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유수지(Petroleum Resin)는 점착성을 부여하는 기능을 수행하면서 다양한 용도에서 활용되고 있다.
석유수지는 에틸렌(Ethylene) 설비에서 열분해로 프로필렌(Propylene), 부타디엔(Butadiene) 등 유용한 화합물을 생산한 다음 남은 C5 및 C9 유분을 혼합상태에서 중합해 투명한 담황색계 또는 황갈색 송진 형태의 수지로 제조하며 지방족계 C5, 방향족계 C9, C5-C9 유분 혼합물 베이스 공중합계, C5 유분에서 제거·추출한 DCPD(Dicyclopentadiene)계, 수소화 수첨계로 분류된다.
단독으로 사용하지는 않으나 접착제, 안료, 잉크, 고무 첨가제, 점착테이프용 점착부착 용제, 제지용 사이징제 등 용도가 다양하다.
일본, 석유수지 시장 “급변”
석유수지 시장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석유수지 시장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위축에서 급격히 회복되고 있으며, 특히 신흥국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선진국 석유수지 시장은 성장이 끝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저연비 타이어 등 많은 용도에서 아직 성장할 여지가 있으며 석유수지 생산기업은 혼란한 국제정세 속에서 신속한 신규사업 모델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일본 아라카와케미칼(Arakawa Chemical)은 국제정세가 격변하는 가운데 천연가스 급등으로 유럽 생산을 중단했고 사업전략 변경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데미츠코산(Idemitsu Kosan)은 시황이 악화함에 따라 일본 생산을 중단했다.
일본 석유수지 시장의 20%를 차지하는 인쇄잉크는 최근 성장이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되나 신문과 출판물, 광고지 등 그래픽 인쇄용이 줄어드는 동안 포장소재용은 코로나19에 따른 재택 수요와 전자상거래(EC)용이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페인트용 생산량은 2021년 150만톤을 초과했으나 2022년에는 도쿄(Tokyo) 및 수도권 재개발 활성화 호재에도 고물가 장기화로 소비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약 147만톤으로 감소했다.
자동차용은 반도체 부족의 영향이 작용했으나 내수용 자동차 생산 회복에 따라 증가했고, 선박용도 재도장 수요가 꾸준히 늘어났으나, 석유수지 함유율이 높은 차선용 페인트는 원료가격 급등으로 감소했다.
종이 기저귀용 등 위생소재용 핫멜트 접착제는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고령화 사회 가속화로 성인용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수년 후에는 영유아용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타이어용은 연비 개선 기능이 좋은 평가를 얻어 채용이 확대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기자동차(EV) 보급이 확대되면서 고무 부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시장은 코스트 급등으로 환경 악화
석유수지는 사업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석유수지 시장은 앞으로도 순조롭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나 경쟁 심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은 중국이 생산능력을 확대함에 따라 수입이 증가하는 가운데 수출이 급감했으며, 석유수지 생산기업들은 시황에 좌우되지 않는 고품질 석유수지 등 수요기업에 대한 서비스 확충이 요구되고 있다.
유럽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천연가스가 급등하면서 코스트가 급격하게 상승했다.
아라카와케미칼이 2023년 3월 독일 자회사의 수소화 석유수지 브랜드 Arkon 생산을 중단한 것도 유럽 상황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아라카와케미칼은 앞으로 미즈시마(Mizushima) 공장과 2022년 완공한 코스모에너지홀딩스(Cosmo Energy Holdings), 마루젠석유화학(Maruzen Petrochemical)과 3자 합작으로 설립한 Chiba Arkon Production을 주축으로 글로벌 수요기업에게 Arkon을 공급할 계획이며 생산능력은 3만5000톤을 유지할 방침이다.
이데미츠코산은 중국이 생산능력을 확대함에 따라 수급 밸런스가 악화되면서 사업환경이 불리해진 가운데 2023년 3월 도쿠아마(Tokuyama)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코스트 경쟁력이 있는 타이완 합작기업으로 생산을 집약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 내수용 석유수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며, 앞으로 추가 코스트다운을 추진하는 동시에 위생소재 및 포장재 분야를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분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타이완 합작기업을 중심으로 종합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 공급체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코오롱, EV 타이어용 PMR 1만톤 증설
국내에서는 LG화학,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석유수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석유수지 사업이 포함된 화학부문 매출이 2022년 1조523억원, 영업이익이 474억원에 달했으며 2023년 상반기는 매출이 4782억원으로 14.8% 감소했으나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은 361억원으로 40.0% 이상 급증했다. 석유수지 매출 확대와 원료가격 하락이 영업이익 개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23년 5월 약 240억원을 투입하는 여수공장 고순도 방향족계 석유수지(PMR: Pure Monomer Resin) 1만톤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1만1000톤인 PMR 생산능력을 2만1000톤으로 약 100% 확충할 방침이다.
2024년 상반기 증설을 완료하면 PMR 생산라인 건설 3년 만에 글로벌 생산능력 1위로 올라서게 되며 경쟁기업에 비해 안정적인 원료 수급능력과 원가경쟁력까지 확보해 스페셜티 석유수지 시장에서 위상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공급하는 PMR은 열 안정성과 점·접착성을 높인 석유수지로 고성능 타이어, 전기 케이블, 위생재 등에 특수 첨가제로 적용되며, 특히 타이어 내구성을 향상시켜 차체 중량이 무거운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수요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여수공장에서 PMR 뿐만 아니라 반응형 석유수지(HRR: High Reactive Resin), 액상 석유수지(LP: Liquid Petroleum), 고점도 액상 석유수지(DLP) 포함 수소첨가 석유수지 생산체제를 정비하고 시장의 다양한 니즈에 대응하고 있다.
반면, LG화학은 최근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 △배터리 △친환경 소재 △신약 등 3대 신사업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여수 No.2 NCC(Naphtha Cracking Center) 가동을 중단했으며 매각 설까지 나도는 등 기존 석유화학 사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우성 기자: yys@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