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경제는 역동성을 상실하고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은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에 따른 미국의 정책 변화를 주시하고 있으며, 공급과잉과 내수 부진으로 제살깎기식 수출을 확대하는 중국 역시 다양한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경제 블록화와 첨예화되는 보호주의가 공급망 변경을 요구하는 가운데 화학산업 역시 새로운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IMF, 글로벌 경제 성장 안정적이나 속도는 둔화
국제통화기금(IMF)은 2025년 글로벌 경제 성장률을 3.2%로 전망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최근 “글로벌 경제 성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 경제 성장률은 예상보다 좋으나 유럽연합(EU)은 다소 주춤하고 있으며 중국은 디플레이션 압박과 내수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높은 인플레이션 시대가 끝나고 많은 국가들이 금리를 인하하는 가운데 경제 성장속도는 둔화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주목하고 있다. 대규모 감세와 관세 부과, 불법이민 대책 등을 내건 정책들이 수요·공급 양쪽에서 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금리 차이도 환율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관련 산업들은 태양광, 전기자동차(EV) 등 정책에 좌우되는 사업 투자에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관세 확대 정책 역시 추가적인 코스트 상승요인으로 작용해 금리인하를 어렵게 만들어 라이프사이언스 사업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미국은 셰일오일(Shale Oil)을 중심으로 하루 1300만배럴에 달하는 원유를 생산하면서 국제유가 상승을 억제하고 있으나 전기자동차 보조금 폐지·재검토가 결과적으로 가솔린 수요를 떠받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서 자동차, 가전제품 구매 촉진정책의 효과가 감소하는 등 2025년 성장률이 4%대 중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구조에는 변함이 없으며 석유화학 시장에서도 중국제품의 공급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올레핀, 폴리올레핀(Polyolefin) 뿐만 아니라 다른 고부가가치 화학제품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화학기업들은 빠른 차별화 라인업 개발이 과제로 부상하고 있으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는 사업에 대한 빠른 철수 등 리스크를 감수하는 유연한 대응을 요구받고 있다.
미쓰이케미칼, 시장 악화 고려해 성장속도 조절
일본 화학 메이저들은 새로운 경영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은 시장 상황 등을 이유로 성장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최근에는 핵심 영업이익 2000억엔 달성을 당초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에서 2028회계연도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3대 성장영역은 수익이 증가하고 있으나 석유화학 사업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쓰이케미칼은 환경 변화에 대응하면서 성장투자와 저수익 사업 재편, 석유화학 생산체제 최적화 등을 실시해 포트폴리오 혁신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자본효율을 개선할 계획이다.
석유화학은 2021년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정세 악화 등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미쓰이케미칼은 장기경영계획의 반환점인 2025회계연도에 핵심 영업이익 2000억엔을 목표했으나 2024회계연도 핵심 영업이익이 예상을 크게 밑도는 1050억엔에 그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경영계획 달성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쓰이케미칼은 △라이프 & 헬스케어 △모빌리티 △ICT(정보통신기술) 3대 성장영역 핵심 영업이익이 2019회계연도 이후 연평균 12% 증가하고 있어 2030회계연도 핵심 영업이익 목표 2500억엔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하는 △베이직 & 그린 소재(B&GM) 부문이 과제로, B&GM 부문은 중국의 대규모 증설 영향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2024회계연도 핵심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100억엔으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다만, B&GM 부문 부진의 주요 원인은 오사카(Osaka) 에틸렌(Ethylene) 설비 트러블이며 재편 계획이 2023회계연도부터 2단계에 돌입함에 따라 수익성 개선을 자신하고 있다.
2025년에는 성장영역 육성 본격화
미쓰이케미칼은 설비 트러블과 같은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B&GM 부문의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사업 재편을 가속화해 2028회계연도까지 320억엔, 2030회계연도에는 영업이익 360억엔을 확보할 수 있는 체제를 구상하고 있다.
사업 재편 2단계 계획으로 페놀(Phenol) 체인의 해외사업 경량화(Asset Light) 및 일본사업 최적화, 이치하라(Ichinara) PP(Polypropylene) 플랜트 2026년 가동중단 등을 발표했으며 외부기업과의 폴리올레핀(Polyolefin) 사업 연계, NCC(Naphtha Cracking Center) 최적화 등도 검토하고 있다.
다운스트림도 강화해 고기능 MDI(Methylene di-para-Phenylene Isocyanate)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라이프 & 헬스케어 부문은 비전케어와 농화학제품 분야가 꾸준히 성장하는 가운데 오랄케어, 정형외과 소재, 검사·진단 사업에서 외부 연계를 활용해 3번째 축이 될 사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모빌리티 부문은 복합소재 사업이 양호하나 중국 봉지재 시장의 환경 악화에 직면한 특수 폴리올레핀 브랜드 Tafmer는 성장이 둔화되고 있어 다용도 적용 등을 통해 성장을 유지·가속화할 방침이다.
ICT 부문은 반도체 및 반도체 실장, 코팅·기능 소재, LiB(리튬이온전지) 소재 등 중점 사업에 자원을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미쓰이케미칼은 수익 확대 뿐만 아니라 자산 경량화를 통한 현금 창출·확보를 계획하고 있다.
자산 경량화를 위해 3대 성장부문을 포함해 성역 없는 저수익 사업 재편을 촉진하고 필요하면 최적의 경영주체를 모색할 방침이다. 창출한 자금은 성장투자 및 기존 사업 강화 등에 투입해 자본 효율성 개선에 활용할 예정이다.
스미토모케미칼, 글로벌 농약 사업 강화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은 농약 사업과 ICT 사업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농업 & 라이프 솔루션 부문에서 화학농약 사업은 살균제 Indiflin과 제초제 Rapidicil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ndiflin은 이미 글로벌 11개국에서 농약 등록을 취득했으며 앞으로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Rapidicil은 아르헨티나에서 등록을 취득했으며 주
력인 미국과 브라질에서도 등록을 취득할 예정이다.
천연물 유래 등 미생물 농약과 식물 생장제 등 생물학적 합리 살충제(Biorational)도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스미토모케미칼은 연구개발(R&D)에 경영자원을 투입해 40개 이상의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함으로써 라인업을 확충할 계획이다. 곤충들이 정보를 전달할 때 발하는 페로몬을 활용한 살충제 등 페로몬 사업 글로벌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생물학적 살충제와 자회사 Botanical Resources의 2030회계연도 매출을 1500억엔으로 100% 확대할 계획이다.
성장률이 가장 높은 인디아 시장에서 생물학적 살충제 사업을 강화하고 신규 혼합제를 출시해 공세를 확대하고, 시장점유율이 낮은 유럽에서는 사업 기반 강화를 중심으로 인수합병(M&A)을 포함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농업 & 라이프 솔루션 부문은 2025-2030년 2700억엔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ICT, 반도체 후공정으로 영역 진출
ICT & 모빌리티 솔루션 부문은 반도체 소재 사업이 핵심이며, 2023년 기준 매출의 50%를 디스플레이 관련사업이 차지했으나 다가올 10년 동안에는 반도체 소재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관련 소재 개발을 강화할 계획이다.
스미토모케미칼은 액침 불화아르곤(ArF) 레지스트와 반도체 제조용 고순도 화학제품의 글로벌 톱클래스로 평가받고 있으며, 첨단 반도체 분야로 공급 영역을 확대하고 후공정 관련 소재 라인업을 확충해 고성장을 달성할 방침이다.
차세대 EUV(극자외선)용 메탈 프리 및 분자 크기 1나노미터 이하 레지스트는 수요기업들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스미토모케미칼은 2030년 액침 ArF와 EUV 포함 첨단 분야에서 공급량 기준 시장점유율 20% 획득을 계획하고 있고, 시장 1위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해 수요를 흡수할 방침이다.
스미토모케미칼은 전공정 소재 뿐만 아니라 후공정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생산량(Throughput) 개선 약품, 차세대 배선 소재 등을 수요기업과 개발하고 있으며 첫 단계로 2030년대 초반 후공정이 반도체 소재 매출 비중의 10%를 구성하는 사업 구조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인디아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며, 특히 인디아에서는 고순도 화학제품 사업장을 확보할 방침이다. 단독 투자 뿐만 아니라 현지 화학제품 생산기업과 공동으로 기반을 확보하는 방안을 포함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스미토모케미칼은 ICT & 모빌리티 솔루션 부문에서 2025-2030년 3000억엔 투자를 구상하고 있으며 생산능력 확대 및 후공정 소재 개발, 신규 사업장 건설 등에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레이, 전략적 가격 정책으로 수익성 개선
도레이(Toray)는 속도감 있는 사업구조 개혁과 가치 창출에 주력할 방침이다.
도레이는 2025회계연도 영업이익 1800억엔을 달성하기 위해 전략적 가격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가격 수정을 중심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추진하고 있으며 판매구성 개선, 신제품 및 신규 가치 창출 등 중장기적 효과가 기대되는 방안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도레이는 미국 대통령 교체에 따른 환경 변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생산기지를 가동하고 있는 복합소재, 필름, 수지 컴파운드, 수처리 사업이 강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려되는 멕시코 컴파운드, 에어백, 라지토우(Large Tow) 탄소섬유 사업 역시 미국이 자체적인 공급만으로는 자동차 등 수요를 충당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소재·부품의 코스트 경쟁력 개선과 신제품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레이는 전략적 가격 정책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과를 나타내는 가운데 기술센터와 사업을 연계하고 핵심성과지표(KPI)를 작성해 중기적으로 500억엔 효과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2026년 가을 이후 개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특히 항공기용 단재가 노트북 컴퓨터에 채용되는 등 탄소섬유 리사이클 효과를 고대하고 있다.
탄소섬유 복합소재 사업은 유럽, 미국, 아시아에 모두 생산·판매기지를 보유하고 있어 경제안보와 국가별 에너지 정책 측면에서 강점이 부각되고 있다.
다만, 2023회계연도 ROIC는 약 2%로 저조했다. 도레이는 과도한 항공기 의존으로 코로나19 시기에 취약성을 드러내 영업적자를 크게 기록한 점을 반성해 산업 용도와 투트랙으로 경영기반을 강화할 방침이다.
도레이는 해상풍력발전용 수요가 2028년까지 연평균 35%, 항공기용이 8%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글로벌 생산·공급체제와 독자적인 고성능 라인업을 통해 앞으로도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윤우성 선임기자: yys@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