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영업이익 202억원으로 79% 급감 … BPA, 조달 리스크 확대
국도화학(대표 이시창‧허연진)은 에폭시수지(Epoxy Resin) 수익 개선에 고전하고 있다.
국도화학은 에폭시수지 시장 침체에 따라 2022년 영업이익이 969억원으로 전년대비 53.0% 급감했으며 2023년에도 매출이 1조3118억원으로 18.1% 감소한 가운데 영업이익은 202억6826억원으로 79.1%, 순이익은 69억140만원으로 90.6% 격감했다.
에폭시수지 사업이 전체 매출 중 95% 이상을 차지하고 해외매출 비중이 80%로 상당하나 글로벌 전방산업 침체로 2023년 1-3분기 가동률이 52.8%에 그쳐 수익 개선에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국도화학 지분 20%를 보유한 대주주 일본 NSCM(Nippon Steel Chemical & Material)이 에폭시수지 원료 BPA(Bisphenol-A) 공급을 중단함에 따라 원료 조달 리스크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NSCM은 최근 화학 사업의 수익성 악화가 계속됨에 따라 2023년 말 규슈(Kyushu) 사업장의 BPA 10만톤 플랜트 가동을 중단했으며, PC(Polycarbonate) 및 에폭시수지 원료용 공급을 2024년 3월 종료하기로 했다.
국도화학은 에폭시수지 원료 ECH(Epichlorohydrin)와 BPA 등을 LG화학, 롯데정밀화학, NSCM, 중국, 타이완, 이스라엘 등에서 공급받고 있으며 NSCM과의 원료 매입 및 에폭시수지 거래액은 2023년 1-3분기 72억9400만원을 기록했다.
NSCM은 BPA 등 범용화학제품 뿐만 아니라 모회사 일본제철(Nippon Steel)의 부산물을 활용하는 석탄화학 사업도 영위하고 있으나 최근 일본제철이 고로 가동중단에 나서며 원료용 콜타르 조달이 급감함에 따라 사업 축소에 나서고 있다.
대신 기능성 소재 사업 확대로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고 있으며 FCCL(Flexible Copper Clad Laminate) 분야에서 최대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Espanex 등 회로기판 소재와 본딩 와이어, 방열 필러용 실리카(Silica) 및 알루미나(Alumina) 입자, 금속박 등을 주목하고 있다.
에폭시수지 사업은 2020년대 초까지 할로겐 프리 무연화 기술, 저유전 특성화 기술 등을 활용해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했으나 일본시장 침체가 심화되며 국도화학을 통한 확장을 검토해왔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일본은 2023년 1-8월 에폭시수지 생산량이 전년동기대비 22.2% 급감했으며 판매량과 판매액도 각각 16.2%, 17.5% 감소했다. 수출량 역시 24.8%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기침체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은 반도체 봉지재 및 프린트 기판용 등 전기 관련 산업이 1년 가까이 위축 국면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일본 자동차 시장은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어 내수는 2024년 회복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은 승용차 생산기업 8사의 2023년 1-9월 누적 생산대수가 약 26만8000대로 17.3% 증가했다.
에폭시수지는 전기, 점착제, 페인트, 자동차 등 다양한 용도에 투입되기 때문에 경기가 호황일 때는 수익 개선이 가능하지만 최근처럼 세계 각국 대부분이 경기침체에 빠져 있을 때는 고도화 전략을 통해서만 수익 악화를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에폭시수지는 분자에 에폭시기를 보유하는 화합물로 경화제의 종류와 배합 비율, 경화 조건 등을 조정해 다양한 특성을 부여할 수 있다.
특히, 특수화의 핵심은 경화제에 달려 있으며 전기·전자, 접착·코팅, 복합소재 분야의 최첨단 영역에서 주제와 경화제의 시스템화를 통해 기능과 성능을 개선하려는 트렌드가 확대되고 있어 경화제 생산기업들이 수요기업의 니즈에 대응해 다양한 방면에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 에폭시수지는 열경화성 플래스틱이기 때문에 경화 시 가열이 필요하나 최근 공정 중 사용하는 에너지 코스트 감축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감축을 위해 경화온도를 낮추려는 니즈가 확대되고 있다.
경화속도 역시 빠를수록 생산성이 개선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에 따른 메리트가 크다는 점에서 저온속경화 경화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