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입금 1875억원 달해 워크아웃 … 카프로락탐 공급과잉 장기화
카프로락탐(Caprolactam)은 중국기업이 시장을 장악한 것으로 파악된다.
카프로락탐은 중국 내수가격이 2023년 9월 초 톤당 1만3300위안 전후에서 1만3800위안으로 상승한 후 월말 1만4200위안으로 추가 상승하는 등 꾸준한 오름세를 나타냈다.
중국 내수가격은 주로 사이노펙(Sinopec) 공시가격과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사이노펙이 9월8일 공시가격을 1만3800위안으로 발표한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이노펙은 원료 벤젠(Benzene) 강세, 나일론(Nylon) 칩 포함 다운스트림 재고 부족 등을 반영해 공시가격을 6월 1만2490위안에서 7월 1만2600위안, 8월 1만3500위안, 9월 1만3800위안으로 꾸준히 인상했다.
특히, 9월에는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수요기업들이 재고 축적에 나섰고 일부 생산기업 트러블이 겹치며 수급타이트가 심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카프로락탐 생산능력 30만톤에 상업판매 비중이 큰 Risun Chemical은 9월14일 원료용 과산화수소 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카프로락탐 플랜트 가동을 중단했으며, Risun Chemical로부터 과산화수소를 구매해온 다른 카프로락탐 생산기업도 가동중단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9월은 중국 카프로락탐 생산기업들의 정기보수 일정이 집중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공급이 감소했고 가동을 유지한 곳들도 상업판매량을 줄임으로써 수급타이트가 심화됐다.
다만, 중국 내수가격은 국경절 연휴 직전인 9월 말부터 구매가 감소한 영향으로 1만4000위안으로 하락하고 10월 초 국경절 연휴 종료와 함께 1만3300위안으로 급락했다.
다운스트림 나일론 수요 부진으로 나일론 칩 가동률이 88%, 공업용 칩은 73%에 불과했고 나일론 필라먼트는 84%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카프로락탐 가동률 역시 70% 수준에 그쳤으나 벤젠이 약세를 나타냄에 따라 10월 중순 1만2900위안으로 추가 하락했다.
이후 10월 말 1만3100위안으로 반등했으며 나일론 수요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으나 카프로락탐 가동률이 여전히 낮고 재고도 충분하지 않아 벤젠 등 원료가격이 강세를 나타낸다면 연말까지 소폭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겨울 의류용 나일론 수요가 가을부터 늘어나는 경향이 있고 9월 카프로락탐 부족으로 실제 구매하지 못한 수요기업들이 많았기 때문에 10월부터 구매 확대를 타고 공급과잉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수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만큼 가격이 상승하기 위해서는 원료가격 뿐만 아니라 다운스트림 수요 개선이 이루어져야 하나 카프로락탐 시장의 고질적인 공급과잉 구조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은 나일론 체인 뿐만 아니라 각종 합성섬유 서플라이체인에서 원료, 최종제품 가리지 않고 신증설을 가속화하며 공급과잉을 야기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일한 카프로락탐 생산기업인 카프로가 워크아웃(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을 신청해 자체 생산 대신 수입 의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카프로는 카프로락탐 생산능력이 27만1000톤으로 2023년 6월 기준 국내수요의 35% 이상을 공급했으며 국영기업으로 출범해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리면서 2011년 매출 1조1727억원에 영업이익 2163억원을 기록했으나 중국기업들이 저가공세를 강화하며 최근 수년 동안 고전하고 있다.
2022년 영업적자가 1222억원에 달했고 2023년 상반기에도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342억원으로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했으며 6월 말 부채비율이 38963%, 차입금이 1875억원에 달해 9월12일 유동성 부족에 따른 차입금 상환 부담을 해소하고 조속한 경영 정상화에 나서기 위한 목적으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1974년 상장 이후 코오롱과 효성이 각각 카프로 지분 19.2%, 20.0%를 확보했으나 적자행진이 이어지며 현재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지분 9.56%를 보유하고 효성티앤씨는 2023년 초 보유 지분 71억원 상당을 전량 매각했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