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가 석유제품 수출 대상국 다변화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2023년 70개국에 석유제품 4억6672만배럴을 수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 대상국은 2021년 58개국에서 2022년 64개국으로 늘어난데 이어 2023까지 2년 연속 증가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대한석유협회는 최근의 수출국 다변화 움직임이 중국 수출 감소에 대응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은 2016년 이후 6년 연속으로 한국의 최대 수출 대상국이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동안 추진한 제로코로나 정책과 자국 내 석유제품 자급률 상승에 따라 중국 수출액 비중은 2020년 29.5%에서 2023년 7.5%까지 축소됐다.
대신, 오스트레일리아 수출이 2020년 6위에서 2022년, 2023년 1위로 오르며 중국 수출 감소를 상쇄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BP와 엑손모빌(ExxonMobil)이 정유공장을 폐쇄하면서 전체 석유정제설비의 50%가 감산하게 됨에 따라 부족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 정유기업들은 아시아와 서구권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중동 산유국까지 수출영역을 넓히며 국가 무역수지 적자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2023년 원유 도입액 806억달러에서 석유제품 수출로 회수한 비율은 58%(463억7000만달러)로 2022년 60%에 이어 회수율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또 수출액 기준으로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연간 국가 주요 수출품목에서 석유제품은 2023년 4위를 기록해 최근 3년 연속 상위 5개 품목에 포함됐다.
수출량 비중은 경유 41%, 휘발유 21%, 항공유 18%, 나프타(Naphtha) 8% 순이었다.
휘발유는 미국 수출이 2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역대 최대 수출량(9986만배럴)을 기록했고, 항공유 수출도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일본 등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며 6.8% 증가해 코로나 이전 수요에 근접하고 있다.
석유제품 수요는 2024년 주요국 경제 성장 둔화와 에너지 효율 개선, 수송 연료 전환 등으로 저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나 항공부문은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는 2025년 환경규제에 따라 유럽연합(EU)부터 지속가능 항공유(SAF) 사용을 의무화할 계획이기 때문에 국내 정유 4사도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새로운 환경 변화에 대응한 국내 정유산업의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해 국내 SAF 생산 기반 마련을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정유기업들은 2024년에도 석유정제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제품 수출 및 수출국 다변화로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