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천1공장 감산·매각 검토 … 아라미드 2배 증설로 수익 방어 총력
코오롱인더스트리(대표 김영범·유석진)가 필름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24년 1월4일 필름 사업에 대해 가동률 조정부터 매각 등 다양한 조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현재 국내외 주요 사모펀드와 사업부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23년 3분기 매출액이 1조183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0%, 영업이익은 220억원으로 56.8% 급감했으며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 7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필름·전자소재 사업부는 가동률 조정에 따라 영업이익이 2022년 3분기 마이너스 218억원에서 2023년 3분기 마이너스 177억원으로 적자 폭을 축소했으나 2022년 2분기부터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식품포장용 필름 등 중저가 필름은 최근 중국기업의 저가 물량공세로 중국산으로 대거 대체되며 국내 필름 사업이 위축됐고 필름의 주요 수요처인 가전기업들의 수요까지 둔화해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에도 영업이익이 2020년 312억원에서 2021년 217억원으로 100억원 가까이 급감함에 따라 가동률을 기존 79%에서 14% 정도 낮추며 대응했으나 영업적자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필름·전자소재 사업부는 구미공장과 김천1공장에서 광학·산업·일반포장용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필름과 나일론(Nylon) 필름, 감광성 필름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2023년 3분기 가동률이 65.2%로 울산·여수·대산·김천2공장 등 화학소재군 공장 가동률 81.2%를 크게 하회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23년 8월 영업실적 발표에서 필름 생산라인 2개의 가동률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필름을 생산하던 김천1공장의 가동을 2024년 상반기 중단하고 김천1공장에 근무하는 300여명의 임직원을 구미공장으로 전환 배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김천 1공장을 닫고 구미공장으로 통합하면서 생산량을 조절할 계획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아라미드섬유(Aramid Fiber)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아라미드는 고분자 화합물 폴리아라미드로 만든 고강도 섬유로 강철보다 중량이 5분의 1 수준으로 가볍지만 강도는 5배 이상 강하고 내마모성이 뛰어난 첨단소재로 파라계(Para) 아라미드는 고강도, 고탄성, 저수축 특성이 뛰어나 타이어코드, 항공‧우주 분야에서 사용하고 메타계(Meta) 아라미드는 최대 특성인 섭씨 500도 이상에서도 견디는 고내열성을 활용해 방화복, 고온집진용 필터 백 등에 투입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국내 파라계 아라미드 생산 1위이자 글로벌 3위이며 2023년 12월 2989억원을 투자해 구미공장에 약 7500톤의 증설 투자를 완료함으로써 아라미드 생산능력을 7500톤에서 1만5000톤으로 확대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증설로 생산한 아라미드는 전기자동차(EV)용 타이어와 함께 5G(5세대 이동통신) 광케이블에 적용할 예정”이라며 “프리 마케팅을 통해 전선 생산기업에게 증설물량의 70%에 대한 공급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아라미드 시장은 연평균 9% 성장해 2026년 10만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광케이블‧전기자동차용 수요는 2026년까지 매년 12% 수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아라미드 시장에서 톱 티어의 위치를 공고히 다지기 위해 꾸준히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구미공장에 아라미드 펄프 1500톤 생산라인을 완공하고 신규 프리미엄제품과 보급형제품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라미드 펄프는 내열성과 내마모성이 우수해 브레이크 패드에 사용하면 기존 패드에 비해 분진을 70% 이상 줄일 수 있으며 유럽연합(EU)이 2025년부터 자동차 배출가스와 분진을 제한하는 유로(EURO) 7 규제를 시행함에 따라 글로벌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한계사업인 범용제품 대신 스페셜티 등 고부가가치 라인으로 사업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필름 사업을 연이어 정리하고 있다.
LG화학은 2023년 9월 LCD(Liquid Crystral Display)용 편광판과 편광판 생산에 투입되는 소재 사업을 영위하던 청주공장과 오창공장을 중국기업에게 1조982억원에 매각했다.
효성화학은 2023년 나일론필름을 생산하는 대전공장을 폐쇄하고 구미공장으로 일부 설비 및 장비를 이전했으며, SKC는 2022년 필름 사업을 1조6000억원에 매각했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