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탄소중립 가속화로 혼란 … 국내기업은 친환경 원료 도입 강화
일본은 접착제 공급망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일본 접착제 생산기업들은 2020년부터 원료 생산기업들의 통폐합 및 가동중단에 대응하고 있으나 접착 성능 뿐만 아니라 수요기업의 생산효율까지 고려해 설계하는 접착제 조성 특성상 대체원료 조사와 평가, 수요기업 승인 등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커스터마이즈 원료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부기업은 대체원료를 확보하지 못해 사업 계속이 불가능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접착제 원료 생산기업들은 최근 탄소중립 트렌드에 맞추어 생산품목 축소 및 생산량 감축을 단행하고 있다.
접착제 생산기업들은 업스트림·미들스트림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저가의 수입제품이 유입됨에 따라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수익성 악화로 노후설비 갱신을 검토하기에 앞서 생산 중단을 결정하는 곳이 등장하고 있으며, 원료 생산기업들에게 대체원료 전환을 위해 최소 1년, 최대 2-3년 이상의 충분한 유예기간을 확보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미 수년 동안 폴리올레핀(Polyolefin)·라텍스·에멀젼계 원료 대체를 추진해왔기 때문에 원료 공급처에 후속 대처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며 신규 원료를 제안받으면 사업지속 전망에 대한 설명을 요청하는 등 본래 신제품 개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원료 솔루션에 대해서도 공급중단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접착제 원료 생산기업 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 역시 접착제 생산기업들의 생산량 확보 및 가격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료 생산기업들은 의약품, 전자소재 등 수요량이 많은 성장사업을 제외하고 기존 접착제, 특히 미들스트림 화학기업이 추진했던 소량다품종 전략에 역행해도 성숙시장에 공급하는 원료 라인업을 집약해 효율화를 추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커스터마이즈 원료 등 화학기업이 공급하는 고기능 원료를 사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해온 접착제, 페인트, 잉크 등 다운스트림은 선택 가능한 원료가 점차 줄어들며 경쟁력은 물론 비상시에 대비한 유연한 대응력까지 약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이미 큰 공급망 혼란을 겪으면서 다운스트림 생산기업 및 최종 수요기업 가운데 공급안정을 우선시하며 범용 원료만으로 신제품을 설계하는 기조가 확산된 것은 차별화 포인트가 줄어드는 결과를 낳고 있다.
다운스트림은 업스트림의 탄소중립 대응 및 합리화가 생존전략인 동시에 불가피한 트렌드라는 점에 동의하고 있고 앞으로도 생산이 중단되는 원료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접착제 산업계는 친환경 원료 도입에 주력하고 있다.
LG화학은 GS칼텍스와 친환경 바이오 원료 3HP(Hydroxypropionic Acid)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3HP는 식물성 베이스 원료의 미생물 발효 공정으로 생산되는 친환경 물질로 플래스틱을 제조하면 다양한 일회용품 소재를 대체할 수 있으며 점·접착제 원료가 될 수 있는 차세대 플랫폼 케미칼로 주목받고 있다.
양사는 최근 3HP 실증 플랜트를 완공했으며 2024년 1분기 본격적인 시제품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DL케미칼은 친환경 핫멜트 접착제 생산을 위해 미국 렉스택(REXtac)과 합작기업 디렉스폴리머(D-REX Polymer)를 설립해 2023년 4월 여수단지에서 APAO(Amorphous Polyalphaolefin) 4만톤 공장 건설을 마무리하고 상업가동을 시작했다.
APAO는 자체 접착력과 열화학적 안정성이 높아 자동차 내외장재 등 PE(Polyethylene), PP(Polypropylene)와의 접착력이 우수해 위생용품, 자동차 내‧외장재 접착, 각종 산업용품 조립에 널리 활용되고 있는 핫멜트 접착제 소재이며 밀도 역시 낮아 넓은 면적에 도포가 가능하기 때문에 원료 절감 효과가 탁월하다.
특히, 디렉스폴리머의 APAO는 경쟁제품에 비해 휘발성 물질과 냄새가 적어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소재로 인정받으며 기저귀, 생리대 등 소비자 안전에 민감한 위생제품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동성케미컬은 핀란드 UPM의 바이오 MEG(Monoethylene Glycol) 브랜드 바이오퓨라(BioPura)를 독점으로 국내에 공급하고 있으며 접착제에도 바이오퓨라를 순차적으로 적용해 친환경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바이오퓨라는 지속가능한 산림에서 얻은 인증된 목재 베이스 바이오매스 원료로 식량자원과의 경쟁을 피할 수 있는 것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윤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