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사탕수수 찌꺼기와 햇빛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장지욱·서관용 교수팀과 신소재공학과 조승호 교수팀은 사탕수수 찌꺼기 유래 바이오매스와 실리콘(Silicone) 광전극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공개했다.
외부 전력 없이 햇빛으로만 수소를 생산하며 생산속도는 미국 에너지부(DOE)가 제시한 상용화 기준의 약 4배를 기록했다.
수소는 연소 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며 무게당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가 휘발유의 2.7배에 달하는 차세대 연료지만, 현재 생산되는 수소는 대부분 천연가스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CO2)가 다량 발생한다.
연구진은 사탕수수 찌꺼기에서 나온 푸르푸랄(Furfural)을 이용해 이산화탄소 배출 없는 수소 생산 광전기화학 시스템을 고안했다.
양극과 음극 양쪽에서 수소가 동시에 생산되는 방식으로 푸르푸랄이 구리 전극에서 산화되면서 수소가 나오고 남은 물질은 고부가가치 물질인 푸로산(Furoic Acid)으로 전환되며, 반대쪽 실리콘 광전극에서는 물이 분해돼 수소가 생산된다. 이론상 일반적인 광전기화학 시스템보다 생산속도가 2배 올라갈 수 있다.
실리콘 광전극은 많은 전자를 만들 수 있어 수소 생산에 유리하지만 생성되는 전압이 낮아 외부 전원 없이는 단독으로 수소 생산 반응을 일으키기 어려웠다.
이에 연구진은 푸르푸랄 산화 반응을 이용해 시스템 전압의 균형을 맞추어 문제를 해결했다.
실리콘 광전극 소재의 장점인 높은 광전류 밀도를 유지하면서 전체 시스템의 전압 부담은 줄여 외부 전력 없이도 수소가 생산되도록 한 것이다.
연구진은 후면전극형(IBC) 구조를 활용해 광전극 내부에서 발생하는 전압 손실을 줄이고 광전극을 니켈 포일과 유리층으로 감싸 전해질로부터 보호해 장기적인 안정성도 확보했다.
장지욱 교수는 “태양광 수소의 경제성을 높이고 화석연료 기반 수소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진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글로벌 에너지인력양성사업 지원을 받아 연구를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3월19일 글로벌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윤)