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국도화학에 처분 추진 … 페놀수지 원료는 석유에서 목재로
LG화학(대표 신학철)은 중단기적인 페놀(Phenol) 사업 축소가 예상된다.
페놀은 자동차·전자 분야에서 사용하는 PC(Polycarbonate)의 원료이며 페놀수지(Phenolic Resin)는 전기·전자 부품과 단열재 등 건설자재 원료로 사용한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국내 페놀 생산능력은 2023년 6월 기준 금호P&B화학 여수공장 68만톤, LG화학 여수공장 35만톤, 대산공장 36만톤 등 139만톤이다.
LG화학은 2023년 국도화학에게 대산 BPA(Bisphenol-A) 및 페놀 공장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최종적으로는 거래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는 “양사가 관련 협상에 착수했으나 가격과 조건 등이 맞지 않아 무산됐다”고 강조했다.
BPA는 페놀과 아세톤(Acetone)의 축합반응으로 생산하며 에폭시수지(Epoxy Resin)나 PC의 원료로 사용하고 가소제의 산화방지제, PVC(Polyvinyl Chloride) 중합억제제로 활용한다.
LG화학은 범용제품인 BPA와 원료 페놀을 함께 생산하고 있으나 중국의 대규모 증설로 수익성이 악화해 사업 유지가 어려워진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LG화학은 국도화학과 BPA 관련 합작법인 설립 가능성을 실무단에서만 검토했을 뿐이며 실제 매각에 착수한 것은 아니라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2024년 석유화학 시장침체에 대응하고 생산라인을 최적화하기 위해 3월부터 4월까지 페놀 36만톤, 아세톤 22만5000톤 생산능력을 보유한 대산공장의 유지보수를 시행하며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지보수를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친환경제품을 통해 영업실적 회복을 도모한 것으로 분석된다.
LG화학은 2021년 8월 바이오 원료를 적용한 친환경 페놀·아세톤으로 ISCC 플러스 인증을 획득해 2022년 8월 처음으로 수출한 바 있다.
반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24년 1분기 화학부문 매출이 페놀수지 수요 안정에 따라 242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4% 증가하며 점진적 개선세를 나타냈고, 금호석유화학은 페놀 유도제품 사업의 수익성이 페놀· BPA 판매량 증가로 2023년 4분기에 비해 소폭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놀수지 원료는 석유 베이스에서 자연 유래 원료로 전환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화학산업은 전체 화학제품의 약 40%를 차지하는 방향족을 석유가 아닌 바이오매스로 생산하는 연구에 주력하고 있으며 목재 폐기물인 리그닌(Lignin)이 주요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리그닌은 지구상에서 셀룰로스(Cellulose) 다음으로 양적으로 풍부하고 재생이 가능한 페놀 고분자로 식물 세포벽에 존재하며 침엽수나 활엽수 등의 목질부를 구성한다.
우수한 UV(Ultra Violet) 차단효과 및 항산화 효과를 나타내며, 특히 셀룰로스계 바이오 에탄올(Ethanol) 생산공정과 제지·펄프생산에서 부산물로 발생하고 있다.
현재 PU(Polyurethane), 폴리에스터(Polyester)와 같은 플래스틱과 페놀수지, 에폭시수지, 탄소섬유 등의 원료를 저가 부산물인 리그닌으로 대체하는 연구개발(R&D)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일본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 그룹은 2024년 리그닌을 배합한 식물 베이스 접착제로 중고층 목조건축 구조재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접착제 원료인 페놀수지를 식물 베이스 성분인 리그닌으로 50% 대체한 바이오매스 접착제를 개발했으며 주택용 합판을 붙일 때 사용하는 그레이드를 공급할 예정이다.
또 수요처를 확대하기 위해 구조재 시장에도 진출해 친환경 그린합판 공급을 위해 수요기업의 평가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츠비시케미칼이 공급하는 합판용 접착제는 2021년 일본 환경성의 바이오매스 활용 접착제 개발 및 그린합판 응용을 위한 기술 실증사업에 선정됐으며 리그닌의 반응성 개선 및 제조공정 검토, 접착제 품질 안정화 기술 실증, 직교집성판(CLT) 제조까지 시험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