 99.3% 격감하며 영업이익률이 15.8%에서 0.1%로 15.7%포인트 폭락했다.
그러나 아사히카세이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친환경제품에 집중하며 2021년 10월 아시아 AN 생산기업 최초로 ISCC 플러스 인증을 획득했으며 동서석유화학 울산공장 역시 2022년 바이오매스 베이스 AN 생산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