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대표 김동명)이 미국 자동차기업 포드(Ford)에게 대규모 상용차용 배터리를 공급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10월15일 포드와 총 109GWh의 전기 상용차 배터리 셀·모듈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2건의 계약에 따라 포드에게 2027년부터 2032년까지 6년간 75GWh,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34GWh를 공급한다. 총 계약 물량인 109GWh는 일반 전기자동차(EV) 약 130만-140만대, 전기 상용차 약 100만대 이상에 탑재될 수 있는 물량이다.
공급제품은 폴란드 브로츠와프(Wroclaw) 공장에서 전량 생산하며 2023년 양사가 추진했던 튀르키예 배터리 합작법인 공급 물량과 신규 추가 수주 물량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금액은 밝히지 않았으나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 발표를 기준으로 2023년 셀 가격이 kWh당 89달러인 점을 감안해 셀 기준으로 약 13조원 수준의 매출 창출이 가능하고 모듈을 포함하면 매출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2023년 초 튀르키예 앙카라(Ankara) 지역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했으나 최근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 등 시장 상황을 고려해 LG에너지솔루션 기존 공장에서 물량을 공급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포드는 유럽 상용차 1위이며 LG에너지솔루션 생산 배터리는 포드의 차세대 전기 상용차 모델인 이-트랜짓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의 대표 상용차 모델인 트랜짓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6년 연속 글로벌 경상용차(LCV) 판매량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흥행 보증 수표로 불리며 2023년 유럽 상용차 상위 3개 모델 중 2개가 포드 트랜짓 모델였을 정도여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될 전동화 모델도 꾸준한 수요가 예상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고출력과 장수명, 고에너지밀도가 요구되는 상용차 모델 특성상 고성능 3원계 파우치형 배터리를 공급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기 상용차는 1대당 배터리 탑재량이 많고 평균 운행거리가 길며 모델 교체주기도 긴 편이고 눈과 비 등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운행할 때가 많아 고출력과 장수명, 고에너지밀도가 요구되며, 고성능 3원계 파우치형 배터리는 평균 단가가 높고 장기계약도 가능해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은 고부가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LMC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유럽 전기 상용차의 연평균 성장률은 약 36%이며 2030년에는 유럽 상용차 시장 내 전기자동차 침투율이 50%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기 상용차 시장은 수익성이 높으나 승용차보다 훨씬 더 높은 사양을 요구해 쉽게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며 “금번 계약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수요기업의 높은 요구조건을 만족할 수 있는 성능과 품질 경쟁력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와의 대규모 배터리 공급계약을 통해 수주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폴란드 공장의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