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인트 6사, 허위기재에 캔갈이 수법도 … 노루, 자체실험으로 해명
노루페인트(대표 김용기)가 수용성 페인트 전환 문제를 둘러싸고 다른 페인트 생산기업들과 충돌하고 있다.
강남제비스코, 삼화페인트, 엑솔타코팅시스템즈, 조광페인트, KCC, PPG코리아 등 자동차 보수용 페인트 생산기업들은 2025년 1월9일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노루페인트가 2022년 환경부와 체결했던 자발적 협약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환경부는 2024년 12월16일 주요 제조업 관계자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노루페인트의 워터칼라플러스 페인트를 실험한 결과 현장에서 유성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노루페인트가 판매대리점에게 유성수지를 대량으로 공급한 것은 유성으로 사용하는 것을 방조한 것이기 때문에 즉시 회수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터칼라플러스는 노루페인트가 2024년 3월 출시한 자동차 보수용 베이스코트이며 노루페인트는 출시 당시 워터칼라플러스가 수용성 페인트라고 홍보했다.
환경부는 VOCs(휘발성유기화합물)의 대기 중 배출을 줄이기 위해 대기환경보전법을 통해 페인트에 대한 VOCs 함유 기준을 제정해 관리하고 있다.
특히, 공업사 등에서 자동차 보수 작업 마지막에 색상을 구현하기 위해 칠하는 자동차 보수용 페인트 중 베이스코트는 세계적으로 수용화 기술이 개발돼 유성에서 수성으로 전환됨에 따라 2020년 VOCs 함유 기준을 420그램에서 200그램으로 대폭 강화했다.
다만, 입법예고 과정에서 노루페인트가 기술 수준 도달기간을 감안해 1년의 유예기간을 요청했고 결국 2021년 1월1일 이후부터 강화된 기준을 준수하도록 개정했다.
이후 2022년 8월 수성 페인트 전환 독려 및 유성 페인트 유통을 근절하기 위해 9개 페인트 생산기업과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으나 최근 페인트 6사가 노루페인트가 워터칼라플러스를 대리점에 공급하면서 유성 수지와 유성 희석제를 사용하라고 권장한다고 지적함에 따라 확인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환경부는 KIDI(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 KCL(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KTR(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 워터칼라플러스의 수용성 여부 확인 실험을 의뢰하고 2024년 8-9월 실험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험 결과 워터칼라플러스에 수용성 바인더와 전용 희석제를 섞었을 때 색상 편차가 13.7을 기록하며 확연히 다르게 보일 정도로 색상 차이가 컸던 반면, 노루페인트가 제조하는 유성 수지 및 유성 희석제(HQ)와 섞었을 때는 색상 편차가 0.5를 나타냈다.
색상 편차 수치가 클수록 색상의 재현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워터칼라플러스는 수용성보다 유성으로 사용해야 정확한 색상이 구현된다는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워터칼라플러스의 색상 편차가 0.5일 때 VOCs 함량은 리터랑 766그램으로, 대기환경보전법에서 정하는 기준 200그램의 3.8배에 달했다.
이밖에 환경부와 페인트 6사는 여러 증거와 정황을 바탕으로 노루페인트와 유통기업들이 △페인트 제조일자를 2020년(법 개정 이전)으로 허위 표기해 강화된 기준 적용을 회피(라벨 허위 기재) △단속을 피하기 위해 사양서나 라벨에 수용성 바인더 및 전용 희석제를 사용하도록 기재하고 실제 현장에서 영업사원이 유성 수지 및 유성 희석제를 사용하라고 권유(편법 사용 유도) △라벨에 실제 용도(자동차 보수용)가 아닌 VOCs 함유 기준이 높은 용도(공업용)로 표기하고 판매대리점에 납품(라벨 허위 기재) △경쟁기업의 자동차 보수용 페인트 빈 용기(새것)를 구해 유성제품을 재포장해 판매(캔 갈이)하는 방법을 취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12월 간담회 자리에서 자발적 협약 제8조에 따라 노루페인트에 유성으로 판단되는 워터칼라플러스를 전량 회수할 것을 요구했고 노루페인트와 유성 조색제, 유성 수지를 제조‧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니온플러스와 씨알엠에 대해서도 꼼수유통 근절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후 페인트 6사도 편법‧불법적인 자동차 보수용 유성 페인트 유통이 시장질서를 심각하게 교란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공동 보도자료 배포에 나섰으며 워터칼라플러스 뿐만 아니라 다른 유성제품에 대해서도 불법‧편법적인 유통이 근절되도록 환경부와 적극 협조할 계획이다.
페인트 관계자는 “그동안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었던 일부기업의 유성 베이스코트 판매가 증명된 것”이라며 “실험 결과로 노루페인트는 그린워싱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페인트 관계자는 “노루페인트는 뒤로는 불법‧편법적인 일을 자행하면서 앞에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평가에서 페인트 생산기업 중 유일하게 통합 A등급을 획득했다며 홍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노루페인트는 1월9일 즉각 입장을 공개하며 반박에 나섰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내부 검사 결과 색차 값은 정상 수치이며 환경부 실험 결과에 오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1월20-24일 환경부에서 실험한 것과 동일한 조건으로 페인트 관계자 참석 아래 자체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워터칼라플러스는 전용 수지, 조색제, 희석제를 사용했을 때 VOCs 수치가 기준치 이내”라며 “전용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유성제품과 결합했을 때 결과를 대표적인 수치로 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