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프라 투자 확대 타고 수요 급증 … 일본, 코로나 영향 여전
PVA(Polyvinyl Alcohol)는 종이, 섬유 가공제와 접착제, 분산제, 필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글로벌 PVA 수요는 지역마다 격차가 있으나 주요 공급국 일본은 수년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수요가 위축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세계적으로는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지역이 있으며, 특히 PVC(Polyvinyl Chloride)용과 같이 일부 분야는 호조가 전망됨에 따라 고부가제품 판매 확대 전략을 펼치면서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일본 PVA 시장은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 PVA공업협회에 따르면, PVA 생산량은 2023년 16만7820톤으로 전년대비 7% 줄어들며 2020년부터 이어진 감소세를 계속했고 내수 역시 10만9544톤으로 2% 줄었다. 건축‧주택자재용 접착제와 제지용 수요가 급감한데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일부 용도는 감소 폭이 개선됐고 전자소재용을 포함한 기타 용도는 수요가 2만4047톤으로 5% 증가 하는 등 호조를 나타냈다.
2024년에는 시장 회복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1-6월 내수가 5만8020톤으로 전년동기대비
2% 증가한 가운데 필름용 수요가 49% 급증했고 접착제용 수요도 7%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글로벌 수요는 지역별로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수입관세 적용을 앞두고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되는 동시에 개인소비 부진과 주택 수요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PVA 수요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은 2023년 유로권 경제에서 나타난 높은 인플레이션율로 PVA 수요 증가세가 둔화됐으나 최근 인플레이션율이 완화되는 등 경기 회복 조짐이 나타남에 따라 수요 증가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아시아는 수요 회복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벌 PVA 수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섬유산업 확대와 건축자재 수요 증가 등으로 PVA 내수는 증가했으나 범용 그레이드를 중심으로 신규 진출하는 생산기업이 많고 기존기업들도 신증설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중국기업들은 내수를 중심으로 공급해 원래 글로벌 공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최근 생산능력이 대폭 증가하며 동남아, 유럽, 미국 수출까지 시도하고 있어 가격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PVA 시장은 2대 운하가 맞은 위기로 다른 화학제품과 마찬가지로 물류 혼란을 겪고 있다.
먼저, 예멘의 반정부 세력 후티반군이 홍해를 운항하고 있던 선박을 공격하며 수에즈 운하 통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있다.
홍해는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중요 수로로, 수에즈 운하를 거쳐 지중해로 이어지며 홍해 항로를 이용할 수 없게 된 선박들이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우회하면서 아시아산 PVA의 유럽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
2024년 들어 파나마 운하 역시 가뭄 및 수자원 부족으로 운행이 제한되면서 글로벌 무역이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파나마 운하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해상수송의 요충지이다.
세계 전체적으로는 인디아의 PVA 수요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인디아는 생활수준이 향상되며 섬유, 식품포장재, 토목‧건축자재 관련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경제 성장과 함께 상하수도 등 인프라용 자재와 농업자재용 PVC 수요가 급증하면서 PVA 중 PVC 중합 분산제용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인디아 PVC 수요는 최근 15년 동안 약 350만톤이나 증가했으나 자체 생산능력은 50만톤 수준 증가에 그쳐 부족분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인디아 최대 생산기업 릴라이언스(Reliance Industries)는 수요 증가 전망에 대응해 북서부 구자라트(Gujarat)에 2026년까지 150만톤을 증설할 예정이며, 중국과 인도네시아, 타이기업들 역시 인디아 시장 성장에 기대를 걸고 신증설 계획을 잇달아 공개하고 있다.
PVC 분산제는 고도의 생산기술이 요구돼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고, 일본기업들이 하이엔드제품을 중심으로 탄탄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기업을 중심으로 한 생산 확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PVC용 외에는 식품포장재 수요가 전체 PVA 시장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PVA는 가스배리어성, 방담성 등을 갖추어 코팅, 필름 분야에서 식품을 습기와 산소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최근 식품 안전성 확보와 보존기간 연장이 중시되면서 식품포장재의 고기능화가 요구돼 PVA 채용이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은 주로 미국과 중국이 견인하고 있으나 인터넷을 통한 식품 배송 시장이 급성장하고 소비자의 생활양식 변화로 인스턴트 식품이 증가하며 신흥국 시장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