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온, 평가분야 원스톱 솔루션 마련 … LG에너지, 북미 LFP 공략
에너지저장장치(ESS)는 글로벌 친환경 정책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성장하면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미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보조금 지급으로 급성장이 예상될 뿐만 아니라 폭염·한파 등 극단적인 기후 변화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수급이 불안정해 가파른 성장세가 예측되고 있다.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에 따르면, 북미 ESS 시장은 2022년 12GWh에서 2030년 103GWh로 약 10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글로벌 ESS 시장이 2021년 110억달러(약 14조5101억원)에서 2030년 2620억달러(약 345조6042억원)로 확대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에 대한 투자 및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성장세가 가파른 북미에서 글로벌기업들과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2023년 3월 미국 애리조나 퀸크릭(Queen Creek)에 신규 원통형 및 ESS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생산능력은 북미에 위치한 글로벌 배터리 단독공장 가운데 최대인 43GWh에 달한다.
총 투자금 7조원 중 파우치형 LFP 배터리 16GWh 공장 건설에 3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2026년 양산을 목표로 2023년 착공했다.
미국 ESS SI(System Integration) 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LG Energy Solution Vertech)를 통해 사업 기획·설계·설치·유지·보수부터 공급까지 ESS 전반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현지생산을 통해 물류, 관세 비용을 절감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수요기업들이 IRA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배터리 셀 생산부터 팩, 컨테이너 등에 사용하는 핵심 원료 및 부품의 미국 공급망 체계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다만, ESS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화재 예방 및 안전성 확보가 요구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3년 하반기 ESS 화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2022년 발생한 ESS 화재는 39건이며 소방청은 2022년 국내 ESS 관련 사고 피해액이 450억원에 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내 소방방재 전문가는 “ESS 배터리는 화재로 온도가 섭씨 800도로 치솟는 열폭주 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 단순 화재 진압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2022년 1월12일 SK에너지 울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의 원인으로 SK온이 납품한 ESS가 지목된 바 있으며, 2022년 10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해 카카오톡 서비스 정지 사태를 일으킨 화재 역시 ESS가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ESS는 다수의 LiB(리튬이온전지)로 제조하고 주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연계해 사용하며 소규모 ESS는 건물이나 가정의 비상전원 역할을 할 수 있으나 대규모 ESS는 전원인 전력계통과 항상 연계돼 있는 특성 때문에 화재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기업들과 정부는 ESS 배터리 화재 예방 및 관리에 보다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인식해 화재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온은 2023년 배터리 생산기업 최초로 단일설비 안에 안전성 평가 분야 원스톱 솔루션을 갖춘 배터리 안전성 평가센터를 개소하고 안전성 검증 시험부터 배터리 상태 및 발화 원인 분석과 개선을 위한 자체 연구개발(R&D)을 추진하고 있다.
또 배터리 셀이나 ESS를 대상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별 안전성 시험도 시행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ESS 전용 소화장치로 배터리 모듈에 이상이 감지되면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2036년까지 국내기업의 글로벌 ESS 시장점유율을 35%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3년 10월 말 LS일렉트릭 글로벌 연구개발 캠퍼스에서 열린 ESS 산학연 간담회에서 ESS 발전전략을 발표했으며 ESS 시장 활성화를 위해 핵심기술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우선 제10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필요 에너지 저장설비 총 3.7GW를 2025년부터 연간 600MW씩 선제적으로 확보할 방침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이 많아 전력계통 안정 확보가 시급한 호남권에 저탄소 중앙계약 시장 등을 통해 2026년까지 1.4GW를 조달하고 국내 ESS 시장 투자 활성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이밖에 국내 ESS 생태계 조성을 위한 소재·부품·기기 등 공급망 및 인증 인프라를 확충하고 인력을 양성하며 ESS 산업발전협의회를 운영할 방침이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