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압박이 강화되고 있다.
지구 온도 상승을 섭씨 1.5도 이내로 낮추지 않으면 지구 환경이 급격히 나빠져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북극을 중심으로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태평양 섬나라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음은 물론 지구 곳곳에 폭설과 한파가 예사롭지 않고 태풍과 허리케인 피해가 막대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협정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원유 증산을 적극화하고 있으나 과연 언제까지 망나니 정책을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트럼프가 환경보호 정책을 거부하고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니 굳이 서두를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견이 있으나 기대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환경보호에 민감한 유럽연합이 친환경 에너지 분류 기준인 그린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에 원자력, 천연가스(LNG)와 함께 공장․발전소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활용하는 CCUS를 포함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LNG는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하는 조건으로 전력 1kWh를 생산할 때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430g에서 270g 미만으로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유럽 제조․발전기업들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CCUS 기술을 주목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CCUS는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는 수단으로 떠올랐음에도 불구하고 탄소 포집 코스트가 톤당 50유로 수준으로 높아 주목받지 못했으나 탄소배출권 거래가격이 70-80유로로 급상승하면서 경제성 확보가 가능해져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CCUS 파이프라인을 통한 탄소 포집·운송량은 2020년 7500만톤에서 2021년 1억5000만톤 이상으로 급증했고, 탄소 포집 시장도 2020년 20억달러에서 2025년 95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기술 개발과 투자에서 앞서가고 있으며 DAC 기술 상용화를 앞두고 있고, 유럽에서는 스위스의 클라임웍스가 2021년 9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흡수하는 DAC 공장을 세계 최초로 가동했다.
영국은 2050년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2030년까지 매년 2000만-30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4개의 CCUS 클러스터에 투자하고 있으며, 영국 정부는 2020년대 중반까지 2개, 2030년까지 2개의 CCUS 클러스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영국은 원유 채굴을 끝낸 북해 대륙붕의 이산화탄소 저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영국은 산업별 CCUS 공급망 개발, 민관 협력을 통한 운송·저장 네트워크 확충, 정부․산업 협력을 통해 CCUS의 경제적 기회 극대화 및 수출 촉진을 추진하고 있으며, 관련 기술 개발 및 저장공간 확보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동해 대륙붕을 중심으로 CCS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한편으로 말레이․오스트레일리아와 협력해 해외 CCS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정치권이 원자력 발전을 놓고 대치하면서 이산화탄소 저장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면 제조․발전기업들이 곤란한 지경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경제․산업이 성장․발전성을 상실하면서 생존이 화두로 부상하고 탄소중립 문제는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제조․발전기업들도 2050년 탄소중립 프로그램을 그대로 진행해야 하는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이 주력인 산업 체질을 고려할 때 탄소중립을 이행하지 않고서는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한가하게 논란을 벌일 시점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정유․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한 석유․화학기업들은 더욱더 탄소중립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화학저널 2025년 03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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