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전고체전지용 주석 기반 음극재 기술을 제시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국립금오공대 및 인하대학교 교수팀과 함께 수행한 에너지 분야 세계 최정상급 저널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전고체전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가연성의 액체 대신 화재나 폭발 위험이 극히 낮은 고체로 대체한 차세대 배터리이다.
현재 전고체전지의 음극재로는 리튬금속이 가장 많이 연구되고 있으나 리튬금속은 충·방전을 거듭할수록 리튬 표면에 덴드로이트(수지상
결정)이 발생해 내부 단락을 일으키는 등 배터리 수명과 안정성을 위협하는 원인이 된다.
실리콘(Silicone) 음극재도 있으나 낮은 전자·이온전도도와 부피 팽창에 따른 균열 등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주석(Sn) 기반 합금계 소재인 주석-철 화합물(FeSn2)에 주목했다.
면밀한 기계적 특성 분석을 통해 FeSn2가 반복적인 충·방전 시에도 재결합(Recombination) 반응으로 입자가 작아지는 특성이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전고체전지에서 내부 고체 입자들의 접촉을 장기간 밀접하게 유지하고 치밀·균일한 전극을 형성함을 확인했다.
FeSn2는 높은 탄성과 변형 에너지를 지녀 외부 자극이 가해지는 환경에서의 전기화학적 안정성도 우수하다.
연구팀은 기슬 검증을 위해 FeSn2 음극과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 황화물 고체전해질을 적용한 테스트용 전고체전지 완전 셀을 제작했다. 실험 결과 기존 LiB(리튬이온전지) 대비 5배 높은 면적당 용량을 달성했으며 급속 충·방전도 1000회 사이클 이상 진행해 70-80% 이상 높은 용량 유지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FeSn2 음극을 시제품에 가까운 파우치 셀 형태로도 적용해 성능을 평가했으며 킬로그램당 255 Wh 이상의 높은 에너지밀도를 기록해 상업적 가능성도 증명했다.
하윤철 KERI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은 “기존 리튬금속과 실리콘에 치우쳤던 전고체전지 음극재 연구분야의 관행에서 벗어나 주석 기반 합금계 음극재의 큰 잠재력을 입증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했다.
박철민 교수는 “한계를 뛰어넘는 안정적인 고성능 음극재 개발을 통해 불타지 않는 전고체전지 상용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Nature), 사이언스(Science)와 함께 과학 분야 3대 저널로 꼽히는 셀(Cell)의 에너지 분야 자매지로 저널인용지표(JCR) 상위 1% 글로벌 학술지인 줄(Joule) 10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