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2024년 생산량 증가 전환 … 유럽, 에너지 가격 변동성 확대
화학산업은 2024년에도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화학 시장은 2023년 유럽의 에너지 가격 변동과 중국 경기침체 등으로 성장이 둔화된 반면,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대표되는 각종 첨단산업 보조금과 유연한 사업환경을 바탕으로 성장을 계속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미국은 2024년 이후 화학산업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화학공업협회(ACC)에 따르면, 화학제품 생산량은 2023년 전반적으로 감소세가 이어지며 전년대비 1.6% 줄어들었으나 2024년 1.2% 증가하며 회복세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3년에는 기초화학제품이 3.1% 줄어 전체 감소세를 견인했고 특수화학제품은 코팅제 생산이 늘었으나 다른 품목이 감소함으로써 전체 생산량 감소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농화학제품은 질소비료 생산이 증가하고 있으나 농약 생산이 이전보다 더욱 큰 폭으로 줄고 있어 감소가 불가피했다.
반면, 생활화학제품은 다른 품목에 비해 비교적 양호해 1.8%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ACC는 장기적으로 천연가스 채굴 확대에 따라 천연가스액(NGL) 베이스 석유화학제품의 우위성이 높아지고 IRA와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 Science Act), 인프라 투자 고용법 영향으로 전방산업 생산능력이 확대하며 화학제품 생산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학제품 수출은 2021-2022년 연속으로 증가한데 이어 2023년 4.5% 줄었으나 수입량 감소 폭이 5.5%로 더 컸기 때문에 무역흑자를 계속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2024년에도 수출량이 0.6% 감소하나 수입량이 2.0% 증가에 그쳐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아시아‧태평양, 아프리카‧중동, 구소련 지역에 대한 수출이 급증하며 유럽, 북미, 중남미 수출 감소를 상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024년 글로벌 공업 생산량이 3.5%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 역시 미국의 화학제품 무역흑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ACC는 금융 변동과 기후 상황, 사이버 공격 등 외적 충격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화학산업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또 미국 행정부의 규제 환경이 중요 화학물질 서플라이체인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다만, 단기 불황을 넘어선다면 경쟁력을 갖춘 에너지 펀더멘탈과 청정 에너지, 인프라, 다양한 입법 조치로 제조업이 부활하며 화학산업도 호조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유럽 화학 시장은 성장이 둔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코베스트로(Covestro)는 2023년 자동차 소재 사업에서 10%대 성장을 달성했으나 2018년 판매량을 회복하지 못했고 전기·전자 사업은 3분기에 소폭 회복됐으나 건설 사업 부진이 계속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024년 1분기까지도 사업 환경에 특별한 반전 요인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빠른 재고 소진, 가격 인상, 코스트 감축 등 3개 전략을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범용화학제품은 재고 소진을 가속화하며 코스트 리더십을 확보하고 솔루션·스페셜티 부문은 수요기업의 가치를 최대화하는 한편 유럽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2021년부터 추진해온 코스트 감축 정책 LEAP 프로그램을 이어갈 예정이다.
유럽은 LNG(액화천연가스) 공급량 확대에 따른 가격 하락과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유발된 구조적인 가격 상승 등 에너지 가격 변동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2022년부터 이어진 인플레이션 및 고금리도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중국은 꾸준한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은 IRA 지원을 통해 운영 코스트 감축이 가능하고 각종 세금 공제 혜택이 마련돼 있을 뿐만 아니라 유럽 관료주의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연한 사업환경으로 투자가 촉진되고 있다.
중국은 정부가 다양한 보조금 정책을 펼치고 있으나 주로 중국기업에게 유리한 사업환경이 조성돼 있다는 단점이 있고, 거시경제 측면에서 실업률 상승, 건설 부진 등 악재가 산재하고 있으나 GDP(국내총생산) 증가 추세가 여전하고 인디아, 동남아, 일본을 압도하는 최대 화학산업국으로 매력이 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