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GC, 인력 감축 포함 구조개혁 … 후지필름, 헬스케어도 부진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은 신약 개발이 정체되며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AGC는 2024년 950억엔(약 8833억원)의 순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영업실적 악화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는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적자화에 대응해 △고정비 감축 △운영개선 △관리·영업체제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생명과학 부문은 240억엔(약 2230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수요가 일부 회복되면서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개선되고 2026년까지 진행하는 3개년 경영계획 기간 안에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DMO 사업은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선행투자로 고정비가 증가한 가운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특수 종료와 고금리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AGC는 전략사업인 바이오 의약품 CDMO를 조기에 성장궤도로 재진입시키는 것이 최대과제로 부상함에 따라 매출 확대와 코스트 감축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급성장한 사업규모와 매출에 적합한 체제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미국 사업장의 인력 감축, 생산체제 적정화 등 구조개혁을 추진할 계획이다.
급증한 설비투자의 영향으로 미국 콜로라도 볼더(Boulder) 공장에 건설한 대규모 상업생산용 2만리터 스테인리스 배양조 가동이 난항을 겪은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뿐만 아니라 2023년 완공할 예정이던 덴마크 동물세포 베이스 바이오 의약품 증설 계획도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1년 6개월 이상 지연되고 있다.
AGC는 볼더공장에 이미 안정화 방안을 실시했으며 덴마크 사업장도 하반기부터 가동해 2025년에는 수익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생산 불안을 불식할 개선책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자구책 뿐만 아니라 외부 환경도 긍정적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개발의뢰가 증가하고 있으며 매출선행지표인 견적 제안금액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을 이후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면 바이오 벤처로 자금이 돌아올 것으로 예상돼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한 플래스틱 백 싱글유스 설비에 강점을 보유한 AGC에게는 호재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AGC는 매출이 회복하면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를 이룬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수익성 개선과 외부환경이 호전되는 1-2년 후 매출 확대에 성공하면 차기 경영계획 초기에 영업이익 300억엔(약 279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후지필름(Fujifilm)은 미국 텍사스에서 상용 의약품 위탁생산 확대에 투입한 일시 비용을 반영함으로써 유전자‧세포치료약 시황 영향, 배지 판매 회복 지연을 감안해 헬스케어 사업의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영업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2024년 2분기 매출이 항체의약품 위탁생산을 맡고 있는 덴마크 공장을 중심으로 회복 추세를 나타내며 471억엔으로 전년동기대비 15.0% 증가했으나 바이오 CDMO와 메디컬 시스템을 포함한 헬스케어 사업 영업이익이 34억엔으로 67.0% 급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시황 하락에 따라 미국과 영국에서 중소형 바이오 CDMO 생산설비 관련 인원을 감축해 구조개혁비 50억엔이 추가됐고 텍사스 상용제조 확대로 체제 강화비까지 반영했기 때문이다.
텍사스 공장은 임상실험용을 중심으로 생산하나 2025년 다수의 프로젝트가 상용으로 전환될 예정이고 각국의 심사에 대비해 시스템 업그레이드 및 직원 훈련을 실시하며 설비 가동을 일시 중단함으로써 가동손실 및 대응비용이 2분기에만 60억엔 발생하고 2024회계연도 전체는 130억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4회계연도 바이오 CDMO 매출액은 2000억엔으로 초기 전망치 대비 150억엔, 헬스케어 영업이익은 1000억엔으로 약 11.0% 하향 조정했다.
AGC는 2분기 바이오 의약품 CDMO 사업의 감손손실 1183억엔을 계상했다.
2022년 이후 코로나19 관련 수요가 감소했고 미국 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난이 심화돼 신규 개발제품 위탁생산이 줄어들면서 고정제품을 상쇄할 만큼의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이오 벤처 자금 조달난에 따른 시장 정체로 핵산을 위탁생산하는 닛토덴코(Nitto Denko) 역시 수익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핵산의약품 시장이 침체되며 후지필름처럼 상용 의약품 비중이 높은 곳을 제외하면 스타트업과 학술기관 등의 임상 초기단계 위탁 수주가 크게 줄어 타격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AGC는 당분간 금리 인상 움직임이 계속되면서 자금 조달난이 쉽게 해소되지 않고 신규 의약품 개발 수주도 감소 추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가을 이후에는 미국이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자금 조달난이 해소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후지필름은 CDMO 사업에서 항체의약품을 중심으로 풀가동 체제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 성장 목표에는 변화를 주지 않고 2025회계연도 이후 수익성 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