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가 이산화탄소(CO2) 포집·저장·활용(CCUS) 실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CCUS를 추진한 바 없으나 206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실질적으로 제로(0)화하겠다는 목표 아래 비교적 사업화가 용이한 기존 석유‧천연가스 개발(E&P)을 활용해 이산화탄소 저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관계당국이 E&P 외 배출원, 저장장소 이용이 가능하도록 관련 법 정비를 준비하고 있다.
CCUS를 소관하는 에너지부 광물연료국(DMF)이 법률 초안 작성을 맡아 4-5년 후 개정을 완료할 방침이다.
2065년 탄소 흡수량 6130만톤 목표
타이는 20년 국가전략(2018-2037년)을 최상위 장기전략으로 CCUS 실용화에 나섰으며 제13차 국가경제사회개발계획(2023-2027년)에서도 CCUS를 친환경 생활을 실현할 순환형 경제 및 저탄소 사회 구축의 핵심 기술로 분류했다.
산림을 흡수원으로 이용하는 임업 및 토지 사용(LULUCF: Land Use & Land-use Change & Forestry) 기여도는 2040년 탄소 흡수량 기준 1억2000만톤을 정점으로 감소하는 반면,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이나 이산화탄소 직접 포집(DAC: Direct Air Capture)을 이용하는 이산화탄소 유효 이용(CCU), 바이오매스 발전과 CCS를 조합한 BECCS(Bioenergy with Carbon Capture & Storage) 등의 기여도는 2065년 6130만톤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타이에서 진행되고 있는 CCUS 실증 프로젝트는 총 13건, 특히 E&P 관련은 9건으로 활발하나 관련 법 정비가 신속히 이루어져야 속도가 붙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E&P 사업 관련 현행법은 원유, 천연가스 채굴에 초점을 맞추고 이산화탄소는 부산물로 취급해 이산화탄소를 안전하게 매립하기 위한 기준이나 가이드라인이 없기 때문이다.
타이는 천연가스, 석탄을 사용하는 화력발전이 주 전력원이기 때문에 E&P 외 영역에서 CCS를 실시할 때 발전소가 유력한 후보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북부 매모(Mae Moh), 랑팡(Lampang)에서 E&P를 이용하지 않은 지층이 CCS 후보지로 지정됐다.
DMF는 여러 배출원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새로운 저장 장소를 개척하기 위해 법 개정이 필수라는 판단 아래 관계당국 및 관련기업과 협력 아래 2025년 초안 작성에 착수할 계획이다.
DMF 중심 산관학 연계 본격화
타이 정부는 기술적 기준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2011년부터 CCS 건설‧운영부터 환경계획, 리스크 관리, 정량화, 모니터링 관련 국제규격 설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타이는 참관국으로 전문위원회(ISO/TC265)에 참여하며 글로벌 표준화 동향을 꾸준히 확인하고 있다.
DMF는 지속가능한 CCUS 실현을 위해 지하수자원국과 협력하며 염수대수층을 확보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때 일반적으로 이산화탄소 누출 없이 보관 가능한 지층인 염수대수층을 사용한다.
이밖에 해외투자 유치를 위해 투자위원회(BOI)가 CCUS 사업자 대상 법인세를 8년 동안 면제하기로 결정하는 등 정부 차원의 노력이 잇따르고 있다.
관련 법규 및 지원 마련을 위해서는 산관학 연계가 중요하며 2022년 결성된 워킹그룹 CCUS TRM이 정보 및 노하우 수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 국립 나노테크놀로지연구센터 등이 참여해 CCU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탄산염, 메탄올(Methanol), 우레아수지, 경질 올레핀, SAF(지속가능한 항공연료) 등으로 사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기술 로드맵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DMF는 2010년부터 CCUS 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2021년 타이 정부가 탈탄소화‧디지털화‧분산화, 규제 완화, 전동화를 위한 4D1E 정책을 발표한 이후 활동을 가속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맹그로브 숲을 회복하는 방식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방식에 주목했으나 이후 일본, 영국, 노르웨이 등을 참고로 상업적 수준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건설‧발전‧기술 분야에서 일본 지원 확보
타이는 CCUS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일본기업과의 연계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에서는 현재 타이만, 방콕(Bangkok) 연안, 내륙부 등 3개 지역에서 CCS 실증 프로젝트 8건이 진행되고 있으며, 국영 석유기업 PTT 자회사 PTTEP(PTT Exploration & Production)가 추진하는 아치드(Arthit) 프로젝트의 상용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만 아치드 가스전에서 2026년 CCS 사업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한 프로젝트로 이미 개발된 가스전을 활용하는 것으로 지층 구조가 알려져 있어 조기 상용화가 기대되고 있다.
PTTEP는 타이 발전공사(EGAT), DMF와 함께 매모, 랑팡에서도 CCS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으며 일본 E&P 전문기업인 INPEX, JGC 등과 CCS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INPEX는 2023년 초부터 타이 각지에서 지질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PTT그룹은 2022년 7월 타이 CCUS 기술 컨소시엄을 결성하고 PTTEP 등 계열사 뿐만 아니라 타이 에너지부, EGAT, 미국 에어프로덕츠(Air Products) 산하 Bangkok Industrial Gas, SCG 등과 협력하고 있다.
EGAT 역시 CCS 사업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동북부 남폰(Namporn)에서 CCS 프로젝트를, 매모에서는 석탄화력발전 베이스 CCU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으며 미츠비시중공업(Mitsubishi Heavy Industries)과 CCUS, 청정연료발전, 청정수소 기술 개발 및 정보 교환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화학소재 메이저 SCG(Siam Cement Group)는 시멘트 사업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합성가스로 이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산화탄소 저장 사업 진출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제철엔지니어링(Nippon Steel Engineering)과 시멘트 사업에서 CCU 도입을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의 에너지 소비 효율화 기여기술 국제 실증에 채택된 프로젝트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합성 메탄(Methane)을 제조해 대체에너지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밖에 CCU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는 독립발전 사업자(IPP) BLCP Power는 치요다(Chiyoda), 미츠비시(Mitsubishi)상사 등과 석탄화력발전소에서 CCUS 기술 상용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타이 에너지부는 2023년 초 일본 경제산업성과 에너지 정책 회의를 열고 CCUS 자금 및 전문가 지원을 요청했으며 4월에는 아시아 제로에미션 공동체(AZEC) 각료회의에서 CCUS 기술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