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대표 박상규)이 자산 100조원대 초대형 에너지기업으로 탈바꿈한다.
SK이노베이션은 8월29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SK E&S와의 합병계약 체결 승인 안건을 참석 주주 85.75%의 찬성률로 통과시켰다. SK E&S도 주주총회를 개최해 합병안을 승인했다.
지분율 6.2%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주주가치 훼손을 우려해 반대표를 던졌으나 최대주주인 SK를 비롯한 대다수 주주가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와 글래스루이스(Glass Lewis)가 합병안 찬성을 권고하며 외국인 주주의 95%가 합병안에 찬성했다.
합병법인은 11월1일 공식 출범한다. 양사가 1999년 분리된 이후 25년만의 재결합이며 합병법인은 자산 기준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에너지기업 가운데 민간 1위, 국영을 포함하면 9위로 도약하게 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AI(인공지능)에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가는데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힘을 합해서 솔루션을 만들 수 있다”며
“앞으로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전기를 솔루션화하면 상당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합병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합병은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추진된다. 통합 시너지 추진단도 꾸려졌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석유 사업과 배터리에 더해 SK E&S의 LNG(액화천연가스), 재생에너지 등이 결합돼 에너지 포트폴리오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SK E&S는 해외 가스전 개발·생산부터 LNG 직도입, 발전사업에 이르는 LNG 밸류체인의 차별적 경쟁력으로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SK E&S는 2023년 1조331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었으며 2024년 상반기에도 영업이익 6499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만 2030년 기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2조2000억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전체 EBITDA(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2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합병에 반대한 주주들이 행사할 주식매수청구권에 따라 합병이 무산될 수 있으나 찬성률과 현재 주가 흐름 등을 감안하면 합병 무산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파악된다.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현금은 1조40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장기적인 안정과 성장의 토대가 될 합병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예정”이라며 “합병 완료 이후 다양한 주주친화 정책을 적극 검토해 실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우성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