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석유화학산업은 내항선 부족 문제로 황신호가 켜졌다.
석유화학산업은 장기간 과제로 지적됐던 선박 및 선원 부족 문제가 여전함에 따라 해운기업들과 조건부 계약을 체결하며 선박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선박 가격이 상승하면서 노후선박 대체가 적시에 이루어지지 못하며 안정적인 공급이 더욱 어려워지는 등 중국발 공급과잉 사태 뿐만 아니라 내항선 부족 등 물류 문제까지 새로운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은 석유화학제품 국내수송을 위해 180척의 내항 케미칼 탱커선을 운항하고 있으며 공장 바스 수심이나 탱크 용량 능력상 소형선에 대한 니즈가 많아 총 톤수 기준 500톤 선박 수급이 타이트한 편이다.
석유화학기업들은 해운기업과 500톤 선박에 대해 조건부 계약을 체결하고 마치 전용선처럼 사용하는 곳이 많으며, 하주의 요청에 따라 선로나 일정을 결정하는 부정기선처럼 기존대로 사용 가능한 선박은 2척 수준에 그치고 있다.
현재까지 선박 수배 단계에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은 거의 없으나 사업환경 악화로 석유화학제품 생산량이 정체되면서 내항선을 수배하기 위한 일정 조정에서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 빈번하며, 일부 500톤 선박을 수배하지 못해 적재용량에 여력이 있는 1000톤 선박을 사용함으로 석유화학기업의 코스트 부담이 확대되는 사례도 눈에 띄고 있다.
아울러 2022년 4월 선원 노동관리가 강화된 것을 계기로 노동시간을 준수하기 위해 내항선 가동률이 낮아진 것 역시 수급타이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내항선 선박 수가 늘어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수급타이트 해소는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강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선박 가격도 고가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500톤 선박은 수요가 많아 신규 건조 가격이 외항 대형 화물선과 비슷한 수준이고 해운기업과 선주는 경영 효율화 관점에서 대형선 보유 및 운항을 희망한다는 점에서 공급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선령 30년을 넘은 노후선박은 새로운 선박으로 대체돼야 하지만 전체적으로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급타이트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원 부족 역시 심각한 과제이며 케미칼 탱커선은 위험물을 취급하기 때문에 다른 선박에 비해 인력 확보가 더 힘든 편으로 파악된다.
반면, 일본 화학제품 물류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석유화학기업들이 사업환경 악화 상황에서 구조개혁에 나서면서 일부 품목의 생산을 줄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유공장 폐쇄가 잇따른 후 항공연료 수급이 타이트해졌고 기존에 인근 정유공장에서 연료를 조달하던 수요기업들이 다른 지역 생산제품을 확보하면서 물류 수요가 증가한 바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