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산업이 정제마진 악화로 영업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석유제품 원료용 중유에 부과하는 개별소비세를 면세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이 개별소비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개별소비세법 개정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개정안은 소비용이 아닌 원료용 중유에 부과하는 개별소비세를 면세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최종 소비재에 과세하는 개별소비세법 취지상 원료로 쓰이는 중유에 대한 과세는 맞지 않다는 것이다.
현행 개별소비세법은 휘발유, 경유, 중유 등을 단순 구분하고 용도와 상관없이 세금을 일률적으로 부과하고 있다. 중유에 붙는 개별소비세는 리터당 17원으로, 연간 250억원 가량의 과세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
중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세계 66개국 중 원료용 중유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다른 산업과 비교해도 석유화학산업이 원료로 석유를 사용하거나 철강 및 시멘트산업이 원료로 유연탄을 사용할 때는 원료에 대한 개별소비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액화석유가스(LPG)도 석유화학 원료용으로 쓰일 때 개별소비세가 면제되며, 액화천연가스(LNG)는 수소 제조용 원료로 사용될 때 86% 인하된 세율이 적용된다.
원료용 중유에 개별소비세를 부과한 뒤 원료로 생산한 석유제품에 또 개별소비세를 부과해 이중과세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원료용 중유에 대한 개별소비세 면제는 산업 경쟁력 강화 측면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유는 원유 가격의 약 90% 내외로 비교적 저렴해 정제마진이 악화해도 안정적인 생산 및 수출 물량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2024년 국내 정유4사(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는 정유부문에서 총 12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정유산업 영업이익률은 2022년 6.4%에서 2023년 1.4%, 2024년 마이너스 0.1%로 하락했다.
정부는 2020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정유산업 생산비용 절감을 위해 조세특례제한법을 통해 2년 동안 원료용 중유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면제한 바 있다.
정유 관계자는 “원료용 중유에 대한 개별소비세는 최근 정제마진 악화, 중국과의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석유화학·정유산업 경쟁력 제고에 있어 개정이 필요한 이중과세”라며 “관련 법안이 조속히 상정돼 경영 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주선 대한석유협회 회장은 “국가 세수가 어려운 상황임을 이해하나 정유기업들의 영업실적이 급격히 악화된 상황에서 국내기업 생존과 해외 정유기업 대비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국회와 정부의 지원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