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킨지, 유럽 화학산업 수익 악화 영향 … 수요기업의 자세가 중요
유럽 화학산업은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맥킨지는 최근 지속가능제품 사업화와 관련한 보고서를 내고 “유럽 화학산업은 단기적으로 코스트 감축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 현재 유럽 화학산업을 둘러싼 환경을 △천연가스와 전력 가격 상승에 따른 에너지 집약형 화학제품 제조코스트 상승 △글로벌 공급과잉 여파로 수익률 하락 및 생산량 감소 △지속가능 화학제품 수요 증가 등으로 요약했다.
제조코스트 상승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계속되고 있다.
유럽 화학기업 대부분이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산 LNG(액화천연가스)로 전환하는 곳이 늘어나며 천연가스 가격도 일부 하향 안정화됐으나 2020년 이전에 비하면 여전히 50-100%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에 따라 PU(Polyurethane)와 비료, PVC(Polyvinyl Chloride) 등 에너지 집약형 화학제품은 생산 코스트가 다른 지역에 비해 구조적으로 높고 앞으로
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이 온실가스 거래제도로 무상 배출 할당량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예정이기 때문에 대다수 화학기업들은 수익을 올리기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된다.
PE(Polyethylene), PP(Polypropylene) 등 에너지 강도가 낮고 천연가스보다 석유 베이스 생산량이 더 많은 화학제품은 유럽의 코스트가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중국이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고 유럽은 과잉 생산능력을 줄이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화학제품 수요는 지속가능제품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많은 국가와 수요기업들이 리사이클 소재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랑 감축을 약속하고 있으며 지속가능제품 전환에 따른 코스트 상승분이 최종제품 가격을 수퍼센트 올리는데 불과해지면서 지속가능제품 전환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U는 플래스틱 포장재의 리사이클률과 자동차의 리사이클 소재 채용 등을 규제하고 있으며 단계적으로 규제 강도를 높여갈 예정이다.
다만, 유럽 화학기업들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가능제품 생산 확대를 도모하고 있음에도 최근의 수익 압박으로 투자 속도가 둔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맥킨지는 화학기업들이 수요기업과 지속가능제품 공급을 계약할 때 코스트 반영 부분에서 일정수준 영향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수요기업들은 화학기업에 비해 기존 화학제품을 지속가능제품으로 전환하기 위해 소요되는 투자금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에보닉(Evonik)은 2024년 5월 슬로바키아에서 바이오 계면활성제 공장을 가동하면서 앞서 유니레버(Unilever)와 체결한 파트너십을 활용했다. 미쉐린(Michelin)은 폐타이어로부터 카본블랙(Carbon Black), 오일, 철 및 가스 등을 회수하는 특허기술을 개발한 스웨덴 엔바이로(Enviro)와 타이어 리사이클 공장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펩시코(Pepsico)는 이스트먼(Eastman)이 건설할 PET 리사이클 공장의 소재를 활용하기로 계약했다.
맥킨지는 화학기업이 브랜드오너 등과 지속가능제품 공급계약을 원활하게 체결하기 위해서는 수요기업이 대량조달을 희망해야 하고 기존 화석 베이스에 비해 가격이 높아져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유지되는 분야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코스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속가능 원료 확보가 선결과제이며 기술적 차이가 원료 접근 용이성에 비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