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대표 박기덕·정태웅)이 최근 안티몬(Antimony) 제련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달라고 정부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은 11월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황산아연 용액 중 적철석(Hematite) 제조기술과 격막전해 기술을 활용한 안티몬 제조기술 등 2건을 국가핵심기술로 인정해달라는 추가 지정 건의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황산아연 용액 중 적철석 제조기술은 아연 제련 과정에서 철을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회수하는 기술로 파악된다. 제련 과정에서 철을 잘 회수해야 이후 공정에서 아연, 구리, 니켈, 코발트 등을 효율적으로 뽑아낼 수 있어 중요한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격막전해 기술을 활용한 안티몬 제조기술은 안티몬 금속 제조 과정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고 경제성과 효율성도 함께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희소금속의 일종인 안티몬은 난연제와 촉매제의 주성분인 삼산화안티몬의 원료로 사용되며 국내에서 고려아연이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30나노 이하급 D램 기술, 아몰레드(AMOLED: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을 포함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전기·전자, 조선, 원자력 등 분야의 76개 분야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하이니켈 2차전지 전구체 제조기술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한다는 정부의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다만, 하이니켈 전구체 국가핵심기술 판정 때와 달리 고려아연이 신규 신청한 2개 기술은 기존에 정부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관리하던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문위원회 심의 등을 통해 추가로 고려아연이 건의한 2개 분야 기술을 새로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할지 우선 검토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개 분야를 신규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한 다음 고려아연 신청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지 판정하는 단계를 추가로 거치게 된다.
고려아연은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의 경영권 인수 시도에 맞서고 있으며 MBK 연합의 분할 매각을 차단하기 위해 추가로 핵심 사업인 제련기술까지 국가핵심기술로 인정받기를 희망하고 있다. 국가핵심기술 보유기업으로 지정되면 정부가 해외기업 인수합병(M&A)을 승인할 권한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앞서 고려아연이 2차전지 전구체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인정받은 후 시장 관계자들은 MBK가 경영권 인수에 성공하면 해외 매각이 까다로운 2차전지 신사업 분야를 떼어내고 제련을 중심으로 한 나머지 사업부문을 해외에 매각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제기한 바 있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